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가장 깊게 파고 들어간 곳은 러시아 북극해에 뚫은 12.23킬로미터짜리 콜라Kola 시추공인데, 그래봐야 지구 중심부까지 거리의 0.5퍼센트도 안 된다. 땅 아래 세상은 분명 우리 발밑에 펼쳐져 있지만,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유령 같은 풍경이다.
우리가 발밑에 있는 공간을 의식한다는 것은 저 아래 펼쳐진 세상을 몸으로 느낀다는 뜻이다. 물리적인 지하세계에 있는 터널과 동굴 쪽으로 시선을 돌릴 때, 우리는 현실을 이루고 있는 모든 보이지 않는 힘에 우리의 파장을 맞추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