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컨피던스 - 세계적인 뇌과학자가 밝힌 성공의 비밀
이안 로버트슨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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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존감과 자신감은 서로 다르지만 깊이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자신감은 자존감을 높여주지만, 자존감이 반드시 자신감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자신감confidence가 아니라 뉴new 컨피던스*이니 같고도 다르거나 새로운 개념 정의부터 차근차근 구성되지 않을까 읽기 전에 생각했다. 읽는 중이지만 정의, 형성 방식, 활용 방식, 작용 방식... 세분화되었으면서도 부드럽게 잘 이어진다.

 

* 원제> How Confidence Works: The new science of self-belief

 

“개인을 중시하는 자아나 집단을 중시하는 자아는 기억에도 편향을 가져온다.”

 

“‘우리’를 중시하는 집단 구성원은 ‘나’를 중시하는 개인보다 자아를 높여야 할 필요를 덜 느끼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도 더 현실적이다.”

 

신경심리학자이자 뇌과학자인 이안 로버트슨이 언급하는 항우울제로서의 자신감의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뇌의 보상 체계에서 내뿜은 활동파, 화학 메신저인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 행동하게 만드는 동력, 통제 가능하다는 감각은 다종다양한 외압에 대한 심리적 완충 장치이다. ‘실패’ 혹은 ‘패배’로 한껏 우울하니 실패를 포용하는 법, 방해하는 사람유형도 흥미롭다.

 

더불어 학습법, 역효과, 자신감이 무려 경제와 정치에 작용하는 법, 연마법과 효용 등에 대해서도 담담한 서술자의 태도로 자세하게 다룬다. 일독이 어렵지 않겠다.

 

! 무척 재미있었던 문제

 

질문>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두 개 고르시오. (내가 고른 방식에 대한 해석에 놀랐다.)

 

기차/버스/기찻길

판다/바나나/원숭이

샴푸/컨디셔너/머리카락

의자/쿠션/테이블

지갑/핸드백/지폐


 

2

 

일독으로 전체 구성을 보고 나니 제목이자 주제어인 ‘자신감’으로 다시 돌아가서 좀 더 찬찬히 생각하고 정리해두는 것으로 배움과 기억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자신감은 결과 기대와 효능 기대로 구분할 수 있다. 

📜 결과 기대란 ‘외부 세계’에 관한 것이며 ‘실현’ 가능을 믿는 것이다. 

📜 효능 기대란 ‘자신’이 ‘실행’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 자신감의 범주는 실행과 실현, 가능과 불가능이 결합하는 네 가지 방식으로 정해진다.

 

각각의 상황을 느끼는 감정과 인간의 뇌의 활동 패턴이 다르다고 하니, 이 책을 통해 인지하기 전에 이미 내 뇌는 이 범주에 따라 활동하고 있었나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든다. 자신감이란 단어가 하나의 개념이 아닌 범주로 분석되는 방식의 설명은 처음이다.

 

“자존감이 과거에 대한 회상이라면 자신감은 당신을 미래로 쏘아 보낸다. (...) 자존감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을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느냐를 말해줄 뿐, 나중에 무엇을 얼마나 잘 해낼지에 대한 예측은 아니다. 그 예측이 바로 자신감이다.”

 

근래에는 무력감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외부에서 내게 직접적으로 가하는 힘이 없음에도 막 지난 순간과 지금 이 순간의 나는 왜 엔진이 갑자기 멈춘 것처럼 막막해지는지. 위의 결과 기대를 차치하고 내게 효능 기대란 게 있다면 다른 행동을 하게 될까.

 

가장 친밀한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효과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가스라이팅은 상대를 교묘하게 조정하고 길들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만들고 결국엔 사고마저 장악해버린다. 마치 완전범죄처럼 피해자가 피해사실과 가해자를 인지하게 못하게 되는 것이다.

