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질문법 -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신뢰와 협력의 소통 전략 ㅣ 리더 시리즈
에드거 H. 샤인.피터 샤인 지음, 노승영 옮김 / 심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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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을 정확히 한다는 것은 중요한 능력이고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굳이 따져보자면 ‘정확한 질문’을 하는 일이 좀 더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질문을 만든다는 것은 종합적인 능력과 판단으로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에서 질문은 그 조직과 업무 담당의 수준이다.
 
- 무엇을 물을 것인가
- 언제 물을 것인가
- 어떻게 물을 것인가
 
이 책의 제목은 조직 내의 소통과 리더십에 대한 가장 중요한 요소 질문inquiry이며, 겸손하다는 표현이 한편 낯설어서 궁금증을 유발한다. 단어에서 연상되는 것 이외의 진지하고 깊이 있는 내용을 알고자 반갑게 읽었다.
 
조직, 리더십, 소통을 다루는 책답게 궁금할 법한 내용이 문장이 아니라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 낭비 없는 정보 전달은 여러 책을 가능한 많이 읽고 정보를 종합하는 나와 같은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방식이다.
 
! 겸손한 질문
 
“겸손한 질문은 상대방의 발언을 끌어내고, 자신이 답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묻고, 상대방을 향한 호기심과 관심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는 기술이다.”
 
: 역시 질문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런 기능을 하는 능력을 갖추는 일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겸손한 질문은 (...) 자신의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경청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며 관계 맺기 과정에서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는 것을 아우르는 총체적 태도다.”
 
: 기술로서도 태도로서도 ‘총체적인’ 일종의 자격이 필요한 일이 질문하기다. 질문을 받기도 하고 하기도 한 경험으로도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정의’에는 무척 공감한다.
 
“자신이 알지 못하거나 혼자 힘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대안이 여러 개라 혼란스러울 때, 문제 자체가 아주 복잡할 때, 상반되는 견해나 제안이 강할 때, 혹은 문제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들 때 가장 효율적인 방식은 질문을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것이라 믿는다. 최초의 원인, 혹은 중심 의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면 파생된 문제들이 풀리는 경우도 분명 있다.
 
“개인 간 소통과 관계 맺기란 언제나 복잡하고 상호적인 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계 맺기의 목표는 자신의 은밀한 자아를 더 많이 드러냄으로써 서로의 맹점을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
 
: 단언이나 평가를 전제한 제안이나 태도는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 상대가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들고 그런 방식의 제언은 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때일 때도 있다.
 
번역서라서 영어 원문의 뉘앙스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질문을 통해 자신이 정말 궁금한 것, 모르는 것,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 질문 주체를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그런 태도와 분위기에 편안함을 느껴 동일한 방식을 취한다면 그제야 서로의 맹점이 확실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상황과 상대가 달라 매번 새롭게 세팅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조직 생활이고 인간관계이지만, 기술과 태도에 있어 활용 범위가 넓은 기준이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잘 읽히고 솔직한 조언들이 도움이 되는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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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참다 - 코로나 시대 우리 일
김종진 외 지음,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외 기획 / 후마니타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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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쓸쓸한 노동에 대하여> 식당에서의 일

 
생활 세계가 줄어드는 것만큼 생각의 폭도 줄어드는지, 불안한 것과 성가신 것들 생각에 다른 사람들 어떻게 사는 지에 대한 생각도 오래 멈추었다. 그저 서로가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는 존재로 살아주기만 바랐던 것도 같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이 선택사항이었던 사람은 식당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굶지는 않는다. 하지만 식당에서 노동하는 이들은 식당에 오는 사람이 없어지면 굶게 된다.
 
간단한 사실이고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에 관해 뭉뚱그린 걱정은 했지만 그래도 몰랐던 것 같다. 이 책의 인터뷰를 보고서야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구체적인 사람으로 형태를 띤다.
 
고용계약서 안 쓰는구나...
실업급여 못 받는구나...
판데믹이라는 재난에도 그로 인한 피해를 증명할 방법이 없구나...
근로기준법은 여전히 일상이 아니구나...
 
전국이 통제 관리되고 있는 듯 보였던 것은 착각이었구나...
코로나19 교육도, 발열 체크고 손소독도 말조차 들은 적 없는 사람들도 있구나...
최저임금도 아주 쉽게 지켜지지 않는구나...
 
몇 해 전 시사 잡지에서 내 식탁 위의 거의 모든 식재료에 이주 노동자의 노동이 있다는 글을 읽고 무척 놀랐다. 땀만 배어 있으면 좋겠지만 온갖 차별과 폭력과 혐오와 불법과 상해와 심지어 죽음까지 관련이 있었다. 먹고 사는 일이 왜 이래야 하는지 황망했다.
 
