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oglyphics 스파이로글리픽스 : 음악의 영웅들 스파이로글리픽스 1
토마스 패빗 지음 / 로이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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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전시회들 소식에 설레고, 가능한 많이 가보고 싶었다. 문제는... 주중에는 6시에 끝나고 주말에는 집에서 나가기가 무척 괴롭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5월부터는 한 주도 안 빼고 주말 일정이 있었다. 이미 있는 일정만으로도 지쳐서... 원하는 다른 일정을 만들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다 같이 랜선 전시회를 볼 때와는 또 기분이 많이 달랐다. 이 소외감... 가끔은 책 말고 다른 것도 눈에 넣어주고 싶지만, 책과 산책이 가장 효과적인, 많은 것을 견디게 하고 치유해주는 의지책들인가 한다.

 

이 흥미진진한 스파이로글리픽스는 전시회에 못 다니는 나와 어머니에게 하나씩 선물하고 싶었던 책이다. 나는 음악의 영웅들, 어머니는 세계의 도시들! 그런데 책을 반기셨던 어머니께 연락이 왔다. 너무 어지러워서 하기가 힘드시다고...ㅠㅠ



나도 계속 집중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눈이 좀 어질하긴 하다. 노화는 여러모로 서럽다. 우리 집 꼬맹이는 아주 술술 신나게 색을 채워나간다. 그래, 젊음이 어림이 부럽다.


 

이 책의 매력은 도안을 봐서는 완성작이 무엇일지 전혀 짐작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신기함 그 자체이다. 더구나 현대 미술 전시를 좋아하는 이유가 관객들의 일정 부분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이라서, 설치미술을 좋아하던 내 취향과도 맞았다.



그런데... 손이 너무 떨려서일까. 원작 완성품 사진과 비교해보니, 문득 다른 사람처럼도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마돈나 언니...ㅠㅠ

 


내 윗세대와 내 세대가 아는 음악의 영웅들... 아이들은 이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누군지 모르신다.ㅎㅎ 조용히 휴일 오후에 가만히 틈을 채워 나가며 그리운 시절을 마음 따끔거리게 기억해내는 시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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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의 거짓말
엘리자베스 케이 지음, 김산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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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한 기대가 무럭무럭 자라나다 확산세와 더불어 쪼그라들었다덕분에 7월인데도 언제어떤 휴가를 보낼지 어리둥절한 상태로여전히 무계획으로 살고 있다신간들과 더불어 날 찾지 마시오~’ 선언하고 문자 그대로 휴가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무슨 아쉬움이 남은 걸까.

 

어쨌든 그래서 여름까지 즐거움을 미뤄두었던 추리스릴서서스펜스미스터리에 슬그머니 손을 뻗는다모르는 작가첫 번역심리스릴러... 낯설어서 기대도 크지만 어려울 지도 모르는 모험이젠 영국문학책도 번역서로 읽는 게으름 절정...

 

거짓말은 종류가 다양하다뇌가 잘 발달하고 있구나 싶게 사랑스러운 상상력의 표출인 재밌고 멋진 창작 거짓말부터 제 이익을 위해 분명한 악의를 가지고 활용하는 범죄 거짓말그리고 어디쯤인가 프로이트가 말한 소망실현wish fulfillment 용 거짓말도 있다.

 

악의와 범죄가 아니라면 별 거부감이 없다문학은 멋지고 사랑스럽고 재밌는 거짓말투성이들이 아닌가자신이 바라는 바를 아직 실현 못해서 여전히 바라고 있다고 과장을 섞는 거짓말은... 늘 애틋하고 슬프다그러니 아이를 꾸짖거나 슬픈 사람 비난하는 것보다 범죄자들 처벌을 더 확실하게 하는 게 급선무!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원제도 동일 일곱 번의 거짓말이 등장한다거짓말은 아주 부지런한 사람들의 능력이라서 게으른 나로서는 일곱 번이나 해야 된다는 것이 극도로 피곤하게 느껴진다거짓말 창조의 노력유지의 노력파생된 갈등 관리 노력... 어휴...

