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해방된 교회
하워드 A. 스나이더 지음, 권영석 옮김 / IVP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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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이것이 표현되고 선포되고 증거될수 있게 하는 공동체(교회)에 대한 관심도 커져갔다. '해방'이라는 단어가 ‘하나님 나라'와 깊은 관련1이 있지만, ‘하나님 나라’에 대해 공부하면서 한번도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제목은 아쉬움이 있지만, 목차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쓰여졌는지 알수 있다. 

존 요더(John Howard Yoder)의 제자 하워드 스나이더(Howard Snyder)는 교회의 본질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 가운데서 이 책을 썼다. 그는 이 책 1부에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간단하게 요약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교회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한 교회로 해방되기를 바라는 그는, 하나님 나라의 큰 그림 가운데서 교회의 역할을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Ⅱ. 본론

제1부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모형'에서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준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교회를 해방시키고자하는 저자의 간절한 목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제1부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여타의 책과 비교해보아도 깊이나 풍부함이 뒤지지 않는다. 저자는 자연스럽게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교회의 중심적인 초점은 바로 하나님 나라다. “예수님은 교회의 중심적인 초점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친히 말씀하셨다. 이는 다름 아닌 하나님나라요 … 그 나라의 의(righteousness)와 정의(justice)다.…교회의 목적은 하나님 나라다.”2 교회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모든 만물을 화목케하고 샬롬가운데 거하게 할 하나님의 놀라운 경륜을 위해 교회는 자유로워져야한다. 그것이 바로 해방된 교회이다. 또한 교회는 예배와 공동체, 복음 증거 사이에 성경적이고 실제적인 리듬을 적절히 유지하면서 영적이고 생태학적인 균형을 유지한다. 저자는 교회가 예배와 공동체, 복음증거를 통해 어떻게 하나님나라를 위해 교회가 해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즉 충만한 예배와 열정적인 복음증거는 교회의 필수적 요소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 복음을 주장할 때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부분을 강조 할 수 있다. 만물의 회복이나 생태계의 보존 등에 관심을 둘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 복음에서 더욱 중차대한 부분은 교회와 하나님 나라와의 관계이다. 하나님 나라의 실현은 교회를 통해서 가능하다. 이 책은 하나님 나라와 교회의 관계에 대해 풍성하게 말하고 있다. 또한 그 동안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개론서에서 다소 아쉬웠던 부분인 예배의 중요성과 전도의 균형감에 대한 강조는 아주 반가운 부분이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사회 참여에 더 기울어져있다는 인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회 가운데서도 이러한 균형은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예배와 전도의 균형은 건강하고 하나님 나라 지향적인 교회를 만들 수가 있다. 단순한 균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충만한 예배와 끊임없는 전도가 교회에 필수적 요소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제2부 '교회 해방의 모형'에서 저자는 성례로서의 교회, 공동체로서의 교회, 종으로서의 교회, 증인으로서의 교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교회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인 성례(비밀과 모형)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하나님 나라는, 성령의 권능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공동체를 통해서 임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서의 부르심, 즉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리어 섬기기 위해 이 세상에 있으라는 부르심을 들어야한다. 우리는 이러한 우리의 참된 제자됨(그리스도의 충만)을 통해 이 세상에 증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자신과 교회를 새롭게 창조하셔서, ‘그리스도의 충만’이 되게 하는 것에 관심이 있으시다.”3


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모형으로 이 땅에 존재하고 드러나야 한다.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인들과 공동체의 삶은 그리스도를 닮아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충만을 꿈꾸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교회를 새롭게 하시기를 간구해야 한다. 우리가 목회에 적용해야 할 중요한 원리는 성도 개개인의 구원이 하나님께서 단순히 한 개인을 천국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충만을 실현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하나님 나라의 모형을 통해, 실현된 하나님 나라를 이 세상에 드러내야 한다.


제3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교회'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해방되어야할 교회의 모습 중 핵심적인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신자는 하나님의 일꾼이요 종이요 제사장이다. 그렇기에 모든 신자는 사역으로 부름받았고 하나님의 모든 백성은 사역자로 구비되어야한다. 모든 신자는 사역에 필요한 은혜를 받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성령의 은사가 발굴되고 활용되어야한다. 또한 공동체적으로 신학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며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야한다. 교회는 주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좇는 삶을 추구함으로써, 세상과 스스로에게 새롭게 신실한 말씀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역동적인 신학공동체가 될수 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해방된 교회는 성경의 권위에 복종할뿐만 아니라, 그러한 증거로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생활 방식으로 살아간다. “성경의 일차적인 기능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 언약에 대한 신실성에 충실하게 살아가고 행동하는 백성을 창조하는 일이다. 성경의 목적은 신실한 백성을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근본적인 관심사는 성경에 계시된 대로 하나님과의 언약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되어야한다.”4


우리는 말씀에 대해서 강조하지만 정작 이 말씀을 진지하고 역동적으로 살피지는 않는다. 말씀에 자신을 비추기보다 자신에게 말씀을 맞춘다. 말씀을 통해 변화되려 하기보다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씀을 해석하려고 한다. 교회는 말씀 앞에 자신을 순복함으로 자연스럽게 복음을 드러내고 하나님 나라를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말씀 앞에 반응하고 순종할 때, 모든 신자들은 자신의 은사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아갈 수 있다. 


