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저릿하다.
삶의 어두움을 마주한다.
고통의 향기는 어떠하며,
슬픔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픔에 익숙해진 것인지,
절망에 무뎌진 것인지.
비로소 두려움에 이름이 불리어진다.
무심해진 통증에 관심을 기울인다.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살아있음을 깨닫는다.
모조리 미끄러져 내릴 것만 같은 현실에,
존재하고 있음조차 허망하다.
작가의 세심한 필치는
소외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
10여 년의 작품을 모아놓았지만
한 호흡으로 담담히 써 내려간 것만 같다.
고단하고도 힘겨운 삶의 언저리에서
우리의 외침도 아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