 

짐작한대로 주인공은 후회와 복기를 담은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 않았다면않았더라면...’ 그런데 말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감추는 일로 시작한 거짓말이 점점 심각해진다물론 그래야 스토리 빌드업이 되지만응원도 동정도 힘든 캐릭터가 되는 것이 씁쓸하다.

 

이해할 수 없는 틈이 생기면 팩트가 없이도 서사와 의미를 찾는 것이 인간이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다뇌과학이 답을 줘서 편안해진 것도 있지만끝도 없이 반복되겠구나 싶어서 체념하게 된 것도 있다휘둘리지 않으려면 자각과 반성이 더 많이 필요하단 생각...

 

누구나 때론 재미로 이야기를 꾸며 내기도 하고 그럴 땐 거짓말이라는 것을 꼭 밝히고 즐기는 수준에서 끝내는 것이 중요믿고 싶은 이야기라 개연성을 믿음으로 바꾸기도 하고더 보태기도 하고... 그런 일들은 늘 일어난다누구나 할 수 있어서 더 위험할 수 있는 능력이고거짓말과 현실 혹은 진실을 구분할 수 없게 되면 큰 문제가 생긴다.

 

스포를 할 수 없어 두루뭉술하게 단상들을 남긴다변질되는 감정이 슬프고 변질된 감정이 무섭고애정에 대해 복잡한 기분을 맛본다.

 

괜히 호들갑 떨고 싶진 않지만넌 이 이야기를 알 자격이 있다알 필요가 있다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네 이야기이기도 하니까.”

 

마지막으로 힘들지만 꼭 해야 하는 이야기... 전체적으로 문장들이 ‘1차 번역투라서... 첫 번역 작품이라 응원하고 싶지만 몰입에 방해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느긋하게 즐기기엔 문장과 단어가 툭툭 걸려서 피로감이 듭니다추천 글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비슷한 감동을 느끼지 못해 아쉽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마음에 훅 들어왔다매혹적이고 절박하고 오싹하며 중간에 내려놓기가 불가능하다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심리적 서스펜스로 가득한 엄청나게 만족스러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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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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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모든 시작의 너머에는 또 다른 시작이 있다. 그 너머에도 또 그 너머에도 또 있다.”

 

고단하기도 하고 희망처럼도 들리고...

 


우리에게는 언어가 필요하다. 하지만 언어란 늘 넘치고 깨지기 마련인 그릇들이라는 점을 알고 써야 한다.”

 

어휘가 부족하다. 예전엔 필사를 하면 어휘장이 채워지는 기분이 한동안 들곤 했는데, 이제는 필사도 너무 익숙한 반복 행동이 되어버렸는지, 뇌에 충분한 자극이 되지 않는다.

 

혹은... 독서의 목적이 불순해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알고 싶다, 배우고 싶다... 가 아니라 이리로 도망가 보자... 대피소를 아끼고 기억하지는 않는 법이다. 그보다는 잊고 싶겠지. 그러니 책 속에서 빠져 나오면 그곳의 일들 스르르 다 잊어 버리는가보다.


 

가끔은 그들이 부럽다. 스스로 만들어갈 인생의 긴 여정에서 이제 출발점에 선 그들, 갈라지고 또 갈라질 길에서 수많은 결정을 내릴 그들.”

 

문제를 발견하고, 선택할 결심을 하고,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을 잡고 갈 힘이 충분하고, 생존 이상의 여유가 있기를. 젊음이란 실수도 낭비도 하는 사치스런 시절이어야 하는데... 미안하다...


 

어쩌면 나는 대답보다 질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다보면 나는 누구에게 뭘 묻고 싶은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지... 왜 이러는 건지... 민망할 때가 많다. 아마도 제 스스로에게 묻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꽤 자주 다른 이들의 해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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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뚝딱뚝딱 누리책 20
조제 조르즈 레트리아 지음, 안드레 레트리아 그림, 엄혜숙 옮김 / 그림책공작소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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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 그림책을 보았을 때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전 세계가 떠들썩하던 시절이었다. 기억이란 종류와 무관하게 미화되는 것인지 돌아보니 그땐 기대와 희망이 없지도 않았다.