 

통제력이란 단어가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는 무척 제한적이지만, 무력감이란 곧 자신이 스스로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는 뜻일까 두렵다. 차라리 오랜 고민을 하는 것이라면 괜찮겠지만 손쉬운 방법을 찾아 자신을 내어주고 타인의 말과 판단에 휩쓸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모든 행동은 결정적이고 중요하다. 우리는 생각보다 말보다 행동으로 우리는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 일회용을 계속 사용하는 나는 어떤 말과 글로도 환경감수성을 변명할 수 없다. 시간을 내어 만나러 가지 않는다면 상대에 대한 애정은 크지 않은 것이다. 


📜 자신감은 행동하게 만든다.

 

“새로운 ‘감정’을 느껴 행동하기보다 새로운 ‘행동’으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더 쉽다.”

 

생활환경을 정리하고 일상의 루틴을 만들어 지키고 바른 습관을 들이는 일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모두가 다 엉망진창이 되거나 망가지지 않게 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그 변화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 자신감의 항불안 효과와 기분 상승효과는 그와 같은 저항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불안이 커지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일독으로 문해량이 많지 않지만 거듭 읽어보면 나아질 것이란 자신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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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3-29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에 인용해주신 문제 넘 흥미로운데요^^ 나열된 세 단어 중 두개 연결인가요? ^^ 저는 세개 모두 다 연결되는 거 같아보이는데...ㅋ

poiesis 2022-04-02 18:28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짝을 짓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른데 그 기준을 살펴보면 자신의 사유방식을 알 수 있는 무척 흥미로운 문제였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직업 - 단절된 꿈을 글로 잇는 삶 ㅣ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유성은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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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당선작 원고 제목이 <인테그랄>이다. 당연히(?) 나는 적분부터 떠오른다. 수상 작가의 에세이집 제목은 혹... ‘나를 적분하는 직업’일까... 하는 생각에 즐겁기도 했다. 곧 정신을 차리고 ‘나를 완성하는 직업’ 정도로 다듬긴 했다. 출간된 제목은 더 신나는 ‘나를 찾아가는...’ 이다.

 

“나는 길을 걸으며 잠시도 꺼놓을 수 없는 엄마의 삶과 인간으로서 이루고 싶은 꿈의 비례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인테그랄’이 등장한 것만으로 기분이 좋고 애정이 치솟은 독자의 호감이 미리 포진하긴 했지만, 받아든 책은... 얼마나 오래 관찰했으면 이렇게 정직하고 정확하고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느낌이 무한대를 향했다.

 

진한 감정은 모두 정화시키고 결곡하게 다듬어진 문장들을 만난다. 나는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도 읽다가 문득 대책 없이 크게 웃어서 작가에게 죄송하기도 했고 독자로서 나의 뇌기능에 무슨 문제가 있나 싶기도 했다. 취향 발견의 발작적 기쁨...?

 

“사랑이라는 추상명사는 결혼이라는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출산이라는 가시적인 결과를 가져다주었다.”

 

사랑이 제도화되어 물적 행위로 변모하는, 추상이 가시화되는 과정이 한 문장에... 말끔한 방정식 풀이 과정처럼 정리되었다.

 

“우리의 결혼 생활 그래프는 이제 무한정 넓어지지도, 소멸되지도 않는 적절한 평행선을 그리며 안정적인 면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늘 집합문제 풀이로 자신의 연애를 설명하던 친구가 생각난다. 난 그래프쪽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걸 이번에 깨달았다.

 

“아니, 엄마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 지난번에 네가 유치원의 꽃을 딴 행동은 ‘잘못된 행동’일지도 모르지만 남이 딴 꽃을 던지고 밟는 건 확실히 ‘나쁜 행동’이야.”

 

저자의 개념분석과는 다를 수 있지만 덕분에 오래 전 재밌는 토론 장면이 떠올랐다. ‘잘못’이란 실수를 포함한 어리석은 행동blunder이고, ‘나쁜’이란 결과적으로 해를 끼치는harmful 행위라는 것. 반갑고 즐거운 문장이다.

 

“나는 어떤 꿈은 나이가 들면 더 선명해지기도 하고 더 간절해지기도 한다고 이야기해주었다.”

 

나는... 나이 들수록 ‘세계평화와 환경보전’이 더 선명하고 간절해지는 바람이 될지 몰랐다. 미인대회 수상소감으로 희화화되던 것인데. 아찔한 디스토피아가 떠오를 때마다 일상을 이어가는 모든 결기가 꺾인다.

