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갈 땐, 주기율표 - 일상과 주기율표의 찰떡 케미스트리 주기율표 이야기
곽재식 지음 / 초사흘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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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지진 소식을 들었다여러 해 전 이사 간 친구생각부터 제주와 관련된 여러 기억들이 스쳐간다올 해도 나는 못 가고 감귤만 올라왔다.

 

이 책에는 제주와 관련된 원소가 등장하는데그 덕분에 책 속 제주 이야기와 풍경에 한참 머물 수 있어 좋았다과학대중서를 재미있게 잘 쓰시는 곽재식 작가의 반가운 책이다.

 

학창시절 물리화학을 선택하고 대학에서 잠시 화학 부전공을 할까 고민했던화학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독자로서 무척 재밌는 내용들이라 잠시 현실의 고민을 잊어서 좋았다.

 

세상은 우주는 어째서 이런 원소로 구성되었고인간은 어째서 DNA로 번식할까제주에서 일상으로역사로우주로인간으로... 긴 여행을 하듯 읽을 수 있는 책이다.


 

1. 수소 H

 

우주의 역사를 비유할 때 원금과 이자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은 처음이다곽재식 작가의 웃음 포인트라고 혼자 오해해본다그리고 인간의 미뢰에 수소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재밌고 놀랍고 즐거웠다덕분에 앞으로의 와인은 130-140억 년 전 대폭발로 생겨난 수소 원자를 나눠가진 동료로서 만나고 맛볼 것이다.

 

2. 리튬 Li

 

건전지나 배터리 원료가 아니라 리튬이 1960년 대 이후로 조울증 약으로 처방되었다니. 2019년 전 대법원장 재판 과정에서 약물 검증할 때도 언급되었다니!

 

3. 붕산 B

 

곽재식 작가도 베이킹을 한다니 조금 기쁘다물론 화학실험이라 생각하고 즐기는 것은 아닌가 의심한다그나저나 모래를 고온에 구워 녹여서 만드는 것이 유리라베이킹 할 정도의 열은 견디리라 생각했는데, 1915년 미국의 한 회사에서 붕소를 첨가해서 열강화유리를 만들었다니.

 

무엇보다 중성자를 잘 흡수하는 붕소가 핵발전소에서 담당하는 역할은 새삼 대단하다. 2011년 후쿠시마의 악몽이 다시 날카로워진다수습되지 못한수습할 수 없는현재도 진행 중인.

 

4. 탄소 C

 

대폭발로 우주가 탄생할 때 수소가 잔뜩 생겨났고수소가 모여서 별이 된 후에는 핵융합반응으로 수소 원자들이 합쳐지면서 점점 더 무거운 원자로 변해 가는 것이다. (...) 원자들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별이 빛을 내는 과정에서 생겨났으리라(...). 사람을 비롯해 모든 생명체를 이루는 여러 가지 원자들도 아주 먼 옛말 어느 별에서 가벼운 원자들이 빛을 내뿜으며 합쳐지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 그 원자들이 긴 시간 우주를 떠돌다가우연히 한자리에 모여서 지구라는 행성이 되었고, (...) 재주 많은 탄소를 중심으로 다른 여러 원자가 연결된 것이 (...) 우리다. (...) 그러니 이 행성에서 살아가는 동안 힘이 들어 한숨을 쉴 때가 있다면그 숨결 속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도 결국은 별의 지친 잔해라고 말해 볼 수 있다.”

 

5. 마그네슘 Mg

 

신기한 것은 동물의 혈액 속에 있는 헤모글로빈의 구조가 엽록소와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는 점이다엽록소는 탄소 원자들이 붙어 있는 중앙에 마그네슘 원자가 있고헤모글로빈은 탄소 원자들이 붙어 있는 중앙에 철 원자가 있는 점 정도가 달라 보일 뿐 (...) 먼 옛날 동물과 식물의 조상 중에 비슷한 물질을 쓰는 생물이 있었다는 간접 증거는 아닐까? (...) 마그네슘과 철이라는 원자의 차이 때문에 식물의 잎은 초록색동물의 피는 붉은색이 되었다는 점은 사실이다.”

 

정원관리의 방식으로 기계로 풀베기를 하면 반나절은 독특한 향이 난다풀들이 살해당한 후 피비린내라고 얘기한 친구가 있었다나는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 너무나 번거로워서내 몸에도 엽록소가 있어서 광합성을 하면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했다마그네슘 대신 철을 택한 최초의 조상이 상당히 원망스럽다.

