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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예언자의 잃어버린 편지들 - 역사적 상상력으로 생생하게 들여다본 소예언서의 세계
존 골딩게이 지음, 안영미 옮김 / IVP / 2024년 4월
평점 :
성경은 여백이 많습니다. 2000년이 훌쩍 넘었으니, 시대적인 간극도 있습니다. 그 시공간을 메울 수 있는 것이 창의적인 상상력입니다. 당시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치열한 국제 정치라는 배경을 알게 되면, 보다 더 풍성하게 성경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특히 소예언서는 예언자들의 메시지나 그들의 삶이 초라하지 않았음에도 다소 관심 밖의 책인듯합니다. 그저 대예언서에 비해 전달된 내용이 적을뿐인데 말입니다. 짧은 내용이니만큼 그 이면의 배경을 복원한다면 보다 더 우리에게 와닿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풀러 신학교 구약학 교수인 존 골딩게이(John Goldingay)는 이 책 『열두 예언자의 잃어버린 편지들』에서 참신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구약의 자료와 고고학적 발견을 토대로 열두 예언자들의 편지를 새롭게 써 내려갑니다. 누군가가 예언자에게 편지하고, 그에 대해 예언자들이 답을 하는 형식입니다.
이는 그동안 저자가 꾸준하게 연구한 열매라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미 자신의 연구를 토대로 구약을 새롭게 번역하였고, 열두 예언서에 대한 주석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는 오랫동안 추적하고 관찰했던 자신의 연구 결과물이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열두 예언서를 책으로 여기지만, 당시에는 별개의 문서였을 것입니다. 소예언서를 다 묶어놓은 분량이 대예언서 한권과 비슷하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대예언서만큼이나 매우 도전적입니다. 그 느낌과 언어는 다르지만, 하나님의 성품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호세아로부터 말라기까지 각 예언자들이 주고받았을 여러 편지들을 소개합니다. 편지의 발신자와 수신자는 매우 다양합니다. 사마리아의 제사장, 사마리아의 국무 장관, 「사마리아 타임즈」의 편집자, 왕의 보좌관, 예루살렘의 제사장 등 그 직업이나 위치가 아주 다양합니다.
매우 독창적인 이 작품이 실제와 같이 느껴지는 것은 당대에 대한 '배경 및 전경'을 편지 뒤에 수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인물들과의 편지는 배경에 대한 객관적 지식으로 인해 더욱 풍성해집니다. 각 예언서는 생명력을 얻어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살아 숨 쉬는 하나님의 메시지는 더욱 분명하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자신들의 위치에서 감당해야 할 것들을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내려지는 심판의 메시지는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들은 마땅히 짊어져야 할 것들을 유보하거나, 약한 자들에게 떠넘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고난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만이 아니라 고통 가운데 힘겨워하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적실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순종이 극에 달했지만, 인내와 온유함으로 하나님은 끝까지 소망의 끈을 우리에게 내려주십니다.
언약의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의 성취를 위해 오늘도 일하십니다. 우리는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오늘도 만납니다. 그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조금씩 더 알아갑니다. 재난 가운데도 살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회복과 생명, 평안으로 초대하십니다. 그리하여 최종적인 야웨의 날을 준비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