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미니즘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 외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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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20세기의 일이니 참 오래전 일이다 싶다가도 그때 시대정신이라고 회자되던 이념들이 제대로 구현된 적이 없으니 현 시대에도 그 유효성이 여전하거나 더 강조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 내 세계가 좁아서였겠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아는 것만 같았던 연구주제들도 실제로는 대중성이 부족하거나 정책화된 적이 없었다는 평가가 맞는 결론이었다고도 생각된다. 생태주의, Ecology는 과학만의 분야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통합학문을 추구하는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분야였다. 또한 환경과 사회에 문제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는 과학을 눈 먼 상태로 두는 일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철학적 기반과 사상적 배경을 제공하는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논의가 진행되었다. 한 주제도 입장과 의견 차이에 따라 분야가 다양지는 경향에 일반적이지만, 세 개의 큰 흐름으로 구분하자면 생태주의는 심층생태학, Deep ecology, 생태여성학, Ecofeminism 그리고 생태사회주의, Ecosocialism으로 분류되었다.

 

생태여성학도 여러 분야로 다시 나뉘지만, 당시 대학원 수업에 생태철학이 포함되어 수강할 때 나의 관심사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반핵운동을 하면서 생태철학을 확립한 반다나 시바의 이론이 비슷한 전공을 택한 반가움을 더해 가장 흥미로웠다. 그래서 25년 전쯤에 영어책으로 읽은 <에코페미니즘>을 다시 번역된 책으로 만나게 된 기분은 반가우면서도 뜻밖의 조우처럼 복잡하다.

 

특히 반다나 시바는 유학 중에 재학 중인 학교에 두 번 초정되어 강의를 직접 들었고, 학점 교환이 되는 대학교를 인도 히말라야 부근에 설립하신 뒤로 수업료가 딱 절반이라 그 핑계로 인도도 가고 히말라야도 보고 강의도 듣게 되어서 특별한 추억이 있다. 기초과학을 전공하는 여성이라면 여성 동기나 선후배가 적고 교수는 더구나 거의 전무했던 시절이었던 지라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더구나 성차별의 측면에서는 험난하다고 인식된 인도 사회의 여성이라 더욱 궁금하고 기대되는 분이었다.

 

이런 예전 기억을 갖고 한글로 번역된 책을 무겁고 진지한 마음으로 읽었다. 영어로 읽고 영어로 토론하고 영어로 리포트를 썼기 때문인지, 완전히 새로운 책을 읽는 기분도 들었다. 모든 독자가 술술 읽을 수는 없는 내용이다. 생태학이나 여성학, 사회학, 정치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독자가 이해하기 덜 힘들 거라 본다. 시바 이야기만 했지만 이 책은 독일의 사회학자 마리아 미스와의 공저이다. 일주일 정도 읽다 놓다 생각하다 메모하다 그런 시간이 지나자 과거의 기억도 현재에 다시 파악된 내용도 대강 정리가 된다.

 

다시 읽는대도 “누가 자연을 우리의 적으로 만들었는가?”란 질문에 대한 사례로 든 근대과학자들의 발언은 여전히 어찌나 과격한지 차라리 믿고 싶지 않을 정도이다. “어머니 자연의 자궁으로 갱도를 파헤쳐 들어가 그것의 금기를 알아내야 한다.” “나쁜 여자를 다룰 때처럼 고문을 해서라도 자연의 비밀을 강제로 빼내야 한다.” 물론 마리아 미스와 반다나 시바는 단순히 이런 폭력성을 욕하거나 고발하고자 예를 든 것은 아니다. 고통스럽지만 왜 이렇게 근대 과학이, 자연과학자들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연과 여성을 대상화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근본적인 환경의 변화가 어렵다는 과학 지식의 영역에서 생각해보자면, 아마도 1부에서 지적하는 과학적 환원주의에 대한 이론은 여전히 유용한 통찰일 것이다. 과학지식의 중요성을 한편 인정하면서도 과학의 세계관이 마땅한 권위보다 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늘 경계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연구하는 일이 어렵고 기존의 이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단계씩 올라가는 방식은 전문가 이외의 다양한 이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경향이 있고, 그러다보면 확인된 정보 속에 갇혀 지식을 독점하는 부정적 결과도 늘 있어왔다. 특히나 사회가 급변하고 다루는 문제가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 경우에는, 자연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다른 방식으로 자급이 가능한 삶의 대안들을 부정하고 아예 지식의 영역에서 추방하기도 한다. 따라서 시장 노동으로 계산되지 않은 여성의 노동과 존재와 양식은 이용하고 실험하는 대상으로서의 자연의 입장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는다.

