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길을 내는 하루 - 삶의 진정한 관리자에게 보내는 사랑 연대기
장진희 지음, 김주은 그림 / 샘솟는기쁨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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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가정의 삶은 고단합니다. 대부분 가난 때문이죠. 목회하는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행복했을 아내에게 평생토록 짐만 지워준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아이가 아플 때마다 햇빛도 잘 들지 않던 작은 삶의 공간이 떠오릅니다.


이러한 미안함과 실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목회의 지속 여부를 고민하지 않은 목회자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인해 몸과 마음이 무너질 때라도 기꺼이 사역을 감당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이 경험하는 고난 앞에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께서 책임 지시기 때문입니다. 무책임한 사람들의 무분별한 언행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음에도, 우리 하나님은 새로운 길을 허락하시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해주십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이지만, 가장 필요한 순간 최선을 답을 주십니다.


『마음에 길을 내는 하루』의 저자 장진희는 이 책에서 고단한 인생 한가운데 찾아오신 하나님을 노래합니다. 그 하나님께서는 지속적으로 말씀하시며, 우리의 삶을 인도하십니다. 그녀가 만난 하나님은 책과 사람, 환경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를 건네시며, 손 내미시는 분입니다.


목회자 가정으로서 경험하는 인내의 삶은 마냥 슬픔의 언어로 표현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채우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 때문이지요. 세상의 냉랭함과 막막한 현실조차도 거룩한 부르심 앞에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 누구도 하나님 자녀의 삶과 사역을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저자는 고통 가운데서도 사랑을 노래합니다. 따스한 언어는 책 곳곳에 빼곡히 스며들어 찬란하게 빛납니다. 분명 어찌할 수 없는 갑갑하고도 당혹스러운 상황 가운데서도 길을 내시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의 언어가 넘쳐납니다. 불확실을 기쁨으로, 의심을 희망으로 품는 저자의 믿음과 태도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순종하는 삶이 이러합니다. 한순간에 완벽하게 우리의 인생을 변화시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매우 더디게 개입하시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 말씀을 따라 걷다 보면 조금씩 성숙하고 있는 우리를 볼 수 있습니다.


성숙은 공감이며 배려입니다. '나'의 아픔에 집중했던 내가 '너'의 힘겨움에 함께 아파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아픔을 그냥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 고통 가운데로 직접 뛰어들어오셨습니다. 우리는 궁극적인 환대를 삼위일체 하나님께 받습니다. 그분이 우리를 가장 잘 아십니다.


하나님을 경험한 인생은 '너'에게로 향합니다. '나'를 위한 읊조림이 '너'를 위한 간절한 외침으로 바뀝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힘겹지만, '너'에게 손을 건넵니다. '우리'를 열어 '너'를 품습니다. 나의 어떠함이 여기까지 우리를 오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에, 하나님의 손길이 우리를 이끌었기에 말입니다.


이제야 조금 알겠습니다. 고통 가운데 흘렸던 우리의 눈물은 우리를 위해 통곡하시던 예수님의 눈물이었음을요. 그리하여 주위의 아픔을 둘러보고 함께 울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이었음을요. 저자의 삶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순종의 삶은 상상보다 더욱 기쁘고 아름다운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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