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철학은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말했던 ‘환대의 윤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때 데리다가 말하는 환대(hospitality)는 초대와는 전혀 다릅니다.
초대가 내게 필요한 사람과 나와 친한 사람을 계획적으로 ‘준비된 상태‘에서 맞이하는 것이라면, 환대는 전혀 예상치 못한 낯선 사람의 방문을 기꺼이 아무 준비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반 일리치가 실천한 우정은 특정한 얼굴이 떠오르는 ‘친한 사람‘이 아니라 완전히 ‘낯선 사람‘을 향해 작동하는 커다란 사랑(charity)을 향해 완전히 열려 있는 마음입니다.
이기심은 자아를 방어하기 위한 강력한 심리적 무기이지만, 때로는 자아의 확장을 가로막는 강력한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정의란 누군가가 규정하고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 다시 창조해야 하는 열린 개념‘임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의감의 밑바탕에는 항상 타인을 향한 사랑, 나 자신을 향한 믿음, 그리고 이 세상을 향한 무한한 사랑이 깔려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아‘를 놓는 순간, 내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놓아 버리는 순간에 다른 존재와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집니다.
내가 아닌 다른 존재와의 교감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때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합니다.
내 아픔과 상처와 슬픔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아픔, 당신의 상처, 그들의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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