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는 인간성의 불가사의함이 기묘한 방식으로 돌출되는 모습을 우리 눈앞에 펼쳐 보이는데 거기에는 무언가 심히 우려스러운 것, 불안한 것이 있다. - P12

모든 사건이 평범한 잿빛 일상 속에서 벌어진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로지 그렇기때문에 잿빛 일상의 베일 뒤에 감춰져 있는 인간 본성,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낯설고 어두운 인간 본성의 얼굴이 더 위협적이고, 더더욱 진실하다. - P13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방금 전까지는 똑바로 잘 걷고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휘청하면서, 달리는 기차 바퀴 속으로 빨려 들어갈것 같은 아찔함을 느낀다. - P14

도스토옙스키 작품 속의 인물들과 만나는 느낌도 이와 비슷하다. 그들은 마치 환상 속의 인물들처럼 낯설고 거대한 모습으로, 그러나 기묘하리만큼 친근한 모습으로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간다. - P14

마치 우리의 분신分身처럼 똑같은 방향으로 밀착해서 걷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혼란에 빠져 자기 걸음을 걸을 수 없게 된다. - P14

우리는 그 인물들과 절대로 얽히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수가 없다. 그들의 삶에 나타난 수수께끼 속에서 내 삶의 수수께끼가 나를 응시한다. - P14

뭐라 말할 수 없는 강렬함으로 뚫어질 듯 마주본다.
당황한 우리는 묻게 된다. 지금 우리는 누구를 만나고 있는가?
물론 우리는 묻기 전에 이미 알고 있다. 우리가 만난 것은 바로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인간과 만났다. - P14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 전체에 끔찍한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 위기는 구원의 가능성을 가득 머금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온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 P22

도스토옙스키는 우리에게 완결된 하나의 답이나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의 해법은 거대한 해체 속에 있다. - P23

그의 대답은 질문, 곧 인간 존재에 대한치열한 질문, 오직 하나의 질문이다. 그러나 그 질문에 자신을 내맡길 줄 아는 사람은 바로 그 질문이야말로 한 아름의 대답이라는 사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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