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책 + 정규 9집)
루시드 폴 지음 / 창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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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이 조용하다고 해서 세상이 그런 건 아니라는 걸... 문득 현실감 없이 풍경을 물끄러미 보는 시간이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서로를 때리거나 버리거나 죽이지 않지만, 전쟁 중인 곳에서는 매일 시신이 쌓이고 정전 중인 대한민국에서도 폭력과 살해는 멈추지 않는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함께 살던 동물 가족들을 때리거나 굶기거나 버리지 않지만, 전쟁 중인 곳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야생동물들도 죽어 나가고, 정전 중인 대한민국에선 불에 타 죽고 굶어 죽고 맞아 죽고 버림받고 혹은 보양식으로 잡아먹힌다.

 

오래 전 인간과 개들은 서로의 계산을 마쳤는지 모른다. 서로가 생존에 유리한 쓸모가 있어서 서로를 선택했는지 모른다.

 

지금은 반려견이 인간을 지켜준다거나 뭘 해준다기보다는 인간이 그들을 돌봐야할 형편으로 힘의 관계가 변했다. 오래 전 그 쓸모가 없어도 기꺼이 가족으로 사는 능력,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인간은 그만큼의 진화를 이뤘다.

 

마음을 다 주고 살아도 네가 하고픈 말을 다 알 수가 없어서 네가 되어보는 꿈을, 버리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인간 루시드 폴이 음악과 사진을 담아 보현과 함께 하는 모습을 담은 책을 만들고, 인세 일부는 유기견을 위해 사용한다.

 

올 해 세계 강아지의 날에 도움 되는 일은 아무 것도 못했는데 선물만 받았다.

 

내게도 떠오르는 그리운 가족이 있어 가만히 한참 보았다.

 

오늘은... 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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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먹이 - 팍팍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간소한 먹거리 생활 쏠쏠 시리즈 2
들개이빨 지음 / 콜라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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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다. 최대한 아껴가며 읽었는데 다 읽어버렸다. 실컷 웃으면서 즐기고선 무슨 끈적끈적한 탐욕인가 싶기도 하지만 섭섭한 건 어쩔 도리가 없네.

 

TV 예능을 잘 보지도 않고 웃는 포인트도 잘 모르니 우울한 3월을 넘어 4월을 지내기에 이 책이 준 웃음과 위로는 적지 않았다. 나중에는 너무 저항 없이 생각 없이 잘 훈련된 반응처럼 웃는다 싶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여러 날을 봄 양배추를 아작아작 봄 양파를 사각사각 월동무를 삭둑삭둑 씹으며 읽었다. 물론 병아리콩으로 할 수 있는 여러 메뉴들도 참지 않았다. 날이 더워지니 춘곤증이 심해져서 원래도 뜨거운 요리를 잘 먹지 않는 점심에는 병아리콩 샐러드가 있어 좋았다.


 

느끼한 게 싫으면 오이를 깎아 잡숩시다. 애먼 지방 기죽이지 말고.”

 

이 책은 에세이인가 식재료 소개글인가 레시피북인가 가끔은 헷갈려하며, 식재료가 들어간 문장을 만날 때마다 따라 하고 싶은 식욕을 느꼈으니 식사가 대부분 지겹고 번거로운 병증도 조금은 고칠 수 있는 약방문과 같은 책이기도 했다.

 

막걸리에 파전도, 삼겹살에 소주도, 뭔가 정략결혼 해놓고서 금슬을 과시하는 쇼윈도 부부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비가 오면 이거지! 하는 식의 페어링에 별 매력을 못 느끼니 - 대부분 육류이기도 하고 - 정략결혼과 쇼윈도 부부설에 온통 웃으며 속 시원한 쾌감을 느꼈다. 막걸리에 시원하고 아삭하고 향기로운 생채소도 아주 잘 어울립니다. 소주에 생채, 숙채 찬들도 잘 어울리고요.

