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준에서 볼 때, 동정심에는 세 가지 필수적인 사유가 수반된다. .. 첫째는 진지함seriousness이라는 생각 방식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동정심을 경험할 때, 이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타인의 고통이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라 중대한 것이라고 여긴다.

둘째는 무과실nonfault에 대한 생각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누군가가 스스로 선택한 혹은 자초한 곤경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갖지 않는다.

세 번째는 전통적으로는 동정심의 필수 요소라고 여겨지는 유사성 자각similar possibilities이라는 생각이다. 동정심을 가진 사람은 대개 고통받는 타인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여기며, 삶의 가능성 또한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통적인 사유와 관련해서 반드시 언급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행복주의적 사고eudaimonistic thought다. 이것은 동정심을 느끼는 주체가 고통받는 한 사람 혹은 여럿을 자기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두고자 하는 판단 혹은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공정한 국가는 인간의 나쁜 행동이 갖는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무엇에 대항하여 싸워야 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시민들의 존엄과 평등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알기 힘들다.

교육과 공적 문화를 통해 비판적 사고와 독립성을 사회적으로 권장한다면 우리 사회는 개인의 책임을 극대화하고 타인을 온전한 인간 존재로 인식하는 문화를 국축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는 저항의 문화를 촉진하고, 개인적 책임감을 고양하며, 관료적 익명성을 제거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타인의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아는 능력과 개인의 독자성을 인정할 줄 아는 역량을 조성함으로써 공감의 문화를 건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사회는 사람들의 염원을 좌절시키지 않도록 공적인 슬픔을 잘 다루어야 하며, 동정의 대상을 일부에서 전체로 적절히 확장시켜야 한다. 또한 시민들이 쉽게 공격적인 것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신체적 혐오를 극복할 수 있도록, 타인의 신체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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