 

더 놀라운 과학적 사실은 식물이 홀로 진화를 통해 광합성 재능을 갖춘 것이 아니고, ‘식물의 엽록체 부분이 원래는 혼자 살아가는 별개의 세균이었다는 점이다어느 날 이 세균이 식물의 조상과 합체하여 한 몸처럼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합체해서 살아가기로 한 지 몇 억 년이 지났는데도아무 식물의 엽록체를 분리해 살펴보면 식물 본체와 다른 DNA가 들어 있다.

 

6. 아르곤 Ar*

 

아르곤아르고스그리스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

 

제주도의 한라산에 관한 신화의 내용에는 한라산의 윗부분이 떨어져 나온 것인 산방산이라는 결론에 이른다오래 구전된 이야기도 있고대체적으로 부피가 비슷하니 그럴 듯하기도 한다.

 

증명할 방법은 없었는데이제는 웬만해서는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아르곤을 이용하면 돌의 나이를 조사할 수 있다고 한다돌 속의 방사성 포타슘과 아르곤의 비율을 정밀 측정하면 연대를 추측할 수 있다결과는...!

 

7. 칼슘 Ca

 

자연의 건축구조에는 칼슘 원소가 포함되어 있다내부골격을 갖춘 포유류는 뼈에 칼슘을외부골격은 갑각류는 껍데기에 칼슘을그리고 석회암 동굴 역시 그러하다. 6만 년 전 구석기시대 인류 최초의 집이었고현재에도 동네라는 단어를 보면 한 동굴에 살던 역사를 떠올리게 된다.

 

시멘트로 만든 아파트마다 사람들이 들어찬 모습은 선사시대의 동굴과도 흡사하다곽재식 저자는 아파트가 석회암 동굴의 전통으로 되돌아간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달라진 점은 현대의 건축 재료에는 폐기물 쓰레기가 잔뜩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랄까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것들이니 당연한 결과로도 느껴진다변화는 잦았는데 진화는 못한 건가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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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 2021-12-1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1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poiesis 2022-01-05 19:55   좋아요 0 | URL
인사가 많이 늦었지만 깊이 감사드립니다. 새해 다복하시기 바랍니다.
 
네가 있어서 괜찮아
임하운 지음 / 시공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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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긴 뭐가 괜찮아전혀 안 괜찮네... 화요일에 투덜거리는 어른들도 많은데열여섯의 아이들이 이런 깊은 상처를 안은 채 살아가야 하다니.

 

그 상처 때문에 아픈 것만이 아니라 잘 아물기를 위로 하는 대신 잔인하게 헤집는 이들이 있습니다더 벌어지고 더 깊어지는 상처로 저는 더 놀라고 마음이 무겁다 못해 속이 아파옵니다그런데 이런 잔인한 짓을 하는 이들은 이야기 속에서마저 아무런 죄책감이 없습니다.

 

세상은 불공평하고 삶 역시 마찬가지입니다이렇게 단정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누구도 부모와 가정을 골라 태어날 수 없다는 출발에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당연히 이 점을 기본으로 고려해서 들쑥날쑥한 출발선을 최대한 고르게 해주려 노력해야겠지요철학도 사상도 많지만 자신의 행운이 기뻐 더욱 격차를 벌이려는 이들이 권력을 가진 세상이라 쉽지가 않습니다멍청하고 짜증나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김초희임채웅백인우 모두 열여섯입니다태어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갑니다그러다보면 아주 비극적인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도 겪습니다가족이 살해당하는 일도 있습니다생존한 이들은 그 엄청난 비극에 동반하는 아픔과 슬픔을 어떻게 하며 살면 좋을까요.

 

숨기고 감추고 꾹꾹 눌러둔 초희와 채웅의 마음을 작가가 번갈아가며 읽어 내고 보여줍니다아프고 슬픈 아이들의 마음을 만나는 일은 힘들었습니다처음부터 시간 순서대로 다 털어내는 것도 아니고한 조각 두 조각... 그렇게 만납니다그 조각들이 만든 그림은... 코가 아프고 눈이 뜨거워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다르지만 못지않게 아픈 다른 사연이 있습니다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해서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고 살해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범죄이지만편견과 오해에서 비롯된 무자비하고 끝을 모르는 비난들도 유독하긴 마찬가지입니다뭐가 그렇게 궁금한가요타인의 비극이 왜 재밌나요그런 주제에 정의를 입에 담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들을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

어쩌면 나도 남들처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고마워그렇게 말해줘서.”

