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십시오, 신부님들." 장로는 (훗날 알료샤가 기억하는 한) 이렇게 가르침을 폈다. "하느님의 백성을 사랑하십시오. - P330

여기로 와서 이 담장 안에 틀어박혔다고 우리가 속세의 사람들보다 성스러운 것은 아니며, 오히려 여기로 온 이는 누구나 이곳으로 왔다는 바로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자신이 속세의 모든 사람, 이 땅의 모든 사람과 모든 것보다 못하다는 점을 마음속으로 깨달은 것입니다." - P330

그리스도교를 부정하고 그것에 반기를 든 사람들조차 그 자신의 본질에 있어서는 스스로 그리스도의 형상 그대로이고 또한 그렇게 머물렀기 때문이며, 지금껏 그들의 지혜도, 그들 가슴의 열정도, 일찍이 그리스도가 제시한 것보다 더 높은 다른 형상을 인간과 인간의 존엄을 위해 창조해내진 못했기 때문이란다. - P346

학교 아이들이란 무자비한 족속입니다. 한 명씩 따로 있을 땐 하느님의 천사들이지만, 함께 있을 땐, 특히 학교에서는 무자비하기 일쑤입니다. - P414

모욕을 받은 사람은 사람들이 다들 무슨 은인이나 되는 듯이 자기를 바라보기 시작하면 정말 지독하게 괴로운 노릇이거든요. - P434

만약 악마가 존재하지 않아서 인간이 악마를 만들어냈다면, 그는 그것을 자신의 모습과 형상대로 만들어냈을 거야. - P481

잘 알아둬, 수련 수도사 양반, 이 지상엔 맹랑한 소리가 너무나도 필요해. 세상은 맹랑한 소리들을 발판 삼아 서 있고, 그것들이 없다면 아마 세상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우리는 우리가 아는 것을 알 뿐이니까. - P491

박해자들을 지옥으로 보낸다고 해서 그게 나한테 무슨 소용 있느냔 말이다, 이미 아이들이 죽도록 학대당한 마당에 지옥이 무엇을 바로잡아줄 수 있다는 건데? - P495

그리고 지옥이 존재한다면, 조화란 게 대체 무슨 놈의 조화냔 말이다. 나는 용서하고 싶어, 부둥켜 안고 싶어, 나는 사람들이 더이상 고통당하는 걸 원치 않아. - P495

그리고 아이들의 고통이 진리를 사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고통의 촐양을 채우는 데 쓰였다면, 미리 단언하지만, 모든 진리를 다 합쳐도 그만한 값어치는 안 돼. - P495

궁극적으로 나는, 개떼를 풀어 아들을 갈기갈기 찢어 죽인 그 박해자를 그 아이의 어머니가 얼싸안는 걸 원치 않아! 어머니가 감히 그자를 용서해선 안 돼! - P495

원한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것만 용서해주면 되는 거야, 어머니로서 받았던 자신의 한량없는 고통에 대해서만 그 놈을 용서해주란 말이다. - P495

하지만 갈기갈기 찢겨 죽은 자기 아이의 고통에 대해서는 어머니도 용서해줄 권리가 없고, 설령 아이 자신이 그 박해자를 용서한다 하더라도, 어머니는 감히 그놈을 용서해선 안 돼! - P495

차라리 나는 복수를 맛보지 못한 고통들과 함께 머무르겠어. 비록 내가 틀릴지라도, 차라리 나는 복수를 맛보지 못한 내 고통과 잠재우지 못한 내 분노 속에 머무르겠어. - P495

더구나 그 조화는 값을 너무 높이 매겨놓아, 우리의 주머니 사정으론 그 비싼 입장료를 치를 수도 없어. - P496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 내 입장권을 돌려주려는 거야. 그리고 만약 내가 정말 정직한 인간이라면, 되도록 빨리 그걸 돌려줄 의무가 있어. - P496

그래서 그렇게 하는 거야. 나는 신을 받아들이지 않는게 아니야, 알료사. 다만 아주 정중하게 그에게 입장권을 돌려주는 것뿐이지. - P4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