 

"'성장'을 위해서 필수적인 자원 강탈은 강간의 문화를 낳는다. 지구에 대한 강간, 자족적인 지역 경제에 대한 강간, 여성에 대한 강간이다." 16

 

에코페미니즘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지 않는다. 통계를 걸러내고 폭력의 강도와 범위를 수치화하며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강단에 서서 강의하지 않는다. 대신 가장 먼저 거리로 나갔고 "매 맞는 여성을 위한 집을 요구했다. 중략 이 투쟁은 이후 나의 삶에 가장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경험과 투쟁이 이론적 연구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32

 

​가부장제 과학지식의 환원주의는 자신을 전문가 집단으로 호명하며 장 외부를 소외시킨다. 과학은 자연을 원자론으로 집어넣고 파편화하며 자연의 존재론적, 인식론적 창조 능력을 단일성으로 끌어내린다. 수동적 형태로 제시되는 자연은 생산성과 성장, 개발의 관점에서 착취 대상으로 분열, 통제, 배치된다. 91

 

"베이컨 이후 수 세기 동안, 인간과 어머니 자연 그리고 인간의 어머니 사이의 공생관계의 파괴가 곧 자유와 해방의 과정으로 치부되어왔다." 중략. "인간과 자연의 상호 공생적인 관계를 일방적인 주종 관계로 바꾸지 않았다면 부르주아혁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민족들과 그들의 땅을 백인 남성들의 식민지로 바꾸어놓지 않았다면 자본주의경제는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 간의 공생관계를 폭력적으로 파괴하지 않았다면, 여성을 단지 인간 이하의 동물이라 부르지 않았더라면, 새로운 남성들은 자연과 여성의 군주로 부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114

 

발췌한 내용이 충분하진 않지만, 마리아 미스와 반다나 시바가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 그리고 페미니스트로서 이 책에서 주된 문제로 다루는 것은 과학의 환원주의와 소비주의라고 소개해도 크게 어긋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둘이 주류 이데올로기로 작동하는 사회라면 당연히 그 피해와 희생은 비주류로 분류되는 대상들 - 자연, 여성 그리고 주류가 되지 못한 모든 이들 - 일 것이다.

 

따라서 비전문가로 분류되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 상 사실 삶의 방식으로 운영해왔던 이들의 자급경제가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더욱 보급되는 일과, 경제적 이익으로만 환원되는 개발주의, 그리고 그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주의가 현격하게 감소되거나 중단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인도 히말라야의 칩코 여성들이 벌목산업에 대항에 자발적으로 나무를 껴안고 벌였던 조용한 저항운동, tree-hugging은 유학 당시 유럽에서도 주목을 많이 받은 운동방식으로 나에게는 아주 인상적으로 남아 있다.

 

모든 해법이 늘 그렇듯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아 보이는 것들이지만, 내게는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보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로 세계가 멈춘 이후의 시간에서 더 설득력을 가질 해법들로 느껴진다.