 

“내가 한 작업은 창작이라기보다 일상 속에 숨겨진 '단서'를 내 언어로 옮겨 적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불어불문학 전공이고 실존 연구를 내내 한다고 했는데, 내게 저자는 자연과학전공자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자연과학은 내 감각기관을 통해 관찰한sensing 정보들을 수학언어로 옮겨 분석하고 법칙을 찾아내는 일이다.

 

첫 책이라는데, 한 권을 웃을 때 빼곤 엉덩이도 안 떼고 다 읽었는데도 전혀 피곤하지 않다. 군더더기라곤 없는 편안한 글이 정신에 아무런 부담을 주지 않는 느낌이다. 문학이란 신비롭고 강렬한 존재다. 어제까지 전혀 모르던 이의 삶과 글이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나는 내가 그냥 평범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이, 특별히 뛰어난 재능이 없다는 것이 두려웠다. 대단한 사람이어야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기댈 곳 없던 내 삶을 글로 표현할 때 나는 처음으로 내 삶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했다.”

 

감상은 부족하고 필사만 많은 독서이다. 워낙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다. 다음 책은 언제쯤이나... 출간된 줄 몰랐던 윤성은 작가의 책이 열권쯤 있으면 좋겠다.

 

! 손글씨에 심장이 세차게 뛰었습니다. 단단하고 단호하고 힘차게 전해주신 희망을 무조건 믿으려합니다.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희망도 내내 인테그랄integral하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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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3-2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분이 영어로.....인테그럴....이었던 건가요? 적분도 못하는데, 심지어 명칭도 제대로 몰랐네요 poiesis 님 리뷰 읽다 첨 알고 갑니다 ㅋㅋ학교 헛 다녔어요

poiesis 2022-04-02 18:29   좋아요 1 | URL
괜찮습니다~ 검색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정보인걸요~^^ 이분 남편이 수학자...ㅎㅎㅎ
 
룰 북 - 게임 비즈니스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요스트 판 드뢰넌 지음, 김석현 옮김 / 북스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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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퍼즐과 게임을 아주 많이 좋아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운 건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지요. 간단한 게임 만들기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계속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조금 원리를 알고 나서 특정방향에 0.3초 정도 저만 아는 힌트 떴다 사라지는 프로그램도 짜곤 했으니까요. 전공했으면 사기꾼 되었을 지도?

 

직접 만들 수 있는 건 아주 간단한 것들뿐이니 30대까지도 남들이 만든 게임을 아주 즐겼습니다. 유학 중에도 <문명> 출시 날을 고대하기도 했지요. <스타크래프트> 는 다 늙어서 유행 다 지나 배워서 다행이지 일찍 배웠음 학교 작파했을 지도?

 

내게는 재밌는 게임 역사서로 읽힌 이 책은, ‘게임 비즈니스’에 관한 책입니다. 게임을 안 해도, 어려워해도, 몰라도, 혹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투자 종목 분야로 읽어도 좋을 정보들이 있습니다. 브랜드명은 아주 익숙하지만 다 알진 못하는 애플, MS, 넥플릭스 등의 여러 면모를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니 <룰북>은 게임 규정집을 의미하고 원제인 One Up은 보너스 생명 하나 더! 원래 뜻은 ‘게임 상대보다 한 수 앞서다’라고 합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게임 연구와 게임 산업에서 평생 사는 사람입니다. 게임 경영서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이 최고 수준일 듯. 데이터 전문가라서인지 데이터들이 충분히 제시됩니다.



쉬운 책은 아닌데 재밌게 읽은 것은 독자로서의 내 관심사가 얕고 가볍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투자나 창업을 계획 중이라면 무척 복잡한 여러 생각들이 많아지고 무게감이 훌쩍 늘어날 듯합니다. 주어진 프로젝트를 하면 되는 직업이라 내겐 날카로운 전망 분석과 예측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퇴행인지 복고인지 트렌드인지 모를 기이한 현상은 눈에 띕니다.

