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투자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최준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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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명한 투자를 하고 있는가. 몇 가지 이유에서 그러하다. 이상한 자문자답이지만 정리하다보니 생전 처음 정리해본다는 생각에 놀란다. 자신만만하게 현명하다고 한 이유는...

 

손익률을 열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없는 투자를 한다. 그것도 투자라 할 수 있는가 하는 건... 다른 문제이지만. 일희일비가 없다. 대신 생산적! 선방! 이런 짜릿함은 없다. 어차피 가치투자 형식의 응원 투자이다. 사회적 기업이나 ESG관련 종목이다.

 

그러니 일반적으로 매수보다 매도가 더 어렵다는 어려움도 반대로 겪는다. 무엇을 매수할 것인가만 고민한다. 그러다 목표한 적 없는 수익에 다다르면 깜짝 놀라긴 한다. 세상 맘 편한 투자(?)지만 마이너스가 심한 종목도 있다. 정신 차리고 일괄 매도하라는 충고도 받는다.

 

내가 결국에 우상향 할 거라고 믿는 것은 소액 투자한 원금이 아깝다기보다 기업의 가치, 상품의 가치가 아까운 경우가 많다. 가치와 철학과 상품 개발은 초기에 얼마든지 자신의 뜻을 따를 수도 있지만... 상품이기 때문에 초기 경쟁력이 없으면 끝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끔 간절하게 바라기도 한다. 쓰다 보니 종목만 다를 뿐 간절한 것 별 차이가 없나 싶기도 하다.

 

훨씬 더 이전에는 거주지가 아닌 여러 곳에 부동산이 있었다. 대학원생일 때도 땅을 샀다. 환경단체에서 여기 섬, 저기 시골에 정부가 주민 동의 없이 송전탑 세우고 쓰레기장 만들고 등등의 못된 짓을 한다고 한 명이 한 평의 땅을 사서 소유권 행사하는 걸로 막아보자고 했다. 그렇게 전국 각지에 내 땅들이 한 평씩 늘어나던 시기도 있었다.

 

간혹 친절한 누군가가 잘 공부해서 수익률 노리는 투자 종목에 도전해보라고 하는데... 나는 선후배가 며칠씩 고스톱을 가르쳐줘도 못 배우던 사람이다. 치고 빠지고 돌리고 등등 하여간 판을 못 읽는다.

 

금융 투자하는 지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코스피가 휘청이고, 금리, 물가, 변동성에 놀라고, 라면과 상관없는 회사 주식이 왜 라면 값 인상에 반응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내가 모르는 촘촘한 연관성을 상상해보는 것으로 지친다. 어떻게 그걸 다 실시간으로 이해하고 예측하고 따라갈까.

 

소위 전문가들도 맹렬히 애쓰다 울고 나가는 게 코스피 시장이다. 고로 나는 꾸준히 내 방식의 금융투자를 이어가다 혹은 늘려가다 내가 응원하는 사회적 기업들과 덜 유해한 상품들로 인한 주가 상승으로 소득세를 많이 낼 기회가 오면 많이 기쁠 것이다.

 

이 책은 순서대로 일독하고 이해하는 책이 아니다. 분량도 내용도 대단하다. 오래 두고 필요한 내용을 정독해보고 참고하고 진지하게 배울 수도 있는 책이다. 투자는 하지만 내용은 모르던 금융투자에 대해 처음으로 읽고 배우며 덕분에 여러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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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리스너 1
쥬드 프라이데이 지음 / 므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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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하고 내 일상의 투덜거림이 대부분인 책소개와 만화 일부를 올렸더니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굿리스너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지... 고민과 질문들을 만났다. 나도 궁금하고 고민스러운 질문들과 접점들을 이루는 지라 상당히 고민스럽다.

 

내용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말씀 드릴 수 있으나 작품을 망치는 데 일조하게 될 것 같아 곤란하다. 유독 지금이 그런 것인지 늘 그랬는데 기억상실인지... 근래에 만나는 작품들은 결말에 엄청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물을 어릴 적부터 좋아했고 읽은 분량이 적은 것도 아니다. 물론 예상하고 있다 즐기는 그런 반전이 아니라 여러 엉뚱한 짐작을 하다가... 강도가 아주 센 강렬한, 솔직한, 거침없는, 자비 없는, 다큐처럼 현실 소환적인 결말에 놀라고 만다.