 

차라리 입 다물고 지켜봐주거나 스스로 힘을 내는 모습을 기다려주길그건 열여섯 아이들도 할 수 있는... 아는 일입니다.

 

대체 왜 기다렸던 거야?

해가 저물어갔다멍하니 내 그림자를 보고 있는데 그 옆으로 다른 그림자가 다가왔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임채웅이 놀란 얼굴로 앞에 서 있었다.

지금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날 왜 기다렸는지 알 수 없었는데

그 애의 얼굴을 보자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특별한 이유 같은 건 없었다.

그냥기다리고 싶었던 것이다.“

 

가정폭력... 어떻게 근절할 수 있을까요학교 폭력사회 폭력... 모든 폭력은 한 집안이겠지요인공위성이 우주로 날아가도, AI가 여기저기 등장해도판데믹이 2년 넘게 이어져도이 시절에도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 인류로서는 불가능한 일일까요.

 

이럴 거면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사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못난 어른들 어른이 되면서 못나진 건지 로 인한 유해가 극악합니다저자의 이력에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란 내용이 있어서 소설이 아닌 듯도 해서 더 쓰린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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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리추얼 :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정혜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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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듣는 것으로도 충분하고 만족스러워서 별 특별할 것 없는 감상글이 써지지 않는 책들이 있다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이다코팅이 되지 않은 작은 사이즈의 가벼운 책이 반갑고 사랑스럽다.

 

많은 내용들이 음악처럼 유려하게 여러 시공간으로 데려가서 마음도 생각도 한참을 유영했다잊고 싶지 않아도 잊어버린 기억의 단편들을 만나기도 했다글과 음악의 힘을 행복하게 느낀다.


 

2000년 중반에 블로그를 시작하고 나니 회자되는 정보들 중에 오류가 무척 많다는 것을 경험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글로 인용되었다한동안 이상한 의무감을 가지고 수정을 요구했다물론 먼저 지친 건 나였다이제 정확히 출판인용이 되니 새삼스럽고 반갑다.

 

내게 있는 리추얼의 내용과 목록을 덕분에 정리해보았다나는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으나 대부분의 시간을 계획에 따라 움직이며뜻하지 않게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시간이 생기면 두렵고도 설레어 심장이 세차게 뛰는 인간이다거의 매일이 리추얼들의 반복이자 구성물이다.

 

판데믹 이전에는 이 정도로 규칙적으로 살진 않았는데방역 지침을 모범시민의 표상처럼 지키는 삶이다모두 자의는 아니다일상의 의무들을 가능한 효율적으로 해치우고 밤이 되면 책상 위에 쌓인 책들 중에 한두 권을 고른다가능한 잠들기 전까지 현실을 잊고 싶어 책 속으로 열심히 들어가 본다.

 

저자의 리추얼은 자신을 알아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자신을 위한 의식이자 마음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 음악이라 한다다행히 너무 좋아해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던 것이라고 하니그 의미가 온전히 사적이라 좋다기억하는 시절부터 내내 함께였던!

 

나의 하루를 우연과 즉흥성에 맡겼을 때 벌어지는 마법 같은 일들이 좋아서 미래를 세세하게 정해두지 않는다열린 마음으로 순간을 즐기겠다는 자세로 있으면우주가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

 

나와는 정반대의 믿음을 가지고 살았는데 운이 좋게도 나 역시 좋은 곳들좋은 이들을 많이 만났다거듭 감사한다.

 

살아 있는 마음을 방치하지 않고 소중하게 다뤄주는 것이 필요하다. (...) 세상에는 단순하고 즉각적인 행복을 주는 것힘든 순간에도 위로를 주는 것자연스럽게 푹 빠지게 되는 것이 있다취향이 없어 고민이라는 사람에게도 분명 금세 미소 짓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임경신 작가가 작가에게 독자란 자신의 이야기를 몇 시간이나 들어준 특별한 존재라고 했다내게 작가들도 그러하다거의 매일더 이상 자발적으로는 뭐라도 하기 싫은 정도로 지쳐서 남들이 해놓은 것을 그저 받아들이고만 싶은 시간에... 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몇 시간이고 재밌고 신기하고 즐겁고 행복하고 놀랍고 신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들이 있어서좀 더 확실히 지친 날엔 영화를 본다.