 

그러다 어느 대목에선 아차, 저자와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에세이 글이 맞구나, 하며 작가의 사유과 세계관을 만나 감탄하고 반가워하기도 했다. 더 선명하게 더 자주 만나도 좋았으련만 적은 내용을 문득 조용히 전하는 것이 아름답기도 했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남을 쉽게 흉보고 손절하는 내 고약한 심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군요. 평가 권력을 함부로 휘두르는 인간만큼 꼴 보기 싫은 게 없죠.”

 

판단과 평가, 하루에도 쉴 새 없이 할 터이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시간들에도.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해서 이토록 두통이 끈질긴지도 모르겠다. 보고 느끼고 할 일에 집중하고 사는 일은 역시 명상이라고 열심히 해야 가능한 일일까.

 

살찌면 좆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살찐 사람을 좆 되게 만들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미친놈들에게 꼼짝없이 나의 존엄을 훼손당하게 됩니다.”

 

식재료에 먹는 얘기, 제목조차 먹이인 책에서 먹이와 사회에서 가하는 폭압적인 표준, 기준, 정형화에 대한 통찰이 빠지면 다 시든 채소들 씹어 삼키는 기분이었을 터! 뇌에 지방만 찬 듯한 사고방식과 수준으로 남의 몸에 대해 여러 소리하는 자들을 생각하니 체할 것 같다.

 

근데 뭐 말한 놈의 입장을 설명해 봐야 뭐합니까.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는 뻔한 변명이나 늘어놓을 것을. 중요한 건 언제나 들은 자의 해석과 대응이지요.”

 

나는 사실 어떻게 살 것인지, 잘 모르겠다. 무기력은 혈압보자 더 치솟고 보이는 거 들리는 소리에 일일이 짜증이 나고 화도 난다. 이럴 바엔 차라리 카타르시스로서의 욕 잘하는 법이라도 배워볼까, 싶다.

 

일회용 플라스틱을 버젓이 자랑질하는 이들을 보면 개를 훈련시켜도 너보단 더 잘 알아듣겠다 싶은 적의가 솟고, 네가 사용한 플라스틱 네 집에 가져다 놓고 너 혼자 꼭꼭 씹어 먹어라, 난 먹기 싫다, 이런 악다구니가 솟는다(말한 적 없음).

 

그리고 나는 구체적이기까지 한 이 분노가 실은 다른 것들로 인한 것이라는 걸 알 정도로는 아직 제정신이다. 제게 이익이 되면 그걸 신념으로 바꾸고 방해가 되는 누구나 망칠 수 있다는 행동력으로 살아가는 이들. 한탕 더 영리하게 도둑질하겠단 생각으로 차있으면서 그런 말 대신 듣기 좋은 소리나 뻔뻔하게 하는 이들.

 

모든 복잡한 감정과 생각을 다 녹여서 표현을 할 때는 꼭 사랑을 담으라고 하는 말이 맞다는 건 아는데 나는 언제나 그런 멋진 인간이 될는지가 요원하다.

 

각자의 가능한 무해한 먹이를 먹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로서로 격려하고 깨우쳐주며 잘 살아 봅시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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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 42
프란츠 카프카 지음, 권혁준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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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는 천재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다잘 모르겠지만 <변신>은 천재가 쓴 글이라 믿게 되었다벌레가 된 이유도 없고 감금배척혐오를 당하다 죽는 기대 배반적인 전개가 엄청났다소독약을 뒤집어쓴 듯단식으로 내부에 음식물이라곤 안 남은 듯 초기화되는 느낌이었다악몽을 꾼 후 현실이 도리어 낯설어진 기분이었다.

 

실존주의자이면서 혹은 실존주의자라서존재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이토록 강박적으로 촘촘하게 완성된 자신의 세계에서 뒤흔들고 위협하고 무화시키는 작가라니현실에 억압된 수많은 욕망과 충동은 꿈속의 장면처럼 발현했다 깨어난 꿈처럼 사라진다몰입할 때는 쾌감이 지극하지만 바로 내동댕이쳐진다.

 

몇 작품을 더 읽었고 <Das Schloss>는 읽게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장편에 버금가는 분량에도 미완성 작품이다얼마나 안타깝고 궁금할 것인가천재적인 실존주의자가 바라 본 온갖 모순을 함께 목격하다가작품 속에서마저 어디에도 도착하지 못하면 현실의 길을 잃은 듯 막막할 것이다.

