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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 북 - 게임 비즈니스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요스트 판 드뢰넌 지음, 김석현 옮김 / 북스톤 / 2022년 3월
평점 :
퍼즐과 게임을 아주 많이 좋아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운 건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지요. 간단한 게임 만들기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계속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조금 원리를 알고 나서 특정방향에 0.3초 정도 저만 아는 힌트 떴다 사라지는 프로그램도 짜곤 했으니까요. 전공했으면 사기꾼 되었을 지도?
직접 만들 수 있는 건 아주 간단한 것들뿐이니 30대까지도 남들이 만든 게임을 아주 즐겼습니다. 유학 중에도 <문명> 출시 날을 고대하기도 했지요. <스타크래프트> 는 다 늙어서 유행 다 지나 배워서 다행이지 일찍 배웠음 학교 작파했을 지도?
내게는 재밌는 게임 역사서로 읽힌 이 책은, ‘게임 비즈니스’에 관한 책입니다. 게임을 안 해도, 어려워해도, 몰라도, 혹 투자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투자 종목 분야로 읽어도 좋을 정보들이 있습니다. 브랜드명은 아주 익숙하지만 다 알진 못하는 애플, MS, 넥플릭스 등의 여러 면모를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니 <룰북>은 게임 규정집을 의미하고 원제인 One Up은 보너스 생명 하나 더! 원래 뜻은 ‘게임 상대보다 한 수 앞서다’라고 합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게임 연구와 게임 산업에서 평생 사는 사람입니다. 게임 경영서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이 최고 수준일 듯. 데이터 전문가라서인지 데이터들이 충분히 제시됩니다.
쉬운 책은 아닌데 재밌게 읽은 것은 독자로서의 내 관심사가 얕고 가볍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투자나 창업을 계획 중이라면 무척 복잡한 여러 생각들이 많아지고 무게감이 훌쩍 늘어날 듯합니다. 주어진 프로젝트를 하면 되는 직업이라 내겐 날카로운 전망 분석과 예측 능력은 없습니다. 다만 퇴행인지 복고인지 트렌드인지 모를 기이한 현상은 눈에 띕니다.
새로운 것, 더 재밌는 것,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것을 창작해내기가 극한으로 어려워진 환경임에는 분명하고, 기존의 선택지들이 적지 않으니 구매자들은 분산됩니다. 어느 분야나 비슷한 형편이라 산업계는 체험단이라는 형식으로 소비자와 함께 상품을 만들고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도, 산업 환경도, 일상도 쉼 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기술이 산업에 활용되는 주기도 짧아지니, 엄청난 속도의 변화 혹은 진화가 생산자 소비자 나눌 것도 없이 이뤄지는 듯도 합니다. 게임 산업은 꽤 잘 하고 있고 위상도 많이 올라갔다고 합니다.
확실히 해악적인 이미지보다는 서비스로 자리 잡더니, 미디어로 변신을 해서 정체를(?) 알아보기 어려워졌고 아마 지금도 새로운 모델로 변화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계속 방점을 두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과 그 혁신입니다.
“게임사들의 전략은 저마다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게임 제작뿐 아니라 게임 비즈니스에도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자체가 중요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창업 관련 책을 읽었는데 그런 전쟁터가 없었습니다. 성공확률도 극히 희박한데 그토록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체온은 같은데 가용 에너지는 왜 그리 다를까요. 게임 산업도 마찬가지겠지요. 콘텐츠 개발부터 전속력으로 달리기!
제가 어린 시절에는 문방구 오락기계 앞이나 오락실엔 아이들만 복작거렸습니다. 그러다 방송중계를 하고 전용채널이 있는 것 보고 1차 격세지감, 지금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게이머, 게임 개발자, 게임 산업 투자자라는 거대한 카테고리가 글로벌하게 구축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모르는 단어들도 표현들도 분야의 면면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재밌게 읽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게임 휴가... 문득 이런 생각도 둥실 떠오릅니다. 역시 저는 성공 투자자가 되긴 어렵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