 

우리는 다시는 ‘이전에 정상이라고 불리던 일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 될 것이다. 깊이 생각할 것도 없는 것이 문제를 유발한 방식을 되풀이하면 똑같은 문제를 재생산하는 일밖에는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 상 처음으로 인류는 첨단기술을 탑재한 수천 개의 미사일들과 80% 이상이 수치로만 존재하는 금융자본이 인류의 생존에 마스크와 면봉보다 도움이 되지 않는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풍부한 사례를 보여주는 점인데 그 점은 책의 전체 내용을 살펴보셔야 제대로 실감하실 것이다. 전공도 이론도 실천도 넘나드는 두 학자의 이해력과 글쓰기 능력은 처음 발간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에코페미니즘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대중화시키는데 가장 큰 자산이었을 것이다. 문제점과 해결방식이라는 순서로 발췌를 하다 보니 대립적인 분위기가 가시적일 수도 있겠지만, 저자들은 인간과 비인간, 여성과 남성, 서구와 비서구라는 이분법에 전혀 기대지 않고 오히려 다양한 협동과 연계를 위해 이분법적 사고와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이 책 전반에서 제안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환경 위기 - 인류 생존의 위기 -는 심화되고 있고, 젠더 불평등은 개선의 동력이 미미하다. 가장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통계가 2012년인데 여전히 80%가 넘는 여성들이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며, 가해자는 남편이나 남편 가족이 대부분이다. 가전제품의 현란함은 아쉽게도 이런 불평등을 완화하는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총선이 끝난 지 며칠 되지 않은 국회의 여성국회의원의 수를 세어보는 것이 유의미한 통계에 더 가까운 방식일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뭘 개발하다가는 자연훼손이 문제가 아니라 인류가 공멸하게 생겼다.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인류 전반에 일정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생각이 든 일이 근래에 있었다. 80% 가량의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답한 점이다. 나는 그렇게 높은 수치를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환경문제에 관한 한 상처와 불신이 깊었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지극한 반성과 더불어 그새 강고해진 선입견을 버리는 기쁜 노력을 해야 했다. 그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것과 개발이 관련되는 첫 단계는 흔히 원인으로 지목되는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 단계라기보다는 근본적으로 지층에 묻힌 화석연료 - 탄소저장물 -를 땅 위로 캐내는 일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내가 멈추었다고 해서, 내가 알지 못한다고 해서 노력하는 이들 모두가 그러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비록 인류가 직면한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셀 수 없이 수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노력해 온 세상이다. 풍부하고 유용한 통찰력이 가득하지만 만만치 않은 이 책의 재평가가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반가운 귀환이다. 마리아 미스, 반다나 시바, <에코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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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gir 2020-04-19 2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서평 잘 읽었습니다 :)

다락방 2020-04-20 0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멋진 서평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을 얼마 후에 읽을 예정인데, 책을 읽기 전에 이 서평을 만난 것이 책 읽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제가 운이 좋았네요.
:)
 
꽝 없는 뽑기 기계 - 2020 비룡소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난 책읽기가 좋아
곽유진 지음, 차상미 그림 / 비룡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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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싫어하는 아이가 어디 있을까. 고기 싫어하는 우리집 쪼꼬맹이도 유일하게 좋아하는 고깃집이 뽑기 기계가 있는 곳이다. 그곳에 가자면 가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이다. 


그렇다고 그 집 뽑기 상품이 대단하게 멋진 것은 아니고 결국 먹지 않는 사탕들만 잔뜩 나오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언제나 눈을 반짝이며 동전 주세요~를 공손히 부탁한다.


학교 문구점 뽑기 역시 어른들 눈으로 보자면 아주 조악한 장난감이 대부분이지만, 진지하게 쪼그리고 앉아 기다리는 아이들의 기대가 반짝이고도 귀엽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을 보고 코로나로 학교도 못 가고 친구들도 선생님도 못 만나는 아이에게 선물하면 좋겠다 싶었다. 더구나 꽝이 없다니 얼마나 신나는 이야기일까!


그런데... 아이가 "뽑기가 좀 이상하네"라고 쓱 읽고 내려 둔 책이 궁금해 내가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 8살 꼬맹이가 이해하기엔 너무나 슬프고 아픈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어찌나 마음이 아픈지 한 겹씩 숨은 이야기가 들려올 땐 눈물이 솟구쳤다.