 

창비출판사에서 골라 보내준 책을 보고 제목을 몇 번이나 읽었다. '성 The Schloss, 프란츠 카프카'내가 보는 것이 내가 보는 것이 맞는가운명주의자가 될 뻔한 순간을 간신히 넘겼다공들여 주창한 모든 변명과 합리화의 근거들을 그대로 안고서 기묘한 우연으로 닥친 기회를 펼쳤다.

 

저 멀리 뚜렷하게 보이는 성이지만 접근할 수가 없다. K는 토지 측량사로서 일을 하러 왔으나 일을 청한 사람도 허가도 사라졌다그저 물리적으로라도 가보려 하지만 그마저 불가능하다성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더 멀어져만 가고뭐라도 시도 할 때마다 더 깊은 곤경에 빠진다결국에는 불법 체류자로 숨어 살게 된다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주인공의 이름이 K라는 것이 눈에 띈다마을의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일반적인 이름이고 유래를 설명하는 각주도 있다 라제만 Lasemann <- lazen 목욕체코어그래서 K는 이방인인 것이다마을에 속하지 못하는이해 받지 못하는역할을 가지지 못한 자이다함께 할 수 있는 구성원이 아닌 것이다.

 

이 마을에 도착한 순간부터 K는 필요 없는 측량사조수에게 무시당하는 상사약혼자를 빼앗기는 남자가 되었다. K가 뭘 하든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신분 추락을 경험한다추락한 깊이 만큼 성은 더 멀어져간다애초에 K는 성에 접근할 자격이 부족한 사람이었는데 자신만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천으로 두 눈을 가린 사람은 아무리 격려해 주어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법이지천을 벗어야만 볼 수 있어.”

 

위계의 정점에 위치한 성과 철저하게 복종하는 마을 사람들의 관계는 불합리하고 불명확할수록 더욱 강화된다성에서 내려 온 명령은 무엇이든관리들의 모든 권위는 의심받는 법이 없다실체가 모호해 신적 권위를 갖춘다잠든 것과 깬 상태가 구분 되지도 않는 관리들의 직무란 관습의 존속과 스스로 관습 자체가 되는 것이다.


 

도중에 망상에 끌려 들어가기도 하고 꿈을 꾸듯 시간 한 단락을 잃기도 잊기도 했다성을 감싸고 성을 실존시키는 비대면 신비주의에 정신이 어지럽다아무 가능성도 없는 계층 상승을 꿈꾸는 이들이 색색의 풍선처럼 부풀다 찢어진다잠시 자유를 궁금해 하던 에로스는 아늑한 관습의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를 업신여기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우리를 멸시하기로 결심하면 그것만으로도 모든 사람이 속한 무리에 한몫 낀 셈이 되는 걸요.”

 

제가 만든 상상과 망상에 목숨을 걸고 목숨을 빼앗으며 복종하는 인간(스러움), 배경 음악과 비명이 난무하는 놀이동산에서 설탕사탕을 너무 많이 먹어 어지러운 사람처럼 어지럽다질서는 올바른 판단이었던 적도 안전한 적도 없었으니이들처럼 전혀 모르거나 모른 척 하는 것 이외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민원인은 잠자코 앉아 있는 것만으로 벌써 그의 가엾은 삶 속으로 들어와 달라고그 삶이 당신의 것인 양 여기고 노력하고 그의 쓸데없는 요구에 공감해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 그러한 초대에 따르게 되고그렇게 되면 사실상 관리이기를 포기하는 거죠. (...) 엄밀히 말한다면 자포자기의 상태더욱 엄밀히 말한다면 무척 행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타인을 대상화하기를 멈추는 순간실존이란 자포자기매혹적인 초대행복한 상태관료 시스템의 균열무결점으로 선전된 이데올로기의 거부이자 파괴이다. K의 추락하는 삶을 따라다니는 일은 무척 피곤했다온 세계가 협력해서 K를 노리고 있는 듯해 긴장이 팽팽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피로함이다환상 체계 속 K도 실재할 수만은 없을 터.