 

백신 출시도 전에 포스트코로나 담론이 쏟아졌고 인류가 새롭게 선택할 미래가 궁금했다. 그 목록에 2022년에 러시아 침공이 현실화되는 일은 없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이지만 70여 년간 전쟁이 없었던 탓일까. ‘전쟁이 시작되었다!’라는 소식이 현실 같지가 않았다. 이런 범죄가, 가장 무지한 짓이, 최저질 의사표현이... 그냥 이렇게 일어난다고...?

 

분노와 조바심에 소모되어서, 이제 7월인데 왜 아직 멈추지 못하고 있는 건지, 이 현실은 무엇인지, 전쟁이 삼키는 다른 가능성들과 첨예화되는 갈등이 커지는 풍경만 더 많이 보인다.

 

푸틴의 욕망, 우크라이나 정부의 무능함, 국제질서의 허약함이 불러 낸 악몽은 짐작보다 거대하다. 그 대가는 죽어가는 사람들의 숫자로 증명한다. 그 전쟁에서 안전한 곳의 인류는 곡물, 유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가장 큰 걱정이다.

 

전쟁은 빠르게 퍼지는 질병처럼 일상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전쟁은 침묵이다.”





얼마 후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본 대한민국에서... 선제타격... 운운하던 이가 행정수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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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천재 게으른 뇌를 깨워라 - 40일간 하루 20분, 쉽고 간단한 기억력 훈련법
개러스 무어 지음, 윤동준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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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와 죽음은 상식이지만 수용하기까지 저항감도 있고 시간도 좀 걸린다노화의 여러 현상들 중에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것들도 있지만아쉽고 서글픈 현상들도 있다그 중 근육 감소와 기억력 저하는 슬프지 그지없을 뿐더러사는 일을 한층 더 힘들게 한다.

 

기억력과 이해력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진행되는 노화를 멈추거나 역전시킬 방법은 없지만속도를 좀 늦출 수 있다는 이야기엔 솔깃한다그래도 신비의 건강식품을 먹거나 하진 않는다평범하고 상식적인 실천이 습관이 되고 도움이 되면 충분하다.

 

근력은 생각날 때마다 바로 할 수 있는 간단운동으로기억력은 몇 년 전부터 일단 기록하자란 결심과 더불어 실천하고 있다모두 기적의 효과를 낳지는 않으나 분명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운동시간이 늘면 다음날 몸이 좀 가볍고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움이 된다.

 

우리의 기억은 생각보다 훨씬 왜곡되어 있다.”

 

소위 암기과목을 좋아하지 않았다게을러서 열심히 상세 사항들을 외우는 것이 싫었다부지런한 친구들이 반복학습하고 빽빽하게 필사하면서 외우는 장면을 주로 경이롭게 구경을 했다여러 번 말했지만 수학과 물리는 게으른 내게 최적의 과목이었다.

 

인간이 뇌를 10-20%만 쓴다는 잘못된 상식은 이제 많이 바로 잡힌 듯하다인간은 뇌의 용량이 비슷하고 기억력도 크게 다르지 않다그저 뇌신경망이 어떻게 기능하는가의 차이이다많이 사용하면 연결망이 늘어난다운동과 근력의 관계와 같다.

 

단기 기억은 장기 기억으로 옮겨 놓지 않으면 곧바로 잊어버린다.”

 

인간의 뇌는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만 기억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어떤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면 뇌는 곧장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저자는 두뇌 트레이너인데제안법은 간단하다문제를 풀면서 뇌를 훈련시키기매일에 집착하지도 말고 시간과 사정에 맞춰서 가벼운 마음으로 꾸준히 훈련해보라는 제안이다. 40일만에 기억력 천재가 되면 정말 좋겠지만아니라도 훈련 삼아 하는 일이 무용하진 않을 것이다.

 



익숙한 장소와 기억해야 할 목록을 연결하는 장소 기억법

각운이나 두운리듬을 만들어 외우는 방법

시각화해서 기억하는 방법

묶어서 기억하는 방법

 

완전히 낯선 방식들은 아니다나는 늘 숫자를 숫자패드 위에서 위치로 기억한다노화 자체가 서럽다기보다는 기능 저하가 불편하다잠시 훨씬 더 고령인 분들이 매일 어떤 불안과 불편을 견디며 어떤 기분으로 사시는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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