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공동체의 성서적 기원과 실천적 대안
차정식 지음 / 짓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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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사회가 메말라간다. 답답하고 삭막하다. 사회의 여러 문제들의 근원은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공동체의 붕괴와 해체가 아닐까? 저자는 전통적인 삶의 터전으로서 공동체가 이미 붕괴되었으며, 그 현상으로 인해 사회는 병들어간다고 말한다. 공동체의 붕괴는 한 공동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각 개인과 전체 사회의 안전망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동체’는 무엇인가? 저자는 기독교 교회를 ‘공동체’로 일컫는 추세에 대해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 구성원들 전원의 흔쾌한 주체적 참여와 사유재산의 개념을 넘어서 공동의 것으로 나누는 전폭적인 나눔, 이를 통한 열린 교제가 없이는 ‘코이노니아’ 정신에 기초한 통속적인 생활공동체로서 교회의 가치는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실로 다방면의 공동체를 다루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한 세상의 거의 모든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해도 무방하다. 공동체의 성서적 기원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2장에서는 크게 정치경제사상사적 맥락과 인문주의적 맥락, 종교사상사적 맥락에서 공동체론의 지형과 쟁점을 다루고 있다. 도가의 자유주의적 전통, 유가의 공동체주의, 헤겔과 마르크스, 존 듀이, 장-뤽 낭시의 무위의 공동체, 알폰스 링기스의 타자 공동체, 김영민의 동무 공동체, 가라타니 고진, 김경동, 박삼종과 그들의 견해를 살피면서 공동체의 보편개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서 구약과 신약에서부터 공동체의 기원과 유형을 살피고 있다. 아담과 하와의 생태적 부부공동체로부터 시작해서 바울서신에 이르기까지 성경에서 나타나는 공동체의 유형과 발전에 대해서 꼼꼼하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는 신약성경의 공동체(마가 공동체, 마태 공동체 등)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견해를 살펴볼 수 있는 것도 큰 유익이다. 마지막으로 성서에서의 공동체의 유형을 다시금 정리하고 조망하면서, 기독교 역사에서 나타난 공동체의 특징과 한계를 알아본다.


 

무엇보다 이 책이 가진 장점은 그 동안 논의되었던 공동체 담론의 전체 지형도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방대하면서도 각 공동체의 특징과 장단점을 명확하면서 간결하게 진단한다. 또한 성경에서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공동체의 모든 유형과 삶의 자리를 알 수 있다. 실제 역사적으로 나타났고 현재 진행중인 공동체를 정리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큰 기쁨이다. 앞으로 이 책은 공동체 연구와 실제 공동체 운동을 모색함에 있어서도 필수적인 자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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