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 북미-유럽 중심의 역외 달러 시스템에는 확실한 리더십이 존재하지 않았다. - P316

실제로 북미-유럽 중심의 역외 달러 시스템은 국가 규제와 통제를 피하고자 고안된 "역외"였다. - P316

새롭게 냉전시대의 분위기가 되살아나던 유럽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일시적인 휴전상태에 들어갔지만 동서 양 진영의 갈등의 골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훨씬 더 깊어가고 있었다. - P348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만 유별나게 동유럽이나 러시아처럼 취약한 모습을 보였던 건 한국의 금융시스템이 전 세계와 하나로 엮여 있었기 때문이다. - P370

1990년대의 혹독했던 시련 이후 한국은행은 충분한 외화를 축적하는 데 집중했고 2008년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2400억 달러에 달했다. - P370

그렇지만 이 정도로는 한국 금융시스템이 가진 약점을 극복할 수 없었다. - P370

유럽과 달리 서브프라임 대출상품이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 당시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불량 미국 모기지 증권은 8500만 달러어치에 불과했다. - P370

문제는 보유 자산이 아니라 대차대죠표상의 자금조달 방식이었다. - P370

2000년대 초반 이후 한국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려 했고 그런 과정 속에서 통화와 자본의 흐름을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 P370

한국 금융업의 상당 부분을 해외 투자자들이 소유했으며 한국의 은행들은 도매금융 자금조달 방식이라는 새롭지만 불안정한 방식으로 전 세계달러시장에서 단기로 자금을 빌려와 한국 내에서 고금리로 장기간 투자를했다. - P370

한국의 수출은 호황이었고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꾸준히 오르자 이런 투자방식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 P370

재벌들의 고민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화를 환율에 맞서 지키는 것이었다. - P370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달러를 빌려와 한국 자산에 투자하고 나중에 좀 더 환율이 유리해졌을때 빌려온 달러를 갚는 것이었다. - P370

단기로 달러를 빌리는 비용이 계속 낮게 유지되고 환율이 예상대로 움직여만 준다면 이런 거래방식으로 충분히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 P370

2008년 6월 이런 방어 전략의 결과로 한국 기업들이 단기로 빌려온 자금은 무려 1760억 달러에 이르는데 그것은 2005년 이후150퍼센트나 늘어난 규모였다. - P370

이 중 금융업계가 지고 있던 채무는 800억달러로 2009년 여름까지는 상환을 연장해야 했다. - P370

단기 달러화 대부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기능을 멈추고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자 원화와 달러화의 환율 차이를 이용한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가 갑자기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P370

한국 기업들이 이로 인한 손해를 막기위해 발버둥 칠수록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갔다. - P370

달러화를 선매입하면 기다렸다는 듯 원화 가치가 폭락했다. - P371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그 심리적 저지선이라고 할 수 있는 2000억 달러 선까지 떨어지는 위태로운 지경이 되었고 분위기는 더 심각해졌다. - P371

2008년 여름에서 2009년 5월 사이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000원에서 1600원이 되었으며 달러화 대출 비용은 60퍼센트 넘게 상승했다. - P371

한국보다 더 심각한 환율하락을 겪은 나라는 국가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아이슬란드뿐이었다. - P371

한국에서 달러화를 빌려갈 때 지불정지를 대비해 들어야 하는 CDS 프리미엄은 2007년 여름에 전체 대출액의 20bp에서 2008년 11월에는 700bp로 폭등했다. - P371

여기에 은행이자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차입은 당분간 중단될 것 같았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우리은행 같은 곳조차 Repo 시장에서 자금을 융통할 수 없었다. - P371

2008년과 2010년 사이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된 지출 내역은총 1조 8700억 달러 혹은 구매력지수 환산으로 2조 4000억 달러에 달한다. - P393

그것도 재량 지출과 긴급 조세 감면 조치만 계산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5조 달러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규모였다. - P393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러한 지출이 어떻게 분배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 P393

어떤 식으로 계산하는 금융위기에 대해 가장 극적으로 대응한 곳은 역시 아시아와 신흥시장국가들이었다. - P393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브라질, 아르헨티나는 이제는 정말로 실질적인 재정정책 대응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 - P3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