당신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 - 개정판
최대환 지음 / 파람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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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픈 인생일지라도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습니다. 아픔의 기억들 속에서도 도움의 손길들은 우리 주변에 함께 했습니다. 회색빛처럼 보이는 세상이지만, 조금만 달리 보면 찬란한 빛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누군가에 의해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했다면, 또 다른 누군가로 인해 진정한 사랑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듯 인생은 복잡다단하기에, 주어진 상황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비슷한 환경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소화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추억의 빛깔은 달라집니다. 홀로 걸어가는 힘겨운 길이라 생각했지만, 조용히 함께 걷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인문학을 사랑하며, 그 가운데서 인생과 인간을 배우는 최대환 신부. 그는 『당신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을 통해 인간의 본질에 대해 묻고 답합니다. 저자는 예술, 문학, 철학을 오가며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성찰하려고 합니다. 특유의 잔잔하고도 묵직하면서 따뜻한 음성으로 말입니다.


비록 힘겨운 삶이지만, 인생의 어려움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자는 고통의 삶에 대한 정직한 인정과 반성 가운데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음을 역설합니다. 삶의 여정이 순탄할 수 없지만,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마주합니다.


저자의 언어는 신비롭습니다. 우리가 마주치는 일상의 사소함이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변모하기 때문입니다. 그저 스쳐 지나갈법한 인생의 배경들이 존재의 의미를 부여받아 호명됩니다. 말라 떨어지는 늦가을의 나뭇잎과 어둑해진 골목길도 절경이 되는 순간입니다.


음악과 영화, 책을 사랑하는 저자의 애정이 곳곳에 묻어납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작품의 배경들은 저자를 통해 아름다운 이야기로 재탄생됩니다. 저자와 함께 이야기의 바다에 머물다 보면 세찬 폭풍우 가운데서도 평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인생은 폭풍우 같습니다. 평화로이 길을 나서다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갑작스레 비를 만납니다. 소나기인 줄 알았는데 어느새 세찬 바람과 함께 큰 비가 쏟아집니다. 준비가 철저한 사람이라면 우산을 쓸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우산으로도 감당이 안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휘몰아치는 빗줄기 가운데 넋 놓고 서있습니다. 어떤 대책도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그저 비를 맞는 수밖에 없습니다.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 순간을 즐겨야 합니다. 어떤 강한 비도 멈출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보다 더 맑은 하늘과 상쾌한 공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자는 특별한 그 무엇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고결한 삶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기쁨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모두가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은 인간 존재에 속해 있음에 행복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경험하고 누리는 소소한 깨달음은 내면에 닿은 매우 깊은 차원의 성찰과 다름없습니다.


여전히 세상은 우리에게 불안을 던져주는 듯 보입니다. 사방이 재난에 휩싸인 것만 같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곳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고통의 길일지라도 곳곳에 숨겨진 의미와 구원을 찾게 됩니다. '너'와 함께 있을 때 말입니다. '우리'로서 함께 할 때 우리의 삶은 빛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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