 

새로운 것, 더 재밌는 것,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것을 창작해내기가 극한으로 어려워진 환경임에는 분명하고, 기존의 선택지들이 적지 않으니 구매자들은 분산됩니다. 어느 분야나 비슷한 형편이라 산업계는 체험단이라는 형식으로 소비자와 함께 상품을 만들고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도, 산업 환경도, 일상도 쉼 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이 산업에 활용되는 주기도 짧아지니, 엄청난 속도의 변화 혹은 진화가 생산자 소비자 나눌 것도 없이 이뤄지는 듯도 합니다. 게임 산업은 꽤 잘 하고 있고 위상도 많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확실히 해악적인 이미지보다는 서비스로 자리 잡더니, 미디어로 변신을 해서 정체를(?) 알아보기 어려워졌고 아마 지금도 새로운 모델로 변화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계속 방점을 두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과 그 혁신입니다.

 

“게임사들의 전략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게임 제작뿐 아니라 게임 비즈니스에도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자체가 중요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창업 관련 책을 읽었는데 그런 전쟁터가 없었습니다. 성공확률도 극히 희박한데 그토록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체온은 같은데 가용 에너지는 왜 그리 다를까요. 게임 산업도 마찬가지겠지요. 콘텐츠 개발부터 전속력으로 달리기!


제가 어린 시절에는 문방구 오락기계 앞이나 오락실엔 아이들만 복작거렸습니다. 그러다 방송중계를 하고 전용채널이 있는 것 보고 1차 격세지감, 지금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게이머, 게임 개발자, 게임 산업 투자자라는 거대한 카테고리가 글로벌하게 구축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르는 단어들도 표현들도 분야의 면면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읽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게임 휴가... 문득 이런 생각도 둥실 떠오릅니다. 역시 저는 성공 투자자가 되긴 어렵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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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에는 ㅣ 사계절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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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매체에서 자동차에 사는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작업했다고 합니다. 차가 이동수단이 아닌 주거공간이 되는 이유는 다를 수 있습니다. 판데믹에도 자유로운 여행과 숙박을 위한 낭만적인 차박을 위해서일 수도 있고, 이 책의 가족처럼 유일한 거처이자 이동수단일 수도 있지요.

 

오래 전 리어카에 박스 줍는 할머니와 반려견의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이 났습니다. 최고급 사료를 먹고 안락한 주거환경과 돌봄을 받는 개보다 덜 행복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공깃밥을 서로 나누어 먹는데, 늘 함께 하고 야단도 매도 맞는 법 없이 항상 서로 가까이에서 의지하고 살아갑니다.

 

가난과 가족이라는 소재로 저자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눈물과 괴로움과 어려움만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더 안전하고 조금 더 편안한 환경은 마련되어야하지요. 제가 가난의 미학 따위를 긍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두 사람을 오래 보았습니다. 사려 깊고 책임감 강한 두 사람을.



한 번의 실패로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을 방법은 불가능한 걸까요. 성인이 질 책임을 지는 동안 아이들은 보호받고 계속 배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책 속 아빠의 얼굴에 눈물이 늘 흐르고 있고 비가 온 날만이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 하지 못하는 여유로운 시간입니다. 아이는 하루 종일 혼자입니다.

 

“다음 달에는 작은 방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주거가... 투기가 아니라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사회안전망 안에 들어올 수는 없을까요. 아빠가 아프지 않아서, 일할 수 있어서, 봉고차가 있어서, 울면서 버틸 수 있어서... 다행이고, 아들이 아프지 않아서, 도서관이 있어서, 기다릴 줄 알아서... 슬픕니다.

 

노골적으로 차별하거나 불편해서 안 보려드는 가난 속으로 들어가 수많은 희망을 만들어내는 김중미 작가님의 인터뷰 기사가 있어 일부 인용하고 전문 링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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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지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공부방의 아이들, 사회에서 가난을 대하는 태도에서요.