 

문학에 대해 기대한 바가 유치해서인지, 원래 없던 촉, 감각, 눈치가 더 없어진 것인지, 독하게 고통, 괴로움, 어두움, 잔혹함, 실상을 정면으로 보자는 작가분들 작품만 골라 읽는 것인지... 하여간 그렇다.

 

수채화처럼 정감 가는 표지와 캐릭터와 잔잔한 화법을 따라가다 급변하는 이야기 전개에 설마, 설마 하다가 진짜, 결국! 이렇게 된다는 정도의 스포만 하련다. 그렇다고 겁주는 게 주 목적인 작품이 아니라는 우려도 덧붙인다. 작품을 읽어 보셔요...

 

완독 후 가장 흥미롭고 뜻밖에 의심스러운(?) 인물은 주인공 쥬드이다. 설정은 차기작으로 고민하는 인기 없는 만화가라는데... 선배가 빌려준 고민 상담소 사무실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태도가... 대처하는 방식이... ‘신’급이다.

 

모르는 사람이 찾아와서 고민을 풀어놓는데 자기 할 일 하면서 적절히 질문을 던지며 다 듣는다...? 사연이 소소한 일상의 갈등이 아님에도...? 그들과 마지막 만남 후 보내는 모습도 더 이상 차분할 수가 없다. 태연하고 의연하고... 초월적이다. 굿리스너란 호칭이 부족한 느낌.

 

사연은 4개, 모두 재밌고 제가 가장 크게 놀란 것은 첫 번째 사연입니다. 상실과 슬픔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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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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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장보다가 오랜 친구의 별세 소식을 들었던 나는 마트에서 울었다는 제목에 내용을 모른 채로도 상처가 벌어지는 듯했다. 프리뷰어나 가제본은 읽지 않겠다는 다짐은 이번에도 깨지고 두렵지만 얼른 알고 싶었다. 지난 주 퇴근길에 허기진 속으로 읽었는데 여러 달갑지 않은 일들에 지쳐 글을 남길 여력이 없었다.

 

지극히 사소한 실패에 상당히 좌절하는 성격이다. 저자의 이력과 작품의 배경을 조금 알고 난 뒤 H마트의 H가 한인인가 했다가... (그럼 K 마트였겠지...) ‘한아름’의 H라는 것에 조용히 좌절했다.

 

정말 미국인인가 싶게 어쨌든 한국인인 나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음식과 정서를 묘사하는 맛있는 글이다. 분량 상 간신히 맛만 보았다. 얼른 마저 읽어야 해서 주문을 하고 가만 생각해보니 내겐 울 수 있는 장소는 없고 시간만 있다.

 

울면서도 마트 안 사람들의 사연을 다 짐작하듯 관찰한 사람이라 참 흥미롭고, 같은 문화권에 살며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해도 부모님 속을 잘 헤아리기 어려운데 미국청소년답게(?) 살면서도 음식에 담긴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저렇게 잘 알아봤을까 부럽기도 하다.

 

저자가 끝없이 소환하는 한국음식 종류들과 간식들을 읽으며 나는 한국에 살면서도 이보다 더 못 먹고 살았나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 기억력 탓일 터- 억울하기도 하고, 엄마를 좋아해서 엄마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하며 날마다 병원에서 밤을 지새운 일에 대해서도 묘연한 부끄러움을 느낀다.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이란 문장이 구체적인 현실과 실존인물이 되어 책에 담긴 것 같다. 정서적으로 잠겨 볼까 했던 내 야망과 계획은 다 사라지고, 자꾸만 앞 장으로 돌아가서 한국음식과 간식 이름만 줄줄 적고 있다. 이런 필사는 처음이다.

