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 -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지바 마사야 지음, 박제이 옮김 / 책세상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공부와 독서에 대한 여러 책을 읽어왔다. 나름 꼭 읽어야 할 책들 위주로 읽었던 것 같다.하지만 이 책은 접근 방법부터가 다르다.


저자는 들뢰즈와 라캉, 비트겐슈타인 등의 주요철학개념을 토대로,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독창적인 공부법에 대하여 말한다.

공부가 무엇인지,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를 철학적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다.


기존의 환경에 동조하지 않고 자신이 중심이 되는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즉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이 공부다. 

하지만 여기서도 완벽하게 공부는 불가능하다. 결국 공부는 적절한 시간과 수준에서 제한을 두어야 한다. 


공부의 깊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리와 실제적 방법까지 통찰이 가득한 책이다.

"키워드는 유한화‘다.
나는 제안한다. 한정된 것, 즉 유한한 범위에서 가만히 멈춰 서서 생각해보자고, 무한히, 정보의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밀어닥치는 파도에, 동조에, 그저 휩쓸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나는 이것을 공부했다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공부를 유한화하는 것이다.
- P12

깊이‘ 공부하지 않아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다. 깊이 공부하지 않는 삶은 주변에 맞춰서 움직이는 삶이다.
나를 주변 상황에 잘 맞추는‘ 삶, 즉 동조에 능한 삶이다. 다시 말해 주변에 공감하는 삶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반대로 ‘깊이‘ 공부하는 것은 흐름 속에서 우뚝 멈춰 서는 것이다. 즉 ‘동조에 서툰 삶‘이다.
깊이 공부한다는 것은 동조에 서툴러지는 것이다. - P13

언어는 나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한 ‘용법‘을 흉내 내는 형태로 설치된다. 마찬가지로 모든 타자는 또 다른 타자의 용법을 흉내 내는 방식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 P35

우리를 얽어매면서 동시에 벗어나게 하는 것, 우리에게 명령하면서 동시에 우리를 명령에서 해방시키는 것은 오직 인간적 세계(=가상현실)를 구축하는 언어뿐이다.
- P42

자유로워지려면, 즉 환경의 외부(=가능성의 공간)를 열어젖히려면 ‘도구적 언어 사용을 줄이고, 언어를 언어로서, 투명한 것으로서 의식하는 ‘완구적 언어 사용‘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 P60

래디컬 러닝이란 언어 편중적 인간이 되어, 언어유희의 힘을 해방시키는 일이다." - P61

우리가 깊게 공부하는 이유는 환경의 동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다. 근본적으로 깊은 공부, 즉 래디컬 러닝이란 언어 편중적 인간이 되는 것이다. 언어 편중적 인간이 된다는 것은 어떤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행위하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언어를 그 자체로서 조작하려는 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언어의 ‘도구적 사용‘에서 ‘완구적 사용‘으로 향하는 것이다.
‘굳이 말하려면 할 수 있지‘ 하는 감각으로, 마치 장난감을 다루듯 언어를 조작하며 환경의 요구에서 벗어나 자신이 지니게 될 다양한 가능성을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
- P65

아이러니컬한 이야기의 전개란 무한히 멀리 있는 궁극의 근거를 향해 이야기를 깊게 만든 후에 파괴하고, 깊게 만든 후에 또 파괴하는 것을 반복하는 일이다. - P94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공부다. 문제에서 시선을 돌린다면 공부란 불가능하다. 거듭 말하지만 공부란 동조에 서툰 사람이 되는 일이다. 때로 그것은 불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굳이 그 일을 하는 것이다.
공부란 문제의식을 지니는 것‘이다. 뭔가 석연치 않고 불쾌한 이 상태를 일부러 즐겨야 한다. 바로 이것이 향락하려는 태도다.

- P135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절대 ‘최후의 공부‘를 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절대적인 근거‘를 추구하지 말라는 소리다. 이것을 ‘궁극의 자아를 찾기 위한 공부는 그만두라는 말로 바꿔도 좋다. 자신을 진정한 모습으로 만들어줄 최고의 공부 따위는, 없다.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기 → 한눈팔기 → 지나치게 깊이 파고들기 → 한눈팔기....... 이 프로세스를 멈추고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 공부의 유한화다.
- P150

공부에 깊이를 더하려면 다독이나 통독은 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책을 알 필요가 있다. 머릿속에 책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가령 A라는 책은 B라는 책의 영향을 받았다. B의 결론은 C라는 책과 대립한다. 이러한 위치 관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어떤 분야의 숲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 P201

자신의 체감으로 끌어당기지 않고 읽는다는 말은 곧 어떤 텍스트를 텍스트 내재적‘으로 읽는다는 뜻이다. 그것은 텍스트의 구조(=설정) 안에서 각 개념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파악하는 작업이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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