 

의미 없는 이니셜뿐인 이름을 가진 K의 직업은 거대한 의미를 내포할지 모른다토지 측량사 Landvermesser는 히브리어로 'maschoach'이며, ‘메시아 maschiasch'와 유사하다고 역자는 주석에 설명한다미완성이 아니었다면 결말의 K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어떤 역할이 맡겨졌을까환상에서 깨어나는 사람들실체를 드러내고 붕괴하는 성도 볼 수 있었을까.


 

내게는 도착하길 바랐던 이라는 구체적인 목적지가 있었던가도착을 하지 못한 이유는 구부러진 길이었나방향을 못 잡은 나인가혹은 잊고 만 다른 이유인가나는 마을 사람으로 정착한 걸까이방인이 되어 다른 길로 나섰던 것일까사회적 존재로서 소외감을 느끼는가실제로 소외되고 있는가그렇다면 고민할 것인가 모른척할 것인가가려고 했던 그 성을 그리워도 하는가.

 

어서 가보세요저편에서 어떤 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여기서는 모든 것이 기회로 가득하니까요물론 어떤 기회들은 이용하기에는 너무 크기도 하고어떤 경우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좌절을 맛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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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인권 사전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 4
장덕현 지음, 간장 그림 / 풀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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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쪽의 아쉬운 분량이라고 생각했는데이 책에 잘 정리된 정보를 막힘없이 술술 설명할 수 있도록 다 기억한다고 생각하니 적은 분량도 아닙니다목표로 삼아 이 한권의 내용을 오래 잘 기억해보려 합니다같이 하시지요.

 

인권은 무엇인가

인권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

인권은 왜 중요한가

인권이 중요하다면 인권 침해 사건은 왜 일어나는가

인권을 침해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은 어떻게 막을 수 있는가

세계인권선언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을 배워보자 (30개 조항. 1948년 12월 10일 채택)

  

나는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어(26)”

좋지 않은 교육은 인권 침해이다.

 

나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도 있어노는 것도 어린이의 권리야. (아동 권리 협약UN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 CRC 31)”

 

어린이를 놀거나 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 침해입니다.

 

나는 자유롭게 생각하고말하고표현하고이동할 자유가 있어.”

이 중에 아무 것도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 살고 있네요심지어 이런 이유들로 비난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죽이기도 하지요.

 

어린이들은 인권 침해를 당하기가 너무 쉬워어른보다 약하다는 점을 이용해 함부로 대하는 나쁜 어른들도 있어.”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모든 어린이의 안전하게 보호받을 권리를 54개의 조항으로 정리했어전 세계 196개국 거의 모든 나라가 이 협약에 가입하여 어린이를 보호하겠다고 약속했어.”

 

세상에서 최하질인 것꼴불견인 것이 힘자랑하는 것이지요저보다 약한 이들만 골라 괴롭히는 인간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악입니다그러고서 법정에서 분노조절장애를 호소합니다분노조절장애란 자신보다 명백하게 강한 자에게 못 참고 덤비는 행위입니다사유도 찌질하기 그지없습니다.

 

사회적 소수자는 단순히 사람 숫자가 적은 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야사회에서 갖는 영향력이 작아서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관심받지 못하거나 무시당해서 차별받기 쉬운 사람들이야.”

 

숫자로 따지자면 여성이 소수자일 리가 없지요그럼에도 여성은 가장 오래된 사회적 약자입니다사회적 영향력이 적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여성을 사회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것분리시키는 것참여하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행동은 여성을 약자에 묶어 두는 행동입니다.

 

채식을 하며 직장생활을 할 때 매일 매끼 식사가 곤욕이었습니다소수자가 되는 건 그런 것이지요아주 평범한 일상이 불가능해 지는 것.

 

장애인도 마찬가지입니다어디 한 번 가는 일도식사 하는 일도글을 알아도 혼자 자신의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사는 집에 화재가 났지만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이 아니면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들을 더 공격해서 뭘 얻어가려는 계산인지 인권의 기본도 모르는 정치권 무자격자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넘쳐납니다대화가 될 것 같진 않습니다만.

