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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바르트 - 말씀하시는 하느님, 응답하는 인간 ㅣ 비아 문고 11
마이클 레이든 지음, 윤상필 옮김 / 비아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한 사람의 생애와 사상을 꿰뚫는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학문적 업적이 뛰어나며, 그의 사상이 방대한 대학자(大學者)인 경우는 더욱 그러합니다. 출간된 1차 문헌을 모두 읽기도 힘들고, 그 안에 담긴 심오한 사상을 이해하고 정리하기는 더욱 쉽지 않습니다.
특히 20세기 그리스도교 신학을 대표하는 칼 바르트(Karl Barth)는 참으로 많은 글을 남겼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교회 교의학』은 거의 만 쪽에 달합니다. 여전히 그의 글은 다시 기획되어 나오며, 그의 신학과 삶을 분석한 2차 문헌 또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바르트의 신학과 삶에 대한 명(明)과 암(暗)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존경이나 비판은 많은 문제를 낳게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차적으로 그의 신학을 충분하게 소화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방대한 분량의 1차 문헌을 파악하기에 시간과 에너지가 제한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바른 방향으로 인도해 주는 안내자는 필수적입니다. 칼 바르트의 윤리 신학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학자이자 성공회 사제인 마이클 레이든(Revd Dr Michael Leyden)은 칼 바르트의 신학으로 우리를 안내해 주기에 적실한 안내자입니다.
아주 얇은 이 책 『칼 바르트: 말씀하시는 하느님, 응답하는 인간』은 바르트를 이해하기 위해 매우 유용한 안내서입니다. 한 사람의 사상을 짧은 분량에 모두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관점으로 분석하여 정리하면 보다 쉽게 핵심에 이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바르트의 윤리학에 초점을 맞춥니다. 바르트 또한 교의학이 곧 윤리학이며, 윤리학이 교의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저자는 창조주 하나님 활동이 언제나 인간의 행동에 앞서야 함을 강조합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놀라운 활동에 언제나 의존할 뿐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칼 바르트의 생애를 짧게 언급합니다. 이후에 『교회 교의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더 깊은 학문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르트의 신학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입문서가 독자들을 더욱 깊은 학문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하게 감당합니다. 저자의 주석과 더 읽어보기 뿐만 아니라, 비아의 편집부는 저자가 쓴 분량만큼 '칼 바르트 읽기'와 '함께 읽어볼 만한 책'을 부록으로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