그러니까... 그런 현실은 내가 그 글의 잊어가는 속도에 아무 상관없이 계속되고 있었다. 판데믹으로 멈추자 비로소 그들의 노동력이 가시화된 사실이... 해도 티가 안 나지만 안하면 엉망이 되는 가사노동 같아서... 계산도 안 되는 가려지고 숨겨진 노동과 닮아서 쓰리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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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배쌤의 점프 과제 끝판왕 - 내 아이 스스로 공부하기
이영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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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초등 교사가 저자인 수학교육상을 받은 책이다. 마침 5학년이 된 가족이 있어 만나보았다. 지난 2년간 학교를 다닌 것도 안 다닌 것도 아닌 어쩡정한 상태가 이어졌다.

 

교과서 진도를 걱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속감을 느끼고 협동학습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사고와 문제 풀이 훈련을 해보는 것은 두뇌훈련이 중요하다. 루틴이 망가지면 인지 활동이 방해받는다.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다 싶었는데 반에 확진자가 생기고 본인도 확진되어 방에 격리된 상태로 지내는 중이다. 격리 전에 혼자서 9시가 되도록 수학문제를 풀고, 간혹 모르는 문제를 묻고 했던 터라 막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단절이 일어난 것은 더 안타깝다.

 

이 책은 교과서 문제 풀이를 돕거나, 수학 과제 중심의 책은 아니다. 읽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방식의 수학적 접근은 나보고 하라면 어렵겠다는 생각도 했다. 혼자 조용히 문제 풀이를 하는 방식에 익숙한 기성세대라서 그렇다.

 

-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 역시 한 가지가 아니라 두 가지인 경우도 있다

-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라 협동해서 해결하고 그 과정을 설명한다

-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과제로 만들어 친구와 공유한다

- 수학역할극 대본도 만든다

- 수학일기도 쓴다

 

아무리 봐도 나는 배운 기억이 없는데 깨끗하게 잊었는지도 모르겠다. 실생활과 관련된 그림을 보고 대응하는 관계를 찾아 관계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단어를 기호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초등 5학년 과정은 이미 산술이 아닌 수학의 영역이라는 실감이 난다.

 

그리고 점프 과제인 고양이 그림... 대응 관계와 식과 기호... 나는 못 찾겠네...

 

5학년 1학기에 해당하는 내용을 읽고 아이에게 책을 전했다. 일독 후 감상도 궁금하고 고양이 그림 점프 과제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서 배워보고 싶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과정이 개편되는 악명이 높은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현직 교사인 친구는 방학 때 개편 내용 관련 연수를 받느라 맘 편히 쉬거나 즐긴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

 

상당히 오랜 기간 교과 과정에서 멀어졌다 다시 살펴 본 교육 내용은 상당한 변화가 있어 보인다. 입시라는 시험 제도가 있는 한, 상대 평가를 하는 한, 수험생들의 고통과 낭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지만, 이 모든 변화가 많은 분들의 고민의 결과로 개선된 것들이라 믿고 싶다.

 

초등 수학 시리즈 책을 출간한 저자라서, 이후에 데이터가 쌓이면 점프 과제 방식의 수학 학습 혹은 연습이 어떻게 다른 결과를 유도했는지 그런 분석이 발표되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교양은 정보가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이고, 수학 역시 문제풀이가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가 협동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질 미래에 그 시절을 살아갈 이들에게 도움이 될 방식의 교육 내용을 늘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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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 - 익숙한 세계에서 낯선 존재로 살아가기
김광기 지음 / 김영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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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작품을 우연히 읽고, 이방인과 소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오래 전에 생각해본 주제이지만 당시에는 논문만 읽고 토론만 한 기분이다. 그런 경험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구체적인 스토리와 일상이 없어 지금도 텍스트 정보로만 떠오른다.

 

개념 설명은 여러 개일 수 있으나, 내게 가장 포괄적이자 설득력이 있었던 것은, ‘소외’란 낯설지 않아야 하는 대상이나 환경에서 낯설게 느끼거나 낯선 존재로 취급 받는 것, 이란 정의이다. 주객전도로 거칠게 바꿔볼 수도 있겠다.

 

이 설명을 이해하고 현상을 보면 당혹스럽고 황당한 많은 것들이 왜 그런지 부분적으로 설명이 된다. 근현대를 살면서 인간은 주체에서 밀려나 자신이 상상하고 물질화시킨 많은 체제 속에서 객체, 대상, 소모되는 노동력으로 소외되어왔다. 정교하고 비싼 멍청함이라고 해야 하나.

 

한편, 인간은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낯선 환경에 데려다 놓는 선택을 한다. 여행이다. 이사도 유사하겠다. 따져보면 이는 특별하고 간헐적인 일이 아니다. 인간은 평생을 ‘이방인’이었다 토착민이 되는 과정을 반복해서 살아가고 있다.

 

태어날 때는 모두가 이방인, 처음 자신이 사는 동네에 나갔을 때도 이방인, 유치원이나 학교에 처음 갔을 때도 이방인...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역시 어떤 의미로는 낯선 세계에 진입하는 자발적으로 이방인이 되는 경험이다.

