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시대에 소크라테스가 논의한 주요 문제는 정의에 관한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1970년대의 철학자들은 미국의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속에서 이 문제를 다시금 거론하고자 했다.

그들 중에서 존 롤스는 자유주의 사례를 ‘공정으로서의 정의’로 포괄했다.

롤스는 ‘무지의 베일’로 알려진 사고실험을 통해 참가자들이 ‘원초적 입장’에서 가상 사회를 만들어 그들이 살 사회 속 권리, 자원, 지위를 분배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살폈다.

이때 무지의 베일은 참여자들에게 자신의 능력, 지능, 사회적 입장 혹은 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게 만들어 새로운 사회 속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는 데 그들의 판단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지위와 상관없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관점에서 새로운 사회를 구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정의는 공정한 배분을 통해 획득된다는 게 롤스의 주장이다.

롤스의 공정으로서의 정의에 대해 자유주의적 해석으로 반응한 로버트 노직은 자유주의적 관점에 더 적당한 대안적인 정의를 내놓았다

노직에게 정의는 소유권의 문제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경제 이론과 로크의 정치철학에서 영향을 받은 그의 소유권 이론은 크게 세 가지 원칙으로 이루어진다. 획득한 정의(개인이 어떻게 처음으로 자산을 확보하는가), 이전한 정의(개인이 어떻게 타인의 동의를 얻어 거래나 선물로 자산을 확보하는가), 부당함의 수정(부당하게 획득하거나 이전된 자산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이 그것이다

모두가 자신이 소유한 재산에 대해 소유권을 가질 때 자산이 공정하게 분배됐다 할 수 있다.

획득한 정의 혹은 이전한 정의의 원칙에 따라 자산을 얻은 사람은 소유권이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는 자산을 얻을 수 없고 도둑질이나 사기로 인한 사례를 다루기 위해 수정이 존재한다

국가가 개입하면 소유권 보호에 제한이 생기는데 이를 테면 세금을 내지 않고 동의 없이 양도하는 행위 등은 옳지 못하다.

상당수의 정치철학이 이상적인 국가 이론과 통치에 관한 내용을 다루지만 현존하는 정치 체계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유지하고 있다.

촘스키는 초창기부터 좌파와 무정부주의 정치에 끌렸고 언어학으로 이름을 알린 뒤 정치철학으로 눈을 돌렸다

도덕철학자로서 그는 스스로에게 적용하는 도덕의 기준을 타인에게 활용하듯이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로 모든 국가들, 특히 자국의 도덕성을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자국을 타국에 비해 더 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행동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그 이념을 살피고 실천의 여부에 의구심을 가지지 않고 쉽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국가에서든 정부의 정치적 주장과 행동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하며 우리가 사는 국가도 마찬가지이므로 자국 정부 전문가들의 정치권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좌파 정치철학자들에게 끊임없이 지속되는 문제는 마르크스가 붕괴를 피할 수 없다고 했던 자본주의의 지속적인 성공에 있다.

동구권의 소비에트 사회주의 실패 이후 일부 국가는 마르크스 사회주의 혹은 공산주의 형태를 계속 유지했고 중국은 혼합경제 양상을 보이는 자체적인 정권을 발전시켰다.

마르크스주의 사상가들은 이와 반대로 스스로 무력하다고 느꼈다.

슬라보이 지제크가 쉬운 돌파구를 보여 주었는데 그 덕분에 마르크스주의 사상가들이 저항의 입장을 받아들였으나 다른 한편으로 실행할 책임이 없는 이상적인 국가를 이론화하며 사회에 대한 해석보다는 변화를 추구하라는 마르크스의 말은 무시하게 되었다

지제크는 자본주의 전복을 포기하고 실현하기 힘든 사회에 대한 이야기만을 한 것이 좌파의 진정한 실패라고 말한다

지제크는 그보다는 실제로 발생한 혁명적인 사회주의를 다시 평가하고 팽창하는 자본주의의 실패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화된 사회에서 환경에 대한 걱정은 19세기까지 철학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자연에 매료된 낭만주의자와 미국의 초월주의자 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을 이상향으로 꼽은 것이 산업화에 대한 일부 반발로 보이지만 자연의 세상에서 인간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도 드러났다

철학자들은 과학에서 비롯된 생태학이라는 새로운 사상을 받아들였다.

