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 자전 고전 - 아버지와 아들, 책으로 말을 걸다
김기현.김희림 지음 / 홍성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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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아버지와 철학도 아들의 대화.

이들의 편지는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에서 이미 소개된 바 있다.



당시의 책은 고등학생 아들이 목사 아빠에게 묻고 답하는 형식이었다.

10여 년이 지난 이들에게 더욱 단단한 내공이 자연스레 드러난다.



그 형식이 색다르다. 이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아들이 대답한다.

무림고수에게 결투를 신청한다는 건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할 터.



더군다나 되레 상황은 역전되어 무림고수가 제자에게 결투를 청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기막히다. 이것은 싸움이 아니다. 진지하지만 사랑 넘치는 대화다.



날카롭게 진리와 사상을 논하지만, 그 누구도 공격당하지 않는다.

아버지와 아들의 넘치는 사랑 표현은 보고만 있어도 행복할 정도다.



이들은 누구와 토론해도 이럴 것이다. 배려와 포용, 겸손이 몸에 밴 듯하다.

따뜻한 연애편지 같지만, 내용은 예리하고 깊다. 



이들의 대화는 존재론적 질문을 시작으로, 신학과 철학이 던질 수 있는 근원적 질문을 다룬다.

존재와 타자, 폭력과 국가, 정의와 사랑, 진리와 자유, 세상과 학문이다.



각각의 주제는 핵심 되는 고전(텍스트)을 소개하고 해석하며 발전한다. 

단순히 텍스트의 겉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텍스트의 강점과 한계를 균형 있게 다룬다.



특히나 주제를 던지고 텍스트를 선정함에 있어 의외의 책을 보게 될 때도 있다. 

가령 '타자'라는 주제에 칼 바르트(Karl Barth)의 『로마서』, 사랑에서 『묵자』. '자유'에서는 루터와 부처의 만남까지.



이들의 편지는 텍스트를 이해하고 해석함에 있어 주요한 통찰과 관점을 제시한다.

진지하게 학문을 한다는 것이 어떠해야 하는지, 텍스트를 대하는 자세의 본보기다.



이 편지들은 서로의 논리를 지지하고 보완하며 완성된다.

그럼에도 각각의 편지는 그 텍스트를 읽고자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입문서로도 손색없다.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와 『부전, 자전, 고전』을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

사랑 가득한 아버지와 아들의 편지에 질투와 시샘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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