자식이 있는 부모의 할 일 중 하나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자식이 홀로설 수 있을 때까지 살아있어주는거라 믿는 나로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늘 불안하고 두려운 점이 그것인 나로서는, 한 순간 마음이 무너지고 울음이 나왔다. 불시에 어린 자식들을 두고 떠난 부모도 그렇게 남겨진 것만이 아니라 자신을 탓하며 말을 못하게 된 아이도... 이런 상황을 슬프지 않게 표현할 방법은 없다. 더구나 어제는 4월 16일, 아직도 관련 기사만 봐도 눈물이 절로 흐르는 날이었다.


작가님이 참 대단한 점이 이런 상황 속에서 마치 마법처럼 아이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장치를 만들어 이야기를 건네시는 점이다. 울면서도 진심으로 존경스럽다고 생각하고 또 감사했다. 


특히 떠난 부모가 미칠 듯이 그리운 부재의 순간, 엄마, 아빠의 칫솔이 없는 장면은... 작가님의 섬세한 장치에 감탄하면서도 그 느낌이 너무나 생생하고 일상적이라서 마음에 충격이 올 정도로 절감했다.


다행히 동화 속에서는 이런 위로와 치유가 있지만, 실제로 혼자 남겨진 아이들은 또 어떻게 오늘을 살아가나, 그런 생각이 가득해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마음이 무겁다. 아이를 낳고 문득 든 그런 생각으로 작은 후원을 하고는 있지만, 이럴 때 내게도 마법의 지팡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를 건네줄 수 있는.


아이들책이 아이들만 읽는 책이 아니란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비룡소의 이 책이 왜 대상을 받았는지 그 이유를 듣지 않아도 다 알 것같다.


좋은 책, 감동적인 책, 어쩌면 누군가의 생각과 일상을 바꿀 지도 모르는 책의 출간에 감사드린다. 부디 아이들도 어른들도 조금 덜 아프고 덜 외로운 날들이 더 많아지길 흘린 눈물만큼의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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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영어의 정석
김병용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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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학습에 관한 서적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목적에 따라 수험서와 실용서와 학술서 등으로 그 종류도 갖가지일 것이다. 문제는 당면한 특정한 목적을 위한 단기 학습이 아니라 어학으로서 혹은 일상 언어로서 학습하려는 이들에게는 그 복잡하고 다양한 저서들 중에서 무엇을 얼마나 익혀야 원하는 수준에 이를 수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가 요원하다는 것이다. 권위 있는 문화원이나 어학원에서 배우는 일이 가장 편한 방법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역시 시험과 자격증에 수업 내용이 맞춰져 있게 마련이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곳에 가서 일정 기간 이상 살아 보는 것이다. 그 방법이 간단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나는 철저히 유학에 맞춰서 영국문화원에서 수강을 했고 몇 해를 영국에서 지냈으나 전공과 관련된 영어와 학계에서 사용하는 언어에만 익숙하고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나 일상 영어는 거의 모르는 상태로 지냈다. 물론 의사소통이 어학에만 한정된 행위가 아니라서 “내가 공부하러 와 있는 것만이 아니라 여기서 살고 있구나”라는 깨달음(?)이 들자 비로소 다른 종류의 인간관계와 일상적인 대화에도 관심이 생기게 되고 대화의 폭이 넓어졌다. 그렇다고 농담에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영어가 가장 익숙한 외국어이고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도 하기 때문에 ‘발음만은, 문법만은, 독해만은, 쓰기만은 제대로 할 줄 안다’고 생각하기가 쉬울 것이다. 단지 내 경험일 뿐이지만, 나도 내가 영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가 한국 교육 과정에서 전무하거나 누락된 하지만 아주 기초적이고 중요한 사실들을 뒤늦게 배우면서 배신감(?)과 낭패감을 동시에 느낀 적이 여러 번 있다.

