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 비아 문고 14
키스 워드 지음, 한문덕 옮김 / 비아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인간의 나약함과 한계는 결정적인 순간에 드러납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소소한 행복을 누리다가도 크나큰 시련이 찾아올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사고나 질병은 뜻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옵니다. 최선을 다하여도 합당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유한한 우리는 무한한 신을 요청하게 됩니다. 간절한 기도는 신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는 인간의 몸부림일 것입니다. 신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경험하는 최악의 순간에 절로 신을 외치는 순간이 있습니다. 제발 도와달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신을 생각할 때 처음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는 여러 작가들이 표현한 형상이나 그림입니다. 성공회 사제이자 종교철학자인 키스 워드(Keith Ward)는 이 책 『신: 우주와 인류의 궁극적 의미』에서 신에 관해 생각하려 할 때 그동안 보고 들었던 신의 형상을 지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신의 무한성을 언급하면서, 신을 보이지 않는 정신이나 인격체로 보는 대신 한계가 없는 하나의 실재로 생각해 보기를 요청합니다. 그리하여 유한하고 한계가 있는 인간과는 다르게 제한이 없고, 무한한 실재를 상정합니다. 바로 이 실재가 '신'이라고 주장합니다.


실상 우리는 '신'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신은 우주도 아니며, 우주에 속한 그 어떤 유한한 것과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신은 우주 바깥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무한한 신은 인간의 어떤 언어나 이미지로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신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정확한 묘사는 어렵지만 중요한 진리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는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시(詩)나 회화, 음악 등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신을 묘사할 때 우리는 시의 언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는 사물을 보고 느끼는 태도와 방식을 우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신에 관한 언어는 살아 있는 역동성이 있습니다. 예배와 기도, 찬양의 언어가 그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에 관한 언어는 어떤 관점, 세상을 태하는 태도, 세상을 향한 헌신과 반응을 담고 있습니다. 비록 바로 이해할 수 없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우리의 이해는 점점 깊어지고 넓어질 수 있습니다.


신을 있는 그대로 묘사할 수 없지만, 이 세상과 관련지어 신에 관해 무언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신이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통해 신의 본성을 유추해 보려고 합니다. 신의 존재를 탐구하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는 유한한 이 세계의 특성에서 일반적인 법칙을 파악해 보는 것입니다.


저자는 신을 존재의 궁극적 원인이자 합리적 설명이라고 주장합니다. 과학적 탐구로 주위를 둘러볼 때 경험하는 것은 모든 것이 일관된 법칙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신은 이성적이며, 사물에 질서를 부여하는 존재입니다. 모든 것의 최초 원인으로서 만물은 신에게 의존합니다.


더불어 신은 우주와 인류가 추구해야 할 목적과 가치를 제시하는 존재입니다. 저자는 인류가 지향해야 할 보편적 가치로 행복, 창조성, 지식, 사랑을 언급합니다. 우주는 의식 있는 존재가 이러한 가치들을 생성하고 이끄는 무대입니다. 신의 목적은 이런 가치들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제한된 언어로 무한한 신을 담아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 세상이 신을 조금이나마 담아내고 표현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든 일에 개입하시는 신에 대해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시는 신을 마음 열어 경험해 보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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