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콜리니코프는 자신의 이념에 매혹됐다. 그런데 인간이 여자의 아름다움에 매혹되면 전혀 다른 차원에서 격정의 폭풍이 일어나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극도의 무모함을 불러일으키며, 거인처럼 하늘로 솟구쳤다가 사탄처럼 지옥으로 떨어져 버린다. 매혹의 정점은 에로스로 인한 매혹이다. - P42
도스토옙스키에게는 "삶에 관한 새로운 직관"이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 P38
그의 책 마지막에 서 있는 사람은 혁명가도 아니고 평화주의자도 아니며, 특별히 순수하고 고귀한 영혼도 아니고 순교자나 성자도 아니며, 탐미주의자나 개혁가, 혹은 철저하게 회심한 사람도 아니고-"오로지" 한 사람, "삶에 관한 새로운 직관"을 얻은 한 사람이다. - P38
그는 여전히 그의 본성이 지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새로운 직관의 심판과 약속 아래에서, 지금 여기서 펼쳐지는 삶을 향해 다시 나아간다. - P38
이 세상에서는 그것이 대수롭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저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아흔아홉 명의 의인보다 회개하는 한 명의 죄인으로 인해 더 많은 기쁨이 있다. - P38
여인의 아름다움은 모든 논리적·윤리적 인과관계를 무너뜨리고, 그 밖의 모든 납득할 만한 연관성을 뛰어넘어 폭발하듯 도드라진다. - P43
처음부터 인간에게는 매혹과 도취의 가능성과 함께 그보다 나은 가능성, 즉 마법에 저항하고 유혹에서 벗어나며 경계선을 거룩하게 지켜낼 수 있는 가능성, 요컨대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가능성도 주어져 있다. - P44
그러므로 카라마조프 가문의 비극적인 소용돌이 안에도 어떤 깊은 의미, 최종적인 구원의 의미가 있다고 믿었던 알료샤의 믿음은 결코 허무맹랑한 믿음이 아니다. 카라마조프 가문의피가 흐른다고 해서 무조건 구제불능의 운명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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