 

몽환적인 슈게이징 스타일 음악이 무엇인지 몰라서, 1집 제목이 <저승사자Psychopomp>라서 음악을 찾아듣게 될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눈물도 사랑도 기쁨도 즐거움도 그리움도 슬픔도 부당한 분노도 남김없이 숨김없이 펼치는 문장들을 읽다 보니 음악이 궁금해졌다.

 

언젠가의 한국 공연 소식을 상상해본다. 티켓을 책에 끼워 넣고서 설레며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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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레모사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8
김초엽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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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레모사>는 크리스마스선물처럼 2021년 12월 25일에 출간되었다. 김초엽 작가는 글 쓰는 AI인가 싶게 신작들 소식이 계속 들리던 신나는 해였다. 뜻을 알 수 없는 제목에도 신나지 않은 연말연시에도 경애하는 작가의 아쉬운 분량의 작품은 서로에게 선물하기 참 좋았던 책이다. 그런데 내용이...!

 

뿌연 우울함을 가뿐한 회복과 힐링이 아닌 무거운 어둠으로 덧발라버린 충격적인 결말이다. 코로나 블루를 잔잔히 앓던 나와 지인들은 일종의 충격요법을 경험한 것 같았다. 푸른 하늘과 다채로운 꽃이 배경인 표지의 의미는 짐작한 바와 달랐다. 다 읽고 표지를 보자 저자가 펼친 깊은 어둠이 다시 번졌다.

 

유독물질이 유출되어 폐허가 된 땅 ‘므레모사’에 사람들이 방문하기 시작했다. 다크 투어리즘 형식의 여행이다. 신청한 이들 중에서 당첨된 이들만 참여가 가능하다. 읽고 얼마간 얘기를 나누고 말았는데, ‘체르노빌’의 역사를 가진 나라에 전쟁이 침공이 이어지는 현실에 기막혀하다 저자의 질문이 생각났다. “왜 재난을 그토록 재현하면서 반복하려 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게 중요한 거잖아요.”(71) 그럴까... 존재가 우연이고 삶이 농담이라면, 노력이 힘도 실력도 되지 못한다면 왜 애써야 하는지 이유를 잊게 만드는 결과들이 빈번한 현실이라며,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설득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죽으면 모든 가능성이 무화된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살아 있다는 건, 곧 움직이는 거야. 왜 ‘생동한다’는 표현을 쓰겠어?” (90) 눈도 뜨기 싫고 움직이기도 싫은 주말을 보냈다. 내내 그럴 수는 없는 입장이라 최소한의 할 일을 위한 신경과 체력을 두고는 다 닫아버린 상태로 살아있었다. 움직이지 않으니 손발이 얼어붙는 듯했다. 피가 돌다 마는 기분. 코로나, 한국의 대선, 우크라이나의 폭격과 죽음의 한편에서의 출산과 탄생...

 

죽음과 괴이한 소문, 공포소설의 단골소재인 절망의 장소인 므레모사를 보는 외부인의 시선은 각자의 목적과 욕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연구 목적인 대학생, 히트 기사를 위해 온 신입 기자, 유튜브 콘텐츠 자료 수집을 하려는 채널 운영자, 이들은 타인의 불행의 크기를 가늠해서 자신의 실패와 비극의 무게를 덜어내려는 생각도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오늘은 기대에 못 미치지 않던가요?”(59) 외부인인 내가 현실의 비극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다를 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내 선택의 범위 안에 있던 무수한 순간들에 대한 변명으로, 실패에 따른 우울함을 외부의 비극에 견주어 위무해보려는 이기적인 인간의 인지과정에 다름 아닌 행동을 늘 한다. 자기합리화 프로세싱은 거침없는 속도로 이루어지고 막지 못한 침공처럼 내 의지로 미리 저지할 수 있었던 적이 없었다.

