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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완 - 회복과 재생을 촉진하는 새로운 경제
존 엘킹턴 지음, 정윤미 옮김 / 더난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용어, 개념, 전제들을 잘 기억하면서 논조를 따라가야 한다. 무겁고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를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쓰고, 책의 디자인조차 그런 배려가 많아서 상당히 가독성이 높아졌고 심적 부담이 기분 좋게 가벼워졌다.
여전히 부정할 사람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유의미한 환경은 저자에 따르면 ‘플라스틱, 삼림 벌채, 오염과 같은 문제가 너무 심각해져서 더는 지속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단호하고 절망적인 문장이지만 ‘다행히’ 손상을 되돌릴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이제껏 내가 만나 본 어떤 책들보다 인간의 부담이 적은 방식의 낙관과 긍정적인 제안들이다. 도덕적으로 단죄하고 금욕적으로 살아가자는 논조가 아니다.
장기적인 자본 집중의 방식, 에너지 효율 높이는 법,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법, 지속가능성을 강화한 식품 체계 정립,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계획, 소비 패턴의 변화, 기술의 올바른 사용을 통해 인류가 살아나갈 수 있는 경계를 넘지 않는 것이다. U자형 곡선의 미래!
“역대 최악의 세대 간 범죄인 기후 위기와 심각한 불평등 문제는 인류의 양심에 지우기 힘든 흉터를 남겼다. 21세기를 위해서 자본주의를 반드시 재정비해야 한다. (...) 무뎌진 반사 신경처럼 고장 난 시스템이므로 폐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가장 착취가 심한 자본주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자국민들이 이용당하고 있지만, 대다수 미국인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나쁘게 말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 증거보다 신념을 중시하는 그러한 태도는 흡사 종교인을 연상시킨다.”
“고집스럽게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후 이상이 발생하고 생명의 그물web of life이 와해되고, 해양이 산성화되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빈부차가 크게 벌어지는 문제가 없는 일이 되지 않는다.”
관련 주제에 관한 책을 읽거나 논설을 접한 이들은 블랙 스완이나 그린 스완이라는 용어들을 접했을 것이다. 일단 이 책의 저자가 사용하는 ‘그린 스완’은 기후 문제가 금전적을 타격을 얼마나 가했는가 - 블랙 스완 - 가 아니다.
일독으로는 다 이해하고 기억하기가 쉽지 않는 대가의 이론이다. 몇몇 용어들과 해당 개념을 기억하는 일도 필요하고 출발로서는 나쁘지 않은 읽기이다.
- 번데기 경제 : 기존 질서가 무너져가고 새로운 질서가 고군분투하는 것. 기성세대가 당연하게 여기는 세계 경제의 실체는 매우 파괴적이라 전 세계를 갉아먹는 거대한 애벌레라 할 수 있다. 세계 경제는 자원 및 환경 제약 때문에 일종의 경제적, 정치적 누에고치로 압축되어야 한다. 애벌레가 나비로 바뀌는 것처럼 중대한 변화를 거쳐야 한다.
- 경제 부문 그린 스완: 태양열, 풍력 발전, 전기 자동차, 배터리 기술, 자율주행 자동차의 디지털화, 사물인터넷, 공유 경제 등
- 사회 부문 그린 스완: 의무 교육, 백신 기술, 환경보호, 사회적 기업, 성장 투자 중시 사회 운동
- 환경 부문 그린 스완: 순환 경제, 생체 모방biomimicry, 습지 생태계 회복, 중국 황토 고원의 녹지화, 지구 되살리기 프로젝트, 환경학살ecocide의 중범죄화 인식
지금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는 무엇일까. 저자는 2007년 콘퍼런스 논문에서 언급된 ‘극도로 사악한 문제’라는 분류를 ‘기후문제’에 사용한다. 이 책을 읽는 오늘도 미국 지역의 토네이도로 인한 사망자 수를 들었고, 대한민국의 종합병원과 공공기관들에서의 코로나 확산을 소식을 접하고 몹시 불안하다.
1. 시간이 많지 않다 : 즉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급격이 줄어들고 있다
2. 중앙통제기관이 없다 : 효율적이고 중추적인 기관이 없고, 시의적절한 집단행동을 지연시키거나 좌절시킬 기득권을 가진 방해꾼이 너무도 많다
3.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는 사람도 결국 그 문제를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 세계화, 초자본주의, 만연한 소비주의의 결합.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가 그 체제의 일부라는 사실은 어찌할 수 없다.
4. 현행 정책은 미래를 비합리적으로 과소평가한다 : 문제의 핵심! 정책에서의 우선순위! 경제학이 휘두르는 막강한 영향력! 기본 시스템이 위험할 정도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구에서 진화가 일어난 이후로 전례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악영향... 악화...
! 결국엔 지구의 생명유지 시스템에 의존하는 인간의 목숨을 필수요소들이 부족하지 않게 유지시키면서도, 인간이 집단적으로 지구 시스템에 지나친 해를 가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장기적이고 복잡한 이 문제를 처리하는데 민주주의는 가장 좋은 형태일까. 선거자금의 영향력이 분명하고 갈수록 커지는 절차를 거치는 민주주의를 통해, 포퓰리즘, 불평등,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까.
! 지금이 아니면 도대체 언제? 우리가 아니면 과연 누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각자의 해답은? 올바른 해결방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