 

<생활영어>라는 제목과는 달리 분량이 많고 그 내용 또한 비례해서 묵직하고 진지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기억들 - 어쩌면 다른 분들은 다 알고 나만 몰랐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 이 다시 떠올랐다. 모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언어 역시 개인차가 결국엔 가장 큰 결과의 차이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어학준비를 하면서 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던 이유는 성격 탓이 크다. 잘 안 들려도 당황하기는커녕 “어차피 난 한국어도 처음 만난 사람, 목소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 말은 잘 안 들리니까.” 혹은 “세상엔 무수한 말투가 있으니까” 이런 식……. 너무 게으르고 무덤덤했던가 싶지만.

 

그 와중에도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안 들리는 말은 할 수가 없고 한국어로 모르는 단어와 주제는 외국어로도 모른다는 것. 그러니 컨텐츠가 없으면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내게 식품영양학에 대해 한국어로 10분간 이야기하라고 하면 한국어로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자기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하면 좋냐고 가끔 묻는 어머니들에게 여러 번 말씀을 드렸다. “아이가 한국어 단어를 100개밖에 모르면 영어 단어도 그 이상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의 방대한 내용을 골고루 발췌하는 것이 어려워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소개해본다. 나는 재밌게 비교하며 배웠고 저자도 마침 시작부터 소개하는 내용이다.

 

한글은 우리가 이미 사용하는 ‘말’에 맞추어 만든 글자이기 때문에 모든 ‘말소리’를 글로 표현할 수가 있다. 그리고 자음과 모음의 개수가 정확하다.

 

그에 비해 ‘영어’는 라틴어로부터 시작해서 ‘로마문자’로 정리된 것을 빌려서 사용하는 문자 - 알파벳 -이기 때문에 발화자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말소리와 일치하는 문자가 아니다. 따라서 소리의 개수가 불일치하고 영어 자음과 모음의 개수는 정해진 것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영어 모음은 A, E, I, O, U라고 배운다. 그리고 그 때문에 갈수록 끝없이 영어가 헷갈리기 시작한다. 저자 역시 ‘인정하기 싫겠지만 영어 모음은 A E I O U가 절대 아니다. 이들 다섯 글자는 영어 모음 글자일 뿐이고 영어 모음의 개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지적한다. 정리된 저자의 예를 직접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알파벳 'A'만 해도 8가지 모음을 표현한다.

 

1. [ɑ] : garage[gə'rɑ:dƷ], father['fɑ:ðə(r)] → '아'와 비슷한 소리


2. [æ] : Canada['kænədə], apple[ǽpl] → '애'소리


3. [ei] : maple['meɪpl], ace[eɪs] → '에이'소리


4. [e] : fare[fer], air[er] → '에'소리 '어'는 [r]발음을 하면서 나는 소리


5. [ɔ] : ball [bɔ:l], hall[hɔ:l] → '아'와 '오'가 합쳐진 소리


6. [ɪ] : garbage ['gɑ:rbɪdƷ] , surface ['sə:rfɪs] → 짧은 '이' 소리


7. [ə]: banana[bə'nӕnə], again[ə'geɪn] → '어'소리


8. [ ] : hospital['hɑ:spɪtl], mental['mentl] → 묵음(소리가 나지 않음)


이러니 소리와 글자가 일치하는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인들은 음성언어와 문자언어의 불일치를 배우기는 하지만 혼동이 없을 수가 없다. 어찌 보면 가성비가 좋다고 볼 수도 있으나 다르게 보면 이토록 무규칙에 - 적어도 학습자 입장에서는 - 낭비가 심한 언어도 없다.

 

게다가 음성언어는 같은 단어라고 하더라도 앞뒤에 오는 단어나 화자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소리 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자나 신호 등으로 음성언어를 100% 완벽하게 표현할 수가 없다. 또한 문자 언어는 음성언어만큼 유연하지 않아 이 둘에는 많은 차이가 있게 마련이다.