제4부 '성령의 자유 안에 거하는 교회'에서 성령의 자유 안에 있는 참된 교회가 어떻게 모두를 해방시킬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평신도들은 사역자로 해방된다. 여성들은 남성들과 함께 지도자로 해방된다. 그리고 압제받는 자들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로 해방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게 된다. 교회는 모든 주권자들의 주가 되시는 한 주님을 섬긴다. 마지막으로 목회자들은 제자훈련가로 해방된다. 목회 리더십의 최우선권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하나님의 백성을 제자로 훈련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을 건강한 리더십으로 키워서 함께 동역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서로를 책임지는 관계로 나아가야한다.5 


앞으로 목회를 해 나갈 사람으로서 두렵기도하지만 매우 위로되고 도전되는 내용이다. 이미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더욱 깊이 있게 마음을 담고,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설득하고 내려놓아 함께 만들어감이 필요하다. 해방의 관점에서 교회 공동체를 설명함에 있어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다. 이는 하나님 나라 복음이 추상적으로 논의되어야하는 영역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내고 누려야하는 영역임을 뜻한다. 사역을 함에 있어 구체적인 영역에서 해방을 이야기하고, 먼저 섬기고 낮아지며, 동역하는 사역자가 되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하나님의 약속대로 사는 것에 실패한다면, 이는 결코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 아니라 불순종과 부족한 믿음 때문이다. 성령 안에서 그리고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은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교회는 혁명을 일으킬 자원과 하나님 나라의 첫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경륜을 믿고 그에 신실하게 순종하느냐 하는 것이다.”6 우리는 부족하지만, 이미 우리에게는 하나님 나라를 살아낼 수 있는 능력이 주어졌다. 우리는 성령 안에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구현할 수 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

 


Ⅲ. 결론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이야기는 하나님 나라이다.7 하나님 나라는 교회를 통해 구현되고 선포된다.8 “교회는 참 이스라엘, 곧 고난의 종 이스라엘의 운명을 취하도록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 나라의 선교하는 백성이 된다.”9 하나님께서는 직접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신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하나님나라 백성들이 새로운 삶을 통해 하나님나라의 확장에 함께 동참하시기를 원하신다. 하나님나라의 실재를 보여줄 수 있는 교회(공동체)를 통해 하나님나라는 지속적으로 확장된다. 이제 우리가 해야하는 일은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하나님 나라를 구현하는 일이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기 위해 교회를 해방시켜야 한다. 해방된 교회는 그것 자체가 곧 복음이다. 한국 사회와 교회에 여전히 해방되지 못한 많은 영역들이 있다. 하나님의 다스림 가운데 해방을 맛 본 그리스도인들은 이제 교회에게 주어진 본래의 목적대로 살아내어 기쁨 가운데 하나님 나라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1. John Howard Yoder, Original Revolution : Essays on Christian Pacifism, 김기현・전남식 공역, 『근원적 혁명 : 기독교 평화주의에 대한 에세이』, (대전: 대장간, 2011), 37-39; 김회권, “모세와 예언자들의 하나님 나라 복음” 『하나님 나라 복음 : 신구약을 관통하는 하나님의 다스림』,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3).
  2. Howard Snyder, Liberating the Church, 권영석 역, 『참으로 해방된 교회』, (서울: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2005), 32.
  3. 위의 책, 227-28.
  4. 위의 책, 291-92.
  5. 위의 책, 351-52.
  6. 위의 책, 373.
  7. Craig G. Bartholomew・Michael W. Goheen, Drama of Scripture : Finding Our Place in the Biblical Story, 김명희 역, 『성경은 드라마다: 지금 우리의 자리에서 생동하는 성경 이야기』 (서울: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2009)
  8. Scot McKnight, Kingdom Conspiracy: Returning to the Radical Mission of the Local Church, 김광남 역, 『하나님 나라의 비밀: 교회의 근본적인 사명 회복하기』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6)
  9. John Bright, Kingdom of God, 김인환 역, 『하나님의 나라』 (서울: 크리스챤다이제스트, 1994),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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