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의 가정 - 하나님과 동행하는
러셀 무어 지음, 김주성 옮김 / 두란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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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무어(Russell Moore)는 작년 『왜 우리는 유혹을 이길 수 없는가』(복있는사람)를 통해 알게 되었다. 현실에 대한 명료한 인식과 쉬운 문체, 적절하고 구체적인 적용 등이 기억에 남는 작가였다. 


『폭풍 속의 가정』은 제목에서 보여지듯 '가정'에 대한 책이다. '폭풍 속의 가정' 앞에 '하나님과 동행하는'이 붙어 있으니, 성경적이고 신학적으로 가정에 대해 접근해보겠다는 의중을 눈치챌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을 '폭풍 속'에 있다고 표현함으로 현실적 가정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 시각으로 드러내보이겠다는 목표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정'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여긴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은연중에(현실은 어떻든) 행복하고 온전한 가정에 대한 이상을 가지고 있다. 아니, 그런 가정에 대한 이상과 더불어 압박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일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크고 작은 문제들이 가정에 혼재해있고, 관계의 불협화음들이 내재해있으며, 늘 긴장가운데 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보면 가정의 문제로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저자는 이러한 가정의 모습을 정직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성경적 가정이 완벽한 모습이라는 것은 하나의 이상일 뿐이라고 우리를 위로한다. 가정은 기쁨의 원천이지만 동일하게 아픔과 고통의 근원임을 인정해야한다. 


오히려 이러한 현실을 가운데서 저자는 십자가를 통해 가정을 보기를 권면한다. 기쁨과 고통의 접점, 가장 크나큰 아픔과 사랑이 겹쳐 있는 그 곳. 바로 그 십자가로 가정을 초대한다. 그리하여 가정이 꾸준히 성화를 이루어가는 장이며, 그러한 과정 가운데서 더 큰 기쁨과 충만함,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대원칙 가운데서도 소소하고 실제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는다. 남성성과 여성성, 성, 이혼, 훈육, 가정 안의 상처, 노년의 부모를 어떻게 섬길 것인지 등 가정에서 일어나고 접할 수 있는 다양하면서도 구체적 사안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미국의 문화와 가치관 등이 다수 있어 아쉬움이 있지만, 큰 원리 안에서 우리의 문화와 세계관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어떻게 해석하며 적용할 수 있을지를 비판적으로 독해해본다면 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하나님 나라의 원리 속에서 생명을 발견하는 방법은 생명을 잃는 것이다(막 8:35). 이와 마찬가지로, 가족을 되찾는 길은 우리의 가족 가치를 십자가에 못 박는 것이다. - P93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구하면, 가족의 복리를 더 잘 추구할 수 있다. 우리가 가족보다 예수님을 더 사랑하면 자유를 얻게 되어 가족을 어느 때보다 더 사랑하게 된다. 우리가 가족에 대해 움켜잡고 숨 막히게 하던 것을 놓게 되면, 그것이 현재의 가족에 대한 기대이든, 오래 전 가족에 대한 향수든, 가족 안의 상처에 대한 흔적이든, 미래의 가족에 대한 걱정이든, 자유로운 가족이 되어, 교회 가족이라는 새 피조물 안에서 우리의 자리를 찾고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된다 - P95

결혼식이 종종 긴장감으로 가득 찬 것은 그것이 너무 이상화되기 때문이다. 결혼식에서 뭔가 문제가 생기면 그 사람의 인생의 틀이 되는 완벽한 하루가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그렇게 이상화하게 되면 비단 결혼하는 사람뿐 아니라 미혼인 사람에게도 문제가 생긴다. 하나님이 결혼하지 않은 삶으로 부르신 사람들도 때로 자신의 상황을 원망하거나 결혼한 사람들을 샘낼 수 있다. - P155

훈육은 곧 제자 훈련이다. 함께하는 삶을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전달하고, 그들의 미래에 필요할 애정이나 직관,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세대를 훈련시킨다. - P318

양육과 훈육은 그런 것이다. 최종 목표는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행동이 올바른 사람이 지옥에 가장 가까울 수도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현재 가장 힘 있는 사람 앞에 굴복하는 법을 배운다면, 이 시대에 강해 보이는 마귀에게 굴복하게 될 것이다. 더 나쁜 것은 회개 없이 복종하는 법을 배우는 사람은 절망하거나 자신의 의를 세우려 할 것이다. 물론 그것은 의를 이루지 못한다. - P346

가족은 복음이 아니다. 만일 가족이 삶의 궁극적 의미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가족이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당신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길 바랄 것이다. -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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