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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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부대끼다 집으로 온다. 몸은 천근만근. 마음은 갈가리 찢겼다.

이해할 수 없는 동료와 상사의 행동에, 몇 번이고 마음으로 직장을 그만둔다. 



방전된 몸과 마음. 여전한 일들. 살림은 우리를 살리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저녁식사를 챙기고, 빨래를 하고, 설거지를 한다.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기다린다. 보드게임을 하잔다. 함께 놀아달란다.

여전한 두통과 몸살을 안고, 비몽사몽의 상태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



잠에 들 때야 조금 더 아이들에게 충실할 걸 후회한다.

한편으로는 한 주만이라도 푹 쉬었으면 좋겠다 상상한다.



이 책은 일과 육아로 지친 엄마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대변한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을 것 같은 우리만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한편으로는 숨 쉴틈 없는 삶에 나 자신을 포기하고 내어 맡긴 지 오래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했는지 잊어버렸다. 

내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봐도 까마득하다.



이 책은 홀로 고군분투하는 싱글맘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들의 내적 갈등과 치열한 삶이 곳곳에서 표현된다.



떠나버린 남편이 3년 만에 돌아왔다. 

이제야 미안하다며 아이들과 함께 할 테니, 잠시 쉬란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에이미의 삶은 이렇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이 책의 작가인 켈리 함스(Kelly Harms)의 글은 시종일관 유쾌하고 톡톡 튄다.

그럼에도 진중한 고민들과 내적 갈등을 적절하게 섞어낸다.



챕터마다 실려있는 편지글로 인해, 

이야기에서 미쳐 알 수 없는 딸의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였고, 아빠이기 이전에 남자였던.

온전한 우리를 되찾는 것이 더 생동감 넘치는 부모가 될 수 있을 텐데.



우리의 실제와 연결되어 있고, 지속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웃고 울며 공감한다. 나를 찾고 가족을 품는다. 다시 사랑한다. 



*이 리뷰는 스몰빅아트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있잖아, 엄마. 엄마가 이번 일로 한바탕 호들갑을 떨 거라는 거 알아. 엄만 내 엄마고, 책밖에 모르는 괴짜인데다 엄마도 자신을 어쩔 수 없을 테니까.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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