 

물론 모국어라면 음성언어를 먼저 배우고 문자를 배우니 문자를 모른다 하더라도 말을 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외국어는 문자를 먼저 배우고 그 문자들을 통해 음성언어 읽는 법을 배우는데 문자와 소리가 다른, 매우 다른, 자주 다른 영어의 알파벳은 거의 시작부터 헷갈리기 시작한다. ‘ㄱ’에 ‘ㅏ’면 ‘가’이고, 이런 규칙이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발성법을 정확히 가르쳐주고 어이가 말을 배우듯 청각 수업을 먼저 하는 시간과 노력이 부족한 경우, A, E, I, O, U가 모음이라는 지식을 기억하는 한 발음이 될 리가 없고 따라서 회화가 될 리도 없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영국 영어에는 단모음 11개와 이중 모음 5개 도합 16개의 모음이 있다.

 

단모음: /i: ɪ, ɛ, æ, ɑ:, ɔ:, u: ʊ, ʌ, ɚ, ə/ (11개)


이중모음: /aɪ, eɪ, oɪ, aʊ, oʊ/ (5개) 총 16 개

 

영어 모음은 국어와 마찬가지로 단독으로 발음할 수 있다.


단모음과 이중모음으로 나누어진다.


단모음은 다시 길게 발음하는 긴모음과 짧게 발음하는 잛은 모음으로 구분되다.


긴모음: /i:, a:, u:, aw/ (4개)


짧은 모음: /i, e, ae, u, uo, ur, eo/ (7개)


영국 영어의 자음은 미국과 같고 모음만이 다르다. 단모음에서는 /ɒ/ 한 개가 추가되고, 미국 영어의 /ɛ/를 /e/로, /ɚ/를 /ɜ:/로 발음하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영국 영어의 단모음은 12개이다.

 

이중모음은 미국 영어의 이중모음 5개에서 /ɪə, eə, ʊə/ 3개가 추가된다. 그래서 영국 영어의 이중모음은 8개가 된다.

 

결과적으로 영국 영어의 모음 개수는 단모음 12개와 이중모음 8개를 합쳐 총 20개이다.

 

단모음: /i: ɪ, e, æ, ɑ:, ɔ:, u: ʊ, ʌ, ɜ:, ə, ɒ/ (12개)


이중모음: /aɪ, eɪ, oɪ, aʊ, oʊ, ɪə, eə, ʊə/ (8개) 총 20 개

 

한국은 미국영어(?) - 어느 지역인지 제대로 특정 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사실 의미 없는 구분이지만, 어쨌든 - 를 미국인처럼 하는 것이 학습 목표처럼 통용되는데, 세상에는 그냥 수많은 영어들이 있다. 유학할 당시 동기들 25명의 국적은 17개였다. 2주일 정도 우리는 누구도 누구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물론 미국인과 영국인도 사용하는 단어가 다르고 같은 단어의 뜻이 다를 때도 있고 표현도 달라서 자기들끼리도 열심히 물어서 소통을 위한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 학회에 가기 위해 이용한 기차 안에서 안내방송이 나왔다. 동행한 네 명은 영국인, 이탈리아인, 스웨덴인, 한국인이었는데 아무도 방송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만약 무슨 사고가 난 거라면 우리는 큰 일 난거라고 잠시 두려웠다. 그러니 혹여 한국인만 영어를 못하네 하는 헛소문 때문에 절대 좌절하지 마시라, 여러 해 많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비교해본 결과 한국인들은 아주 고급스럽고 문법도 잘 맞는 교양 있는 영어를 사용한다.

 

문법은 인지주의 학습이론에 따라,


학습방법은 모국어 익히는 과정을 모델링해서,


인공지능과 언어심리학 학습이론을 참고하여 구성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모두 다 잘 모르지만 게으르게 한번 쭉 통독하는 것만으로도 끄덕끄덕하며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시험과 자격증에 더 이상 도전할 걱정은 안 하는 나이가 되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총괄적이고 포괄적으로 언어를 열심히 설명하는 이 책이 친절한 이야기책처럼 잘 읽혔습니다.


