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물이 난다. 가슴이 아프고 시리다.

힙겹고 고통받는 사람들.
연약한 사람들.
울부짓는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현재의 나에게만 집중하여,
매몰차게 달려온 건 아닌지.

모든 공감능력을 소진하고,
하나의 명제와 개념으로만,

또 다른 흑백논리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왜 그것도 알지 못하냐고・・・
왜 그 문제에 관심도 없냐고・・・

한강의 소설은
5월의 광주로
우리를 인도하고
그들을 만나게 해준다.

그 만남은 너무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제야
역사적 사실이
과거의 아픔이
현재의 상처와 울부짖음이
아주 조금 느껴지고 이해된다.

이 역사는
그 누구의 과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끌어안고 가야하는
끝까지 고민하고 치유해야하는 역사이리라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 고통받는,
울부짖는,
거대한 악 앞에 힘 없이 몸부림치는,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는
서사이리라.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권력을 잡으려고. 너도 봤을 거 아냐.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도 안되니까 총을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고 부를 수 있어. - P17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 P1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