 

넘어지고부서지고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라는 사람을 여전히 알아가고 있다그 과정에서 내면 깊게 뿌리를 내리고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음악과 기록이란 든든한 도구가 있었기 때문이다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불안해하고 방황해하는 동안에도 음악을 들으며 나를 위로했다.”

 

내 순서는 책과 음악이지만음악이 함께 한 시간이 책보다 더 적지는 않다. 4살부터 피아노를 배웠고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첼로를 배웠다횡당보도에 서 있으면 머릿속에 여러 튠 tunes들이 떠올랐다대학을 가기 전까지 귀가 후 가방을 내려놓고 가장 먼저 하는 일 역시 피아노 놀이였다평범한 일상이었는데부재 후 어찌나 이상하던지.

 

시간이 흘러야만 존재할 수 있는 음악은 유한함 속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같다과거의 누군가 혹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가 우주적인 언어로 건네는 선물. (...) 시간의 거대한 물줄기 속에 사는 작은 존재인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에 각자의 음표를 찍으며 살고 있다. (...) 모두 나름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자기 속도와 방향을 알아간다. (...) 이 곡의 지휘자이자 연주자는 우리 자신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eslkTBWd-o

 

현실을 바로 보고 해야 할 일을 하는 대신 비겁하게 도망가는 방법으로 이용되는 독서이지만기록까지 마치는 일은 어쩌면 리추얼이라 부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올 해의 결심 혹은 목표 중에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은 일이 있는데그 역시 독서로 생겨난 것이고 보면도망만 다니는 것만은 아닐 지도내년에도 다정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말 한 마디에 누군가를 어둠 밖으로 꺼내줄 수도 있는 빛의 조각이 들어 있다진심을 담은 따뜻한 말들은 고스란히 내게로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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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완 - 회복과 재생을 촉진하는 새로운 경제
존 엘킹턴 지음, 정윤미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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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용어개념전제들을 잘 기억하면서 논조를 따라가야 한다무겁고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쓰고책의 디자인조차 그런 배려가 많아서 상당히 가독성이 높아졌고 심적 부담이 기분 좋게 가벼워졌다.

 

여전히 부정할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적어도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유의미한 환경은 저자에 따르면 플라스틱삼림 벌채오염과 같은 문제가 너무 심각해져서 더는 지속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단호하고 절망적인 문장이지만 다행히’ 손상을 되돌릴 방법이 있다고 한다그리고 그 방법은 이제껏 내가 만나 본 어떤 책들보다 인간의 부담이 적은 방식의 낙관과 긍정적인 제안들이다도덕적으로 단죄하고 금욕적으로 살아가자는 논조가 아니다.

 

장기적인 자본 집중의 방식에너지 효율 높이는 법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법지속가능성을 강화한 식품 체계 정립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계획소비 패턴의 변화기술의 올바른 사용을 통해 인류가 살아나갈 수 있는 경계를 넘지 않는 것이다. U자형 곡선의 미래!

 

역대 최악의 세대 간 범죄인 기후 위기와 심각한 불평등 문제는 인류의 양심에 지우기 힘든 흉터를 남겼다. 21세기를 위해서 자본주의를 반드시 재정비해야 한다. (...) 무뎌진 반사 신경처럼 고장 난 시스템이므로 폐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가장 착취가 심한 자본주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자국민들이 이용당하고 있지만대다수 미국인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나쁘게 말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 증거보다 신념을 중시하는 그러한 태도는 흡사 종교인을 연상시킨다.”

 

고집스럽게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후 이상이 발생하고 생명의 그물web of life이 와해되고해양이 산성화되고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빈부차가 크게 벌어지는 문제가 없는 일이 되지 않는다.”


관련 주제에 관한 책을 읽거나 논설을 접한 이들은 블랙 스완이나 그린 스완이라는 용어들을 접했을 것이다일단 이 책의 저자가 사용하는 그린 스완은 기후 문제가 금전적을 타격을 얼마나 가했는가 블랙 스완 가 아니다.



일독으로는 다 이해하고 기억하기가 쉽지 않는 대가의 이론이다몇몇 용어들과 해당 개념을 기억하는 일도 필요하고 출발로서는 나쁘지 않은 읽기이다.