 

디지털 세상과 기술에 대한 산업 분야의 유토피아적 평가 방식도 있지만범죄에 활용되는 영역이 정교해지니 걱정이 큽니다살펴보기 힘들지만 n번방과 버닝썬으로 알려진 디지털 범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마시고 근절을 위해 기회가 있으면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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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실뭉치 보리 어린이 그림책 12
김효정 지음 / 보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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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선물로 받은 책이라 연두빛이 가득할 때 읽고 싶었지요. 힘이 부쩍 나진 않는 봄이지만 그래도 봄, 잠시 볼 수 있는 연두yellowgreen을 무척 좋아하는 저 보라고 친구들이 여기저기 사진을 보내주어 봄인가 합니다.


그림책은 참 설렙니다. 모든 그림책이 감동적이지요. 글이 있어도 없어도 누가 나와도 분량이 얼마이건, 아무 상관없이 최고의 존재감과 문학적 감동을 주는 장르입니다. 인내심이 없는데 한참 잘 참다 오늘 펼쳐 봅니다.


도로롱~ 도로롱~ 엄청난 캐릭터와 눈이 마주치자 웃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이런 창작은 어떻게 가능한 건지요. 그리고 지식 부족으로 인해 잠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도롱이도 도롱이벌레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 도롱이 Rain Coat


1. 짚, 띠 따위로 엮어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 예전에 주로 농촌에서 일할 때 비가 오면 사용하던 것으로 안쪽은 엮고 겉은 줄거리로 드리워 끝이 너털너털하게 만든다. (국어사전)


* 도롱이벌레/도롱이나방 Bagworm


도롱이나방 또는 도롱이벌레라고도 한다. 수컷은 날개를 편 길이가 약 20 mm이다. 몸빛깔은 흑갈색의 털로 덮여 있고 무늬는 없다. 더듬이는 빗살 모양이다. 암컷은 날개와 다리가 없고 몸길이는 15∼18 mm로, 몸의 털은 성충이 되면 곧 빠진다. 연 1회 4∼7월에 나타난다. 유충은 가늘고 긴 통꼴인데, 나무껍질의 작은 조각을 붙인 도롱이를 만들고 그 속에 숨는다. 나무껍질 ·잎 ·이끼 등을 먹는다. 한국 ·일본 ·중국 ·사할린 ·중앙 아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두산백과)


다른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볼 때도 거의 대부분 열등감이 심하지만, 인간 말고 다른 생명체들을 만날 때도 자신의 부족한 점들이 많이 보입니다. 도롱이벌레는... 자기 집을 스스로 만들 수 있군요. 그것도 주변에 있는 재료로 쓰윽~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집이 부서져도 - 실제로 애벌레가 자기 집을 부수는 일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울지도 좌절하지도 않고 다시 짓습니다. 아주 조그만 일만 잘못되고 불평불만에 한탄을 하고 마는 제 모습이 민망하기 그지없습니다.


발견한 털실뭉치가 연두빛이라 두근두근하네요. 새로운 재료에 너무 신나서 크게크게 집을 지었다가 곧 바로 실수를 깨닫고 몸에 딱 맞는 집을 다시 짓는 것도 멋집니다. 인간은 그런 반성도 잘 못하고 하더라도 바로 고치지 않거든요. 저도 그렇습니다.


이용할 가치가 있으면 고갈될 때까지 꺼내어 쓰고, 잘 나누지도 않고 혼자 낭비하는걸 즐기고, 결국엔 제가 사는 환경을 망치고 마는 인간들 읽으라고 자연이 작가님으로 현신해서 창작한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이럴 거면 왜 태어났는지 따지고도 싶지만, 따질 데가 없으니 혼자 결심을 다시 합니다. 지구는 인간들만 사는 곳이 아니니 쾅쾅, 꽥꽥, 시끄럽고 요란하게 굴지 말고 가능한 조심조심 살금살금 살다 가자. 


덕분에 행복하게 만나 웃고 배우고 반성합니다. 감사합니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우리집 꼬꼬맹이 어린이에게 책을 전했습니다. 어떤 감상을 들려줄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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