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 타자 혐오 시대, 그리스도인의 사랑과 환대에 관하여
윌리엄 윌리몬 지음, 송동민 옮김 / 죠이북스(죠이선교회) / 2024년 4월
평점 :
'나'와 '우리'를 위해 '너'를 멀리하는 시대입니다. 나와 많이 다르다는 판단이 들면, 우리는 재빨리 선을 긋습니다. 누군가에게 우리 또한 약자이지만, 또 다른 약자 앞에 한없이 매정해지는 우리입니다. 이웃이나 친구로 대하려는 마음보다 나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명령에 순종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조차 높은 장벽을 쌓는다는데에 있습니다. 교회는 적극적으로 이웃을 환대하고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혐오와 배제를 오히려 더욱 부추기지는 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설교자들의 설교자로 불리는 윌리엄 윌리몬(William Willimon)은 이 책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를 통해, 교회 안에 만연해 있는 타자를 향한 혐오와 배제의 문화를 질타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극적인 사랑으로 타자인 우리를 아낌없이 포용해 주신 그리스도의 사랑과는 정반대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소수의 폭력적이며 비도덕인 행동을 우리는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자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거짓 정보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한 불안은 타자를 온전한 모습으로 대하지 못하게 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타자'가 아니라 '하나님'임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에게 명령하셨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라.' 하지만 우리는 그 명령보다 나의 안위에 대한 걱정에 사로잡혀, 타자를 무시하며 거리를 둡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또한 타자였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방인이었습니다. 우리는 죄인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는 끊임없는 악순환을 깨뜨리기 원하셨습니다. 복수의 연결고리를 부수셨습니다. 모든 장벽을 허무셨습니다. 그리스도는 화목과 연합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과 교회는 이웃을 사랑해야만 합니다. 이것은 명령입니다. 초기 교회에서의 복음 전파는 '타자'를 향했습니다. 지울 수 없을 것 같은 짙은 선을 말끔하게 지워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이방인에게, 로마인에게, 죄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전했습니다.
저자는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준 사마리아인' 비유를 통해 과감하게 질문합니다.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우리는 내가 누구에게 이웃이 되어줄까 물어봅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바로 그 사람, 두려워하는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온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손을 붙들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사랑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매우 두렵습니다. 우리 안에 이미 세워져 있는 많은 것을 부수어야 합니다. 나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고, 어려움에 처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님은 계속 우리에게 물어보십니다. '나'와 '우리'가 아닌 '너'를 먼저 사랑할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