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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결정한 행복 - 하버드 행복학 교수가 찾아낸 인생의 메커니즘
아서 C. 브룩스.오프라 윈프리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평점 :
적극적인 의미의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엇무엇이 부재한 상태가 행복인가, 하는 순간만 있습니다. 생명과 삶이 특이하고 고단한 상태라서 그럴까요. 즐겁고 행복하다는 얘기가 귀합니다.
세상에 노력으로 안 되는 일이 더 많지만, 스스로를 괴롭히는 버릇만은 다 같이 버리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사람이 아주 적은 한국사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 행복이 무엇일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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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명은 과학과 개념을 활용하여, 사랑과 행복의 연대 안에서 타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주변에서 찾아보니 쉽지 않았다. 간절히 바라지만 아무도 이루지 못한 소원 같다. 물론 작은 행복들을 만들어 나가며 자신과 삶을 잘 다독이는 이들은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지속성의 문제일까.
‘불행해지고 싶지 않다’는 점에서 나 역시 행복해지고 싶은 욕구를 가진 것은 확실하다. 행복해지기 위해 바꿔야 하는 것들을 전혀 실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건 가짜 욕구이거나, 실천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행이 저자가 우물쭈물 대는 상황을 잘 알고 세세히 짚어 주어서 출구 없는 함정에 갇힌 기분이 들지 않았다. 뭐가 문제인지 살펴보는 좋은 기회로 삼았다. 계획이라고 부르면서 망상 중인지, 도착 방법을 잘못 알고 있는지.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원하고 있다. 인생의 걸림돌을 모두 치워버리기 전에는 나아질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부로만 향하는 방식은 설득력이 별로 없는데, 다행히 저자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불행한 느낌’이라는 인류가 생존과 발전을 위해 진화시킨 감정의 필요성도 명확히 설명하고, 만성 스트레스와 불안이 만연한 현대 사회의 구조도 피하지 않는다.
“행복의 3대 영양소는 ‘즐거움’, ‘만족’, ‘목적의식’이다.”
즉, 저자가 제시하는 영양소들은 내 자신만의 느낌이나 충족을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덜 몰두하고, 바깥세상을 더 넓게 관찰하고 타인을 돌보는 초점의 변화가, 한 개인의 ‘안녕감’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오래 전 내 할머니가 해주신 조언과 같으니, 지혜란 동서고금 관통하는 면이 있고, 예나 지금이나 나는 어리석을 뿐인가 싶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그로써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각자의 행복을 이루는 구성요소들은 모두 다를 거라고 막연히 짐작했는데, 저자는 굵직한 기둥 네 가지 - 가족, 우정, 일, 믿음 - 을 제시한다. 하나에 한 챕터를 배정하여 상세히 설명하고 가이드 한다.
“행복을 이루는 네 가지 기둥은 바로 가족, 우정, 일, 믿음이다.”
살아간다는 것, 변화를 바란다는 것,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방법을 찾아본다는 것, 그 외에도 수많은 애씀은 저자의 말처럼 “사랑의 행위”일 것이다. 사랑이 없다면 이 고단한 일들을 할 이유가 없다. 동력도 없다. 그 사랑이 자신을 향하든 타인이든 변화든 무엇이든.
“당신이 배운 것을 가르치는 것은, 당신 곁의 모든 사람을 향하는 흘러넘치는 사랑의 행위다.”
행복이 궁금해서 읽다가 사랑에 대해서 배운다. ‘사랑은 행동’이라고 늘 생각했는데, 저자는 “사랑은 의지와 규율의 행위인 헌신”이라고 한다. 훨씬 더 체계적이다. 연습과 실천이 없이 할 수 있는 건 없다. 즉, “실천할수록 나아진다.”
그리고 “사랑이 습관이 되면, 나머지는 저절로 제자리를 찾는다.” 온 힘을 다해 믿고 싶은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