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그리기 쉬워 보이는 건, 묘사할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아기였기에 선을 최대한 아껴 투명하게 그렸다.
선생님이 마무리해줄 때 해주는 말이 잇었다. 어둠 속에도 어둠이 있다며, 더 짙은 어둠을 강하게 눌러주라고.
그림을 배우고 그리면서 "나도 당신처럼 잘하고 싶어요."라는 칭찬을 가장한 부러움이 무례한 표현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노력하고 투자한 것은 보지 못하고, 눈앞의 결과물만을 보고 경솔하게 판단한 것이었다.
르누아르의 말처름 그림은 잘 그리려 하기보다는 아름답게 그리면 된다. 잘하려고 애쓰면서 끙끙대며 그린 그림은 보는 사람도 힘들다. 그린 사람의 마음은 그림에 그대로 반영된다. 취미라면서, 아니 취미니까 즐겁게 그리는 것은 충분히 쉬운 일이다.
자연스러운 조색의 변화로 유화의 깊이가 깊어지듯이, 사랑도 서로 간의 조화를 통해 원하는 빛깔을 만드는 조색의 한 과정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완성된 그림을 앞에 두고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그림‘이라고 주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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