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 캐드펠 수사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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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걸고 맹세하건대 그분의 유골을 옮기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나는 반대할 것이며, 여러분에게도 똑같이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선언합니다.”

 

여름휴가에 신간 장르소설을 읽는 일은 평생 즐거울 것이다. 흐려도 맑아도 힘든 올 해 여름은 캐드펠 시리즈 다섯 권이다. 영국에서 드라마화되었다고 해서 찾아보니 주인공도 배경도 익숙한데, 기억이 안 난다. 나이 들어 좋은 점 중 하나다. 영상도 책도 처음처럼 즐길 수 있다.




 

어쨌든 원작 소설은 처음이라서 무척 설레며 첫 장을 펼쳤다. 영국의 고전 추리문학의 오랜 팬이라서, 클래식할수록 아릿한 향수가 인다. 사건의 시작과 빠른 전개가 아닌, 세밀화 같은 묘사로 시작하는 작품이 상상력의 고리를 푼다. 20세기와 21세기에 거쳐 살았던 영국의 중세모습이 짙은 마을 같다.

 

캐드펠 수사는 표류하던 배가 마침내 고요한 항구에 정박하듯 만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수도원 생활을 시작했다.”




 

아서왕 이야기의 배경으로 문학으로 만나던 웨일즈의 풍경과 주민들이 낯설어서 몹시 흥미롭다. ‘웨일즈 자유민의 성격과, “모든 인간관계가 토지에 기반하던 시대, 토지 소유와 삶에 대한 먼 나라 사람들의 생각을 흥미롭게 배우며 점점 더 배경과 스토리에 빠져 든다.

 

수사가 주인공이고, 사건의 발단이 성녀의 유골이며, 가치와 주장의 근거가 나도 배웠던 어린 시절의 개념들이라서, 고전철학을 읽듯 삶과 죽음, 책임과 의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범인이 나로선 뜻밖의 인물이라서 어떤 의미로 그 과감성에 놀랐고, 작가가 인간의 어떤 성격에 대해 어떤 위험을 경고하는지를 흥미롭게 느꼈다. 웨일즈 사람들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무척 즐거웠고, 사건에만 집중하기보다, 삶과 사람에 대해 거듭 사유하는 방식의 작품이 근사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고, 또한 죽은 사람이 말을 한다는 것을, 때로는 그 소리가 우레와도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 첫 권을 읽었고, 아직 4권이 더 남아있다. 21권이라고 하니 기다리는 재미와 즐거움이 길어서 좋다. 한 권이 드라마 한 시리즈는 너끈할 풍성한 스토리와 캐릭터들이다. 읽게 되어 여름이 잠시 반가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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