 

번데기 경제 기존 질서가 무너져가고 새로운 질서가 고군분투하는 것기성세대가 당연하게 여기는 세계 경제의 실체는 매우 파괴적이라 전 세계를 갉아먹는 거대한 애벌레라 할 수 있다세계 경제는 자원 및 환경 제약 때문에 일종의 경제적정치적 누에고치로 압축되어야 한다애벌레가 나비로 바뀌는 것처럼 중대한 변화를 거쳐야 한다.


경제 부문 그린 스완태양열풍력 발전전기 자동차배터리 기술자율주행 자동차의 디지털화사물인터넷공유 경제 등

사회 부문 그린 스완의무 교육백신 기술환경보호사회적 기업성장 투자 중시 사회 운동

환경 부문 그린 스완순환 경제생체 모방biomimicry, 습지 생태계 회복중국 황토 고원의 녹지화지구 되살리기 프로젝트환경학살ecocide의 중범죄화 인식


지금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는 무엇일까저자는 2007년 콘퍼런스 논문에서 언급된 극도로 사악한 문제라는 분류를 기후문제에 사용한다이 책을 읽는 오늘도 미국 지역의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 수를 들었고대한민국의 종합병원과 공공기관들에서의 코로나 확산을 소식을 접하고 몹시 불안하다.

 

1. 시간이 많지 않다 즉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급격이 줄어들고 있다

2. 중앙통제기관이 없다 : 효율적이고 중추적인 기관이 없고시의적절한 집단행동을 지연시키거나 좌절시킬 기득권을 가진 방해꾼이 너무도 많다

3.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결국 그 문제를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화초자본주의만연한 소비주의의 결합아무리 노력해도 우리가 그 체제의 일부라는 사실은 어찌할 수 없다.

4. 현행 정책은 미래를 비합리적으로 과소평가한다 문제의 핵심정책에서의 우선순위경제학이 휘두르는 막강한 영향력기본 시스템이 위험할 정도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지구에서 진화가 일어난 이후로 전례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악영향... 악화...

 

결국엔 지구의 생명유지 시스템에 의존하는 인간의 목숨을 필수요소들이 부족하지 않게 유지시키면서도인간이 집단적으로 지구 시스템에 지나친 해를 가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장기적이고 복잡한 이 문제를 처리하는데 민주주의는 가장 좋은 형태일까선거자금의 영향력이 분명하고 갈수록 커지는 절차를 거치는 민주주의를 통해포퓰리즘불평등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까.

 

지금이 아니면 도대체 언제우리가 아니면 과연 누가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각자의 해답은올바른 해결방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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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너머 - 피터 슈라이어, 펜 하나로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게슈탈텐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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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까지 진행된 전시를 보고 읽고 쓰려고 했는데시절이 하수상하여... 도무지 기력도 시간도 없어서 전시회를 그냥 흘려보냈다몸속에 작은 소용돌이가 생긴 것처럼 판데믹 시절을 살아가는 일에 어지럼증을 느낀다.

 

근 2년을 전시를 안 보고 살았더니 흐름도 유행도 모르겠지만자체가 디자인 같은 책이 가보지 않은 전시회의 아쉬움을 충분히 달래주듯 아름답다같은 유럽이지만 뭐가 이토록 다를까 싶은 각 나라들은 물론 디자인도 아주 다르다분위기도 매력도 철학도!

 

아마 많은 분들에게 상당히 익숙할 지도 모를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는 산업디자이너이자 디자인 경영인이기도 하고 일반화의 위험도 있지만 어쨌든 독일인이다디자인 분위기도 대략 짐작 가능한 면이 없지 않고 오늘은 특히 그의 간명하고 깔끔하고 소박한 디자인이 몹시 좋다.

 

영국 왕립예술대학교에서 공부하고 1980년대 런던의 문화와 예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잘 모르지만 아마추어의 눈으로 본 영국 자동차들 지금은 인수 합병으로 브랜드의 국적이 바뀌거나 모호하지만 과는 디자인이 상이하긴 하다어쨌든!

 

그의 원칙 직선의 단순함 Simplicity of the straight line’을 염두에 두고 천천히 구경한다다섯 가지로 나누어진 원칙들도 배워본다모범답안처럼 수긍 가능한 내용이고 약간의 변화와 강조가 무리하지 않아 그 또한 편안하고 유쾌하다.

 

비례와 균형이 전부다

주제를 찾아내 고수할 것

자동차 실내 디자인은 건축이다

주류 너머의 세계로 전진할 것

개성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아날로그다.

 

이야기가 없는 디자인은 형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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