 

타인의 비극은 아직은 내가 안전하다는 무자비한 위안이다. 그래서 마음이 놓여 과장된 감정으로 울 수 있는 것이다. 유안을 위한다는 한나의 말들은 귀를 막고 싶은 폭력으로 느껴졌다. 그 입 다물라, 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격려와 용기를 주는 가스라이팅이라는 게 가능한 것이구나, 그렇게 무자비한 태도로 보였다. “상실을 딛고 일어서 나아가는 것, 우리 인간이 지닌 최고의 능력을 봐”(89)


 

유안이 가장 고통스러워한 것은 오른쪽 허벅지 아래에 달린 신경 의족이 전하는 격렬한 통증이었을까, 그 통증을 전하고자 얘기할 때조차 ‘회복’만을 얘기하는 한나의 견고한 시선이었을까, 자신의 통증에 대해 얘기하지 않게, 못하게 되어버려 홀로 남은 자신이었을까,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이었을까.

 

내 존재를 신체를 실격, 결핍, 부족이라고 규정하고 극복, 회복, 건강, 완치, 성공, 최고가 아니면 ‘옳지 않다고’ ‘노력해야할 상태’라고 하는 인식을 마주한다는 건 숨 막히는 일이다. 지금의 너를 부정해야 한다는 인식을 마주한 유안은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까. 타인과 세상의 기준에 맞춰 통증과 비명을 홀로 삼키며 기준의 근사치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인가.

 

죽을 듯해 죽고 싶은 고통 속에서 신음을 삼키는 이들에게 명랑하고 발랄한 응원과 격려와 희망의 말들은 한없이 가볍고 무용하다. 나는 유안의 선택을 지지한다. 실은 너무 무서워서... 단단한 얼굴로 나를 보는 유안의 어둠과 마주한 듯 몸이 떨렸다. 눈을 감고 의족과 분리된 순간의 안도감을 힘껏 상상해보았다.

 

다시 뜨고 싶지 않은 눈이 떠지는 위로는, 힘이 되는 것은 고통을 괴로움을 안다는 말, 나도 그러했다... 그러하다는 동감과 공감의 대화이다. 그게 없다면 판단도 평가도 없는... 친밀함도 기대도 사라진 장소만이 구원일 밖에. “오늘은 피를 흘려도 상관없어 (...) 눈에 안 보이면 그만이지.”(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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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코의 사적인 안주 교실 - 술이 술술, 안주가 술술
나카가와 히데코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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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데코 선생의 요리교실은 워낙에 대기인원이 길어서 나처럼 인내심이 적고 비관적인 이가 오래 도전할 자리가 아니었다.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나라도 한 번 들어가면 절대 안 나오고 계속 참여하게 해 달라 조르고 졸랐을 듯하다.

 

아쉬운 점을 위무하듯 편안하고 유용하고 아름답고 추억을 생생하게 불러와 주기고 하는 책들을 출간해 주셔서 소식을 들을 때마다 행복하고 기뻤다. 작년에는 <아버지의 레시피> 속 요리들에 침을 삼키며 여러 추억의 음식들을 흉내 내 보기도 했다. 하이라이스 정말 최고!

 

이번엔 안주교실이다. 안 그래도 길어지는 집콕과 사라진 사교모임으로 혼술의 기회와 양만 늘고 있는 시절이다. 안주 욕심이 많지 않다고 말해왔는데, 그 이유 중 큰 것은 안주 만들다 지치는 게 싫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와인 한두 잔, 위스키나 코냑 한 잔 마시는데, 지쳐서 편안해보자고 하는데 지치는 다른 일거리를 만들기 싫기 때문이기도 했다.

 

히데코 선생님 팬들은 내 주위에도 많아서 지인들이 이런저런 입소문을 보내왔다. 신나는 요리책이라고! 그건 의심한 적도 없다.

 

그리고 펼쳐 본 책속에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딱 내가 원하는 필요한 간단한 지치지 않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 맛있을 요리들, 안주들이 있었다.

 

가능한 육류를 피하고픈 내게 반가운 재료들이 감사하고, 정갈한 모습에 더 기쁘게 나른해질 수도 있을 것같다.

 

빨리 해 먹고 싶은 기분 이외에 다른 건 없는 깨끗한 머리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선생님 안주 없이 혼술하시네요!^^

 

매번 참 행복하고 그리워지는, 그리고 힘이 되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어쩌면 요리란... 요리가 바로 그런 것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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