 

“수많은 가면을 썼다 벗으면서 사는 게 인간이고 그렇게 만든 게 세상이고 그것이 우리의 삶이다.”

 

모든 오늘이 처음 맞는 새 날이라 낯설지만, 요즘처럼 낯설어서 알고 싶지도 않은 시절을 사는 것은 처음인 듯 힘이 든다. 코로나 판데믹도, 21세기의 침공 전쟁도, 뭐 하나 달라진 것 없는 참상과 폭력과 유희적 살해도, 국가체로서 멀쩡할 것인지 염려되는 대한민국도.

 

여기저기 흠집이 생기고 금이 가다가, 열도 받고 압박도 받아, 결국엔 한쪽 유리창이 팍삭 깨진 듯 망가진 기분이 든다. 생명체는 파괴를 회피하거나 복원하거나 하는 특징이 기본인데, 그런 걸 하고 사는 지 잘 모르겠다. 귀찮음과 무기력이 대세다.

 

나이가 들어 좋은 점은 별로 없다. 열심히 찾아보자면, 젊을 적에는 상상력이 활발해서 실체보다 더 두려워했던 텍스트들이 술렁술렁 읽히고 이해가 된다는 점이랄까. 이 책에도 등장하는 푸코, 데리다, 라캉... 번역도 큰 몫을 했지만 문해력의 바탕이 될 삶의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지금은 그들의 어떤 문장들을 만나면, ‘살아보니 정말 그렇더라’하고 이해되기도 한다. 예전처럼 순수 이성과 지성이 벼린 날카롭고 깊고 선명한 학술적 주장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좋지만 초월이라 없는 세상살이가 한편 쓸쓸하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수학 언어에 익숙하다는 것이 나도 모를 사회적 안정망에 속하게 해주었다는 것도 배운다. 운이 좋았다. 우리 모두가 이방인이고, 제 자신도 때론 낯설고, 오래 알던 사람도 낯설고, 잘 안다고 생각한 사람도 모르겠고. 묘한 관계성이다.

 

- 그렇다면 이방인이 되어야할 이유가 있을까?

- 이방인이 되어야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까?

- 자연스러울 정도로 어떤 상황에 익숙해졌다는 것은 어떤 상태인가.

 

푸코의 주장처럼 위해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생각’ 품은 것만으로 인간은 상대를 모멸하고 배제하고 차별하고 언어적으로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고 살인을 저지른다. 그런 행위를 인지의 기본 단계부터 설명해 주어 덕분에 사유의 길을 걸어 보았다.

 

‘같은 사람’을 어떻게 저런 취급을 하는가, 는 의문은 바로 그 같은 점이 있는 존재라서 그럴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고찰을 배운다. 외계인을 차별하고 소외시키기란 아주 힘든 일일 것이다. 상대의 미묘한 차이를 표적화하여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건 늘 끔찍하다.

 

자신으로부터, 서로에게서 한순간 낯설어지는 모두가 당면하는 관계성과 사회적 우연성을 잘 인지하자. 우리 모두를 위해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하게 짜는 일에 좀 더 관심을 갖는 이방인이 되자. 그물을 넓히려는 찢고 도망가려는 이들은 대체로 부지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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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책 + 정규 9집)
루시드 폴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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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이 조용하다고 해서 세상이 그런 건 아니라는 걸... 문득 현실감 없이 풍경을 물끄러미 보는 시간이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서로를 때리거나 버리거나 죽이지 않지만, 전쟁 중인 곳에서는 매일 시신이 쌓이고 정전 중인 대한민국에서도 폭력과 살해는 멈추지 않는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함께 살던 동물 가족들을 때리거나 굶기거나 버리지 않지만, 전쟁 중인 곳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야생동물들도 죽어 나가고, 정전 중인 대한민국에선 불에 타 죽고 굶어 죽고 맞아 죽고 버림받고 혹은 보양식으로 잡아먹힌다.

 

오래 전 인간과 개들은 서로의 계산을 마쳤는지 모른다. 서로가 ‘생존’에 유리한 ‘쓸모’가 있어서 서로를 선택했는지 모른다.

 

지금은 반려견이 인간을 지켜준다거나 뭘 해준다기보다는 인간이 그들을 돌봐야할 형편으로 힘의 관계가 변했다. 오래 전 그 ‘쓸모’가 없어도 기꺼이 가족으로 사는 능력,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인간은 그만큼의 진화를 이뤘다.

 

마음을 다 주고 살아도 네가 하고픈 말을 다 알 수가 없어서 ‘네가 되어보는 꿈을, 버리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인간 루시드 폴이 음악과 사진을 담아 보현과 함께 하는 모습을 담은 책을 만들고, 인세 일부는 유기견을 위해 사용한다.

 

올 해 ‘세계 강아지의 날’에 도움 되는 일은 아무 것도 못했는데 선물만 받았다.

 

내게도 떠오르는 그리운 가족이 있어 가만히 한참 보았다.

 

오늘은...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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