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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 그리스도교란 무엇인가? ㅣ 비아 문고 16
로완 윌리엄스 지음, 정다운 옮김 / 비아 / 2019년 3월
평점 :
조직의 내부에 들어오면 안 보이던 것이 보입니다. 그동안 긍정적으로 보았던 부분들이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부정적 부분들이 해명되기도 합니다. 비밀스럽게 감추어졌던 이야기를 내부에서 직접 마주하게 되면, 그 이야기에 우리는 반응합니다. 자신을 던지기도 하고, 크게 실망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조직 내부에서만 있었다면 객관적으로 그 조직을 보기가 힘듭니다. 우리의 시선이 좁아졌기에 큰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는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다른 시선으로 내부를 바라볼 때, 보다 입체적으로 자신의 위치와 윤곽을 알 수 있습니다.
종교로 한정해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자신을 던져 헌신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비합리적이라고 손가락질합니다.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선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필요합니다. 내부의 사람이면서도 객관적이고 통전적이며, 전문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면 더더욱 좋겠지요.
균형 잡힌 시각과 아름다운 언어로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안내자로 불리는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 그보다 더 그리스도교의 본질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자는 역시나 그리스도교의 핵심적인 부분을 간명하면서도 풍성하게 설명합니다.
윌리엄스는 그리스도교를 설명할 때 교리적으로 딱딱하고 거칠게 다가가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교가 가진 풍부한 원천에 집중합니다. 매우 어려운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그리스도교의 근본이며 중심이라면, 과감하게 접근하여 세심하게 풀어냅니다.
저자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과 관계를 그리스도교의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사랑이신 하나님께서 세상 가운데 어떻게 다시 그 사랑을 회복하시길 원하셨는지를 아름답게 묘사합니다. 어두운 이 세상을 꿰뚫고 온 사랑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며,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여전히 연약한 우리들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거룩하고 풍성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지시고, 철저하게 순종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이 끊임없이 우리를 돕고 인도하십니다. 이제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라가야 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본받아 그 걸음을 뚜벅뚜벅 걸어갈 때, 우리 또한 빛이 됩니다. 어두운 세상 가운데 빛으로 드러납니다. 신앙한다는 것은 주님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며, 우리의 좁아진 시각이 넓혀지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두렵기도 하지만 보다 넓은 세상을 보게 됩니다. 달라진 시각으로 말입니다.
그리스도교의 복음은 참으로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초대받았듯이 우리 또한 힘의 논리나 방법이 아니라 사랑의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초대해야 합니다. 사랑과 용서, 배려와 포용은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먼저 베풀어주신 방법입니다. 우리 또한 세상과 이웃을 보듬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