아르네 네스 는 단지 인간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세상을 보호할 장기간의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자원의 무분별한 사용은 미래의 고갈을 불러오고 환경오염을 일으켜 우리를 포함한 모든 생명을 위험에 빠트린다.

네스는 생물권과 우리의 관계를 인식하고 ‘산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곧 자연 세계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면서도 한층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사상은 기후변화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져 가는 것을 보고 발생한 녹색 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정치철학이 민주주의로 점유되었지만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독립전쟁과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하위 시민 계급으로 남아 있었다

시민권을 얻고자 하는 투쟁은 1909년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설립자인 W.E.B. 두 보이스에 의해 시작되었고 인종 차별을 정치철학의 중요한 문제로 부각시킨 1960년대 마틴 루서 킹의 정치 캠페인을 통해 정점에 달했다

마르티니크에서 출생한 정신과 의사 프란츠 파농은 최초의 식민지 이후 아프리카 철학자로 국가가 자체의 정체성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은 신생 독립 국가들이 서양의 민주주의를 본보기로 삼았고 일부는 마르크스주의에서 영감을 받은 사회주의 공화국을 선택했지만 그 기저에는 모두 유럽의 통치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유의 감각이 담겨 있었다.

후에 전통 사상과 두드러지게 결합하는 아프리카 철학 운동이 일어났고 빈곤과 박탈, 인종과 억압에 대한 문제에 집중했다.

초월주의자인 헨리 소로는 법이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기보다는 억압하며 시민은 양심적인 거절을 통해 법에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보았다.

그는 비협력을 통한 평화로운 저항을 옹호했는데, 소로는 멕시코의 노예 거래와 전쟁에 지원하는 세금을 내지 않았다.

우리의 도덕적 신념에 위배되는 정부의 정책과 법을 소극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이를 타당하게 만드는 일이기에 여기에 저항하는 일은 권리이자 의무인 셈이다.

양심에 바탕을 두고 비폭력적인 방식을 활용하는 소로의 시민 불복종의 도덕적 정당함은 인도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간디에게 성공적으로 전해졌으며 미국에서 시민권 투쟁에 앞장섰던 마틴 루서 킹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대륙 철학의 전통에서 후기구조주의와 해체주의가 철학을 포함해 남성 지배적인 문화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여성에 대한, 그리고 여성에 의한 담론을 분석하는 데 활용되었고, 이것은 사회가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과 여성이 여성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했다.

젠더 연구는 독자적인 연구로 발전하면서 성차를 고정하는 데 섹슈얼리티가 수행하는 역할을 살피게 됐다

다양한 성 정체성sexuality에 대한 점진적 수용은 이 논쟁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는데, 이러한 정체성들이 전통적인 젠더 정의에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관하여 과학적으로 더 성공적이고 종합적인 정의가 내려진 가운데 형이상학과 인식론은 점진적으로 철학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20세기 후반 철학은 도덕철학과 윤리, 그리고 특히 정치철학으로 비중을 옮겼다.

또 다른 변화로는 철학이 사회적인 역할을 담당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및 이들 영역의 의사 결정 윤리에도 적용되었다.

정치철학은 도덕철학을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속 실용적인 질문으로 적용해 보는 것과 같다.

다루지만 최근 들어 철학은 상업과 재정 분야에서 의사 결정 윤리를 다루는 부분으로 많이 활용된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은 일반적으로 사회에 큰 도움이 된다고 여겨지나 일부는 완전히 새로운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역사를 통틀어 특히 도덕과 정치 철학 분야에서 철학자들은 종종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지식과 그 획득 과정을 연구하는 인식론 역시 교육 기법의 발달에 영향을 미쳤고 가장 영향력이 큰 교육 이론가인 장 피아제와 존 듀이는 철학적인 관점에서 주제에 접근했다.

교육철학은 교수법과 학습법을 비롯해 교육의 목적과 가르칠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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