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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
서지은 지음 / 혜화동 / 2020년 9월
평점 :
이미 평범하지 못한 인생이기에 평범하기를 갈망합니다. 대부분이 쉴 때, 일해야 하는 삶이 힘들었던 이유는 많은 가족들이 누리는 일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일할 때 쉬는 삶은 마치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끼게 할 때도 있습니다.
사명이라 붙들었던 선택은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대한 한탄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자리에서 메꿀 수 있는 상대방의 필요를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삶의 배경에 대한 후회는 일상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지금'이 없는 무채색의 삶입니다.
무던히도 '일상'을 찾아 헤매었습니다. 치열하게 '평범'을 갈구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다른 사람의 일상이 궁금했습니다. 그들의 평범은 무엇일까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깨달음은 너무도 다양한 삶의 배경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최선이 바로 '일상'이며 '평범'이었습니다.
서지은 작가의 『내가 이토록 평범하게 살 줄이야』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의 기록입니다. 하지만 성공과 희망만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이 있기에 그것이 바로 일상임을 깨닫게 됩니다. 다양한 색채로 기록된 삶의 파편들은 어느새 하나의 존재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렇습니다. '대부분'이나 '많은'이 가진 비교의 마음은 우리가 '존재'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듭니다. 저자의 글은 '각자의 삶은 저마다의 색을 지닌다'라는 위로를 안겨줍니다. 삶의 다양함을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냅니다. 인생의 고비 또한 평범한 일상이 됩니다.
작가의 문장은 살아 있습니다. 따뜻하면서도 냉정하고, 솔직하면서도 비밀스럽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인생을 살면서 흔들리고 고뇌했던 마음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소소한 기쁨을 누렸던 삶도 말입니다.
자신의 장래 희망이 작가라고 말하는 저자의 다음 글이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부디 지금처럼 존재를 담은 글을 계속 써주기를 기대합니다. 저마다의 서사가 보다 큰 소리로 울려 퍼질 때, 각자의 존재는 보다 더 단단해져서 서로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