다른 독자분들에게도 무언가 유익하고 재밌는 경험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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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론 - 우리 활 바르게 쏘는 법
장언식 지음, 안대영 옮김, 이윤치 해설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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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넷플릭스 한국드라마 ‘킹덤2’를 보고 인터뷰 내용을 찾아보다가, 사료에 충실히 따르자면 다들 활을 들고 좀비와 싸웠어야 했으나, 화면에 담기에는 칼을 휘두르는 편이 그림이 좋아서 그렇게 설정했다는 내용을 들었다. 물론 우리 민족도 칼을 허리에 차기는 했으나 활쏘기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고 칼을 허리 뒤로 돌려 매달았다는 것, 그러니 그동안 우리가 늘 보아왔던 칼 차기는 일본 사무라이식이라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자는 알지만 화면을 위해서 소품을 달리했다니 이해할만하고 다행이다. 하지만 나는 문득 광화문 광장에서 짝퉁 논란을 온 몸에 맞으며 서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떠올랐다. 뜬금없이 왼손잡이가 된, 그나마 쥐고 있는 칼이 일본도, 입고 있는 갑옷은 중국갑옷, 얼굴 모습은 표준영정과 다른 조각가 본인의 얼굴, 눕혀져 있는 독전고. 고증 능력이 못 미쳤다면 더 조사하고 노력하면 될 일이나 이렇게까지 참담할 만큼 엉터리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싶다.


 

다시 활로 돌아와서...... 다른 동물들보다 현저히 체력이 야간 인간이 사냥감을 잡기 위해서는 가능한 멀리 떨어져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 다음 확실히 겨냥 가능한 활이 생각할수록 내게는 가장 그럴 듯한 무기였을 듯하다. 창이나 칼은 그야말로 육박전이라 체력과 체격을 어지간히 키우지 않고서야, 혹은 비슷한 인간끼리의 전투가 아니고서야 생존을 위한 사냥에는 위험이 크고 별 쓸모도 없었을 듯하다.


 

열심히 고증 자료를 찾아본 것은 아니라 대부분 주워들고 생각한 내 짐작일 뿐이지만, 어쩌면 활은 그렇게 가장 먼저 ‘기술’로 발전하고 학습되고 확산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 사시사철 전쟁 중이 아니라면 평시에는 체력과 정신력을 단련하는 ‘무예’로 철학과 가치가 덧붙여지고 그 역시 중요하게 학습되어 전승되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경험이 없고 아마 한국에서 초중고 학내 활동으로 지정해서 ‘활쏘기’를 무예로 가르치는 곳도 없지 싶다. 뜻밖에 나는 일본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친구를 통해, 중학교에 궁예부가 있어 아이가 등록했다는 소식을 몇 해 전 들었다. 올림픽 양궁처럼 점수내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통복장을 하고 다 같이 과녁 앞에 서서 잡념을 없애고 정신을 집중하는 훈련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전통무예로서 전설로만 들어오던 이야기가 일본에서 현실이 되어 있는 기분이 들었다.


 

예비역으로서 사격에 꽤나 자신감을 보이는 제부 덕분에 우리 가족은 사격 체험을 해보았고, 그러다 우연히 활쏘기 체험, 양궁 체험, 국궁 체험까지 해보았다. 크게 재미가 없었던 사격은 제외하고, ^^ 활쏘기 체험은 해보신 분들은 그 기분을 아시겠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정말 재미있고 중독을 불러일으키는 종목이었다. 한강 활쏘기 체험으로 시작해서 문화센터 활쏘기 체험, 무려 활쏘기 증강현실 체험도 했다. 국궁은 온 가족이 좌절감만 체험했기에 다시 도전할 지는 의문이지만, 양궁은 배울 기회가 있다면 정식 등록을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코로나가 일상을 모두 강제하기 전 <전쟁기념관> 1층에서 예전 활들을 구경하고 체험한 것이 마지막 활쏘기의 추억이 되었다.


