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의 역사 - 하룻밤에 정리하는
로저 E. 올슨.애덤 C. 잉글리쉬 지음, 김지호 옮김 / 도서출판100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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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문이든 그 학문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논리적인 체계로 보일 때가 있지만, 그러한 결과물을 얻기까지는 오랜 시간의 서사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그 학문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학문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신학은 매우 독특합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정의하고, 하나님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저 이미 드러난 흔적을 더듬어 보아 흐릿한 형상이라도 미루어 짐작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신학은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신학은 그 개념에 대한 체계적 정리도 필요하지만, 이 학문이 걸어온 발자취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떠한 배경 가운데서 그러한 개념이 형성되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 개념에 대한 공격과 그에 따른 방어의 역사를 이해해야 신학의 큰 그림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탁월하게 해낼 수 있는 분들이 로저 E. 올슨(Roger E. Olson)과 애덤 C. 잉글리쉬(Adam C. English)입니다. 역사학자로서 저자들은 그동안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신학의 역사를 풍성하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저자들은 이 책 『신학의 역사』를 통해 간명하게 신학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들은 신학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신학은 교회가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신 구원을 숙고한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그 구원에 대해 1세기 사도들이 선포하고 설명한 복음을 숙고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7)."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체계적인 교리를 형성한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바를 깊이 묵상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또한 논쟁과 투쟁 가운데서 더욱 명확하게 교리가 형성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가령, 내부로는 영지주의의 도전이 있었고, 외부로는 켈수스와 같은 이교도 저술가의 도전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접근 방법을 통해 그리스도교의 믿음에 대한 도전을 가했습니다. 모순되어 보이는 신학의 근본에 대해 계속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리스도교 초기 교부들과 변증가들은 신앙에 이의를 제기하는 도전 가운데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옹호하고 변증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신학적 개념이 명확해지고, 새롭게 정의되는 교리의 형성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아직은 거칠고 불분명하여 여전한 긴장을 내포하고 있었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이 책은 그리스도교의 신학과 그 역사를 교리가 아닌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얇은 책이지만 장구한 그리스도교 역사를 풍부하게 이야기합니다. 핵심적인 사상과 흐름을 훑어 나가다 보니 다른 목적지에서 헤맬 염려가 없습니다.



더하여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우리에게 적실한 신학은 무엇인가'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가해진 도전은 무엇입니까? 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언어는 무엇이어야 할까요? 이러한 계속된 고민과 대답이 믿음의 선배들이 그토록 치열하게 우리에게 남겨준 신학적 유산에 대한 적절한 반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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