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이 온전한 의미를 채우며 만들어내는 독학의 영역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은 모든 형태의 ‘배움’이 제도교육으로 빨려드는 시대의 이상 열기 속에서 그가 ‘배움’ 자체의 의미 영역을 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정일이 명실상부한 독학자인 것은 그가 지칠 줄 모르는 탐독가여서가 아니다. 독서가 배움을 둘러싼 ‘왜 무엇’의 답안을 곧바로 마련해주지는 않는다.
그는 활자에서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 읽기의 대상과 배움의 영역을 삶의 한 복판에 선 사람들로 재설정해갔다. 그 과정에서 좁은 내면에 갇혀 있던 인식이 거듭된 성찰을 통해 끝내 이 땅의 현실에 가닿게 하는 것, 그것이 독서이며 공부이고 배움임을 보여주었다.
신불출은 기성의 체제와 평가에 스스로를 기입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착된 틀을 깨야 한다고 외치며 더 나은 가능성들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