 

물론 사적 체험은 이 책에서 알리고자 하는 ‘무예’로서의 활쏘기와는 거리가 멀지만, 익숙하지 않은 전통을 부활시키는 가장 영리한 방법은 재미있게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활쏘기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여러 해 전 영화 <최종병기 활>도 뒤늦게 가족이 모여 보았다. 아이들은 예전 사람들은 활을 정말 잘 쏘았다고 감탄했지만 음...... 배우들의 노고는 차치하고 액션들이 심하게 낯설다.


 

어쨌든 우리 민족이 활을 잘 쏘았고, 전투에서 활을 중요한 무기로 활용하여 전과를 거두었고, 그에 관한 이야기들도 전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고구려를 세운 고주몽, 살수대첩의 을지문덕 장군, 당태종을 물리친 양만춘 장군, 거란을 물리친 고려의 강감찬 장군, 왜적을 물리친 조선의 이순신 장군 등은 물론이고 일제의 침략에 맞선 항일 의병장과 의병들 까지. 그리고 임금들 역시 활쏘기를 평소에 단련의 수단으로 익혔다고 한다.


 

이쯤 되면 활쏘기는 단순한 무기 취급에서 더 나아가 정신과 마음가짐을 담기 마련이었을 터이다. 그리고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하고 깊이 있게 이야기해 주는 것이 이 책 <정사론> - 올바르게 활을 쏘는 법을 논함 - 이다. 조선시대 조정에서는 매년 대사례를 하고, 각 고을에서는 향사례를 했다고 하니, 이는 연 중 큰 행사이며 이를 준비하기위해 거의 매일 단련을 한다는 말이기도 하니, 그야말로 국민스포츠와 축제였을 듯하다.


 

더 나아가 활 속에 담긴 이치, 철학, 수련법 등의 내용이 풍부해서 단지 활 쏘는 체험이 즐거운 우리 가족과 같은 분들만이 아니라 민족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일 것이다. 한 가지, 미리 마음을 다 잡아야 할 것은 원저자 장언식 장군이 원전 한문과, 유학 경전과 역사서를 풍부하게 인용하고 계시니, 번역하고 주해하신 내용이 친절하고 섬세하지만 논문에 준하는 진지함은 독자가 잘 감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치 전설처럼 전해진 이랬다더라 저랬다더라하는 단절된 우리 역사의 한 분야의 파편들을 튼튼한 한 줄로 엮어준 것 같은 이 책을 읽게 되어 정신사가 단정해진 좋은 기분이 든다.


 

“천하를 다스리는 도는 과녁을 쏘아 이를 밝히는 것이며 이를 이어받아 쓰는 것이다.”


“治天下之道(치천하지도)는 曰(왈) 侯而明之(후이명지)하며 承之庸之(승지용지)”


서경


 


“천하에 위엄을 세우는 도는 나무를 구부려 활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화살을 만드는 것으로 한다.”


“威天下之道(위천하지도)는 曰(왈) 弦木爲弧(현목위호)하고 剡木爲矢(염목위시)”


주역


 

드디어 오늘, 2020년 4월 15일 대한민국총선투표일입니다. 사전 투표한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오늘 결정을 굳히고 투표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자주 실감하고 행사할 수 있는 일이 드문지라 더욱 떨리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늘 투표 때마다 많이 떨리고 조금은 서글프고 그렇습니다. 



투표하러 가시는 길, 하시는 동안, 오시는 길 모두 안전하고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의 4년만이 아니라 어쩌면 더 오랜 미래를 결정할 지도 모르는, 우리 모두가 직접 행동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투표를 포기하지 마시고 할 수 있으신 분들은 기운 내셔서 잘 다녀와 주시길 응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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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윅 클럽 여행기 ㅣ 찰스 디킨스 선집
찰스 디킨스 지음, 허진 옮김 / 시공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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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킨스 다른 작품을 읽고 아름답지만 슬픈 문학의 느낌으로 기억해서, 혼자 읽기엔 힘들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는데, 분량이 많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잘 읽힙니다. 예스러운 원작의 표현에도 얼른 익숙해졌으면 좋겠네요. 초역본 출간이 반갑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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