 

김중미 : "우선 저희 아이들이 처한 환경이 바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주 배경 가정의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노동 현장에서 임금 차별을 받지 않게 된다면 가정의 소득이 늘어나면 가정이 좀 더 안정되겠죠. 이주민을 향한 차별과 폭력이 문제가 된다면 법으로 이들을 보호할 방법을 만들 것이고, 이주민의 삶이 훨씬 안전할 거예요. 이런 게 아이들에게도 분명 좋은 영향을 줄 테고요. 또 우리나라는 연령차별도 심하잖아요. 최저임금도 간신히 받는 청소년 노동, 청년 노동과도 연관이 있죠. 노인 노동도요. 조손가정은 좀 더 경제적으로 안정될 거예요. 주로 서비스직의 비정규직에 있는 엄마들의 노동도 보호받을 수 있겠죠. 그럼 삶의 질이 달라지고요. 최저임금이 조금만 올라도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시락 하나를 먹더라도 조금 더 나은 걸 먹을 수 있죠. OTT에 하나쯤 가입해 다른 아이들이 다 본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도 있겠죠.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사소한 부분에서도 기회를 보장받고,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좀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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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건강 매뉴얼 - 내 몸의 힘을 지키는 여성 건강 바이블
제니퍼 건터 지음, 조은아 옮김, 윤정원 기획 / 글항아리사이언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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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도 건강교육도 의학교육도 이 책으로 하면 좋겠다. 원제에는 bible이란 단어가 있고 번역서에는 매뉴얼이란 단어가 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한 권 집에 두면 아주 오래 배우고 참고할만한 순수(?) 의학 정보들이 가득하고, 불안할 때 사기 당하지 않고 침착하게 찾을 수 있는 의학적 조언들도 가득하다.

 

카더라, 미신, 거짓, 상업광고용 과장 등등 삶에 널린 여성의학과 관련된 여러 똥들을 잘 피해 살 수 있는 35년 경력의 의사가 전하는 조언들이다. 설명은 쉽고, 그림은 풍부하다. 사진이 없는 점도 마음에 든다. 특히 꼭 알아두기 팁은 꼭 읽어서 가능한 기억해 두길 바란다.

 

- 담배처럼 백해무익한 질 세정제

- 내다 버려야할 - 구매사용하지 말아야할 - 질 세정제와 탈취제품들

- 질 건강과 방광염 예방을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타당한 근거가 없다.

- 기타 등등 나열과 소개가 불가능.


 

일독 후 드는 생각에 적어도 일단 세 가지 정도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불필요한 걱정에 덜 시달리게 되는 것, 쓸데없고 근거 없는 참견을 그만 두게 할 수 있는 것, 가짜 정보에 휘둘리지 않는 것. 거듭 언급하지만 35년 경력의 의사가 알려주는 일상적인 관리, 의학적 조언, 치료법도 있다.

 

읽다보면 여성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 지킬 힘은 아는 것에서 나온다는 믿음도. 필요한 상식 정도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관심을 가졌어야 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던 부분도 보인다.

 

자료는 방대하나 아주 쉽고 직접적인 단어들만 사용해서 혼란은 최대한 예방하였다. 든든하고 신뢰할 만한 책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한 안도이다. 기획과 출판에 감사한다. 어쩌면 출판과 관련된 모든 분들도 궁금하거나 문제가 생겨 불안할 때 인터넷 정보는 찾는 일에 그동안 많이 지치셨는지도 모르겠다.

 

몸에 대한 지식을 총망라한 책이고 소개하고 싶은 내용은 500페이지 거의 모든 분량이다. 멈칫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이나, 편견과 기존의학의 잘못된 지식을 예민하고 영리하게 비웃는 저자의 글을 재밌게 따라 읽으며 되니 무척 권하고 싶다.

 

“출산 시에 면도, 관장, 살균제를 이용한 외음 및 질 세정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지는 관습.”

“건강을 위한 음식은 없고, 최선은 25그램의 섬유질을 섭취하는 정도.”

“속옷은 체내에 있는 질의 pH를 바꿀 수 없다. 꽉 끼는 옷이 외음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들은, 이러한 옷들이 세균 군집 형성이나 pH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수한 여성 세정제가 필요할까? 필요 없다.”

“콘돔은 질 내 유익균 보호에 매우 효과적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해균의 먹이가 되어 더 많은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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