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거대한 전환 - AI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김수민.백선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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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중 기록...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다양한 입장을 만나게 되어 나로서는 혼란스러운 기술이다. 읽고 이해한 바로는, 인간이 생산한 데이터들을 빅데이터 방식으로 활용하고, 인간이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질의응답을 하고 번역을 할 수 있다.

 

데이터 분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는 것 말고는 검색을 통해 찾아내는 정보와 획기적으로 달라진 게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더 알아보지 않았고, 최근 버전 베타 실험에도 참여해보지 않아서 잠시 잊었다.

 

분명 변화하거나 대체 가능한 여러 직업군이 있을 거라는데 동의했고, 접근과 활용 방식이 아주 쉽다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가장 최근 뉴스들이 불안을 고조시킨다. 생성 AI의 기능은 정확히 어떤 범위일까.

 

인류의 질문하는 능력이 월등히 진화(?)할 거란 기분 좋은 상상은 너무 낙관적이었나. 어쩌면 인간은 가짜뉴스를 지금보다 더 열렬히 믿고, 인공지능은 자기객관화가 철저한 사회를 경험할 지도 모른단 서늘한 상상을 한다.

 

최근 관련 분야에 거대 지분과 투자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이 6개월 개발 중단하고, 관리 가능성과 위험 프로토콜을 먼저 마련하자고 서명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케팅의 일환인지 더 복잡한 이해계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 자신이 잘 모르고 감당이 불가능한 기술을 철없이 개발한 전례가 없는 게 아니라 불안은 가라앉지 않는다.

 

전 세계 동시 발생하고 일상에도 영향을 미치는 기술 개발과 활용에 대해서는 관련된 소수나 전문가만이 아니라 인류 다수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원칙적인 생각을 하지만, 역시 전례를 떠올리면 이상적인 결정과정이 있었나 싶다.

 

일단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게 어떤 새로운 이해와 인식이 생길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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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유니버스 독고독락
조규미 지음, 이로우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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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록 읽을 분량의 책을 읽고 피드백이 없는 십 대들 - 처음은 아니다 - 을 이해(해보려 노력)하며, 이번에도 내가 읽고 내가 쓴다. 이미지보다 문자텍스트에 더 익숙하고 더 소중하게 여긴다고 믿었는데, 표지를 거꾸로 들고 있었다. 제대로 세우니 표지의 소년이 나비들과 함께 시공간 이동을 하는 듯 보인다.

 

작고 소중하고 멋진 책이라 최대한 스포일링을 하지 않고 짧은 감상을 남겨본다. 성인독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연령 불문 책이라 반갑고 고마웠다. ‘전학과 멀티유니버스가 뜻밖에 40년 전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생활권이 이렇게 가까워지기 전이고, 정보도 충분하지 않아서, 1980년대에는 각자의 세계들이 좀 더 특징적이었달.... 비슷하게 닮아갈 조건들이 덜했다. 친구의 집은 우리 집과는 달랐고, 누가 전학을 오면 몹시 궁금했다. “넌 어떤 세계에서 살다 왔니?”하는 두근거림.


 

'시미람'과 '람'


 

누군가 미래에 너는 아무 문제없다고, 너는 좋은 사람이라고, 멋진 어른이 될 거라고, 의심도 걱정도 말라고 말해주면 기분이 어떨까. 초등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미래를 몰라도 다정하게 확신하는 어른들이 많으면 좋겠다.

 

힘겨워하고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람이처럼 잘 알아보고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격려해주고 믿어주고... 그런 사회 안전망을 더 촘촘하게 만들어야한다고, 뭐가 되든 참여하고 싶은 조바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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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페리의 문장들 - 인생의 사막에서 의미를 발견하다 문장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신유진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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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은 마음의 양식이자 행동을 온화하게 영혼을 평온하게 지키는 색입니다.”

 

초록초록한 풍경에 의지하러 나갔는데 잎보다 먼저 핀 만개한 꽃들에 펼쳤던 책을 놓칠 뻔했다. 잎이 없는 나무는 안간힘을 써서 저 꽃들을 겨우 피워 올린다고... 처연하고 찬란하다.


 

어머니, 제가 헤어나올 수 없는 우울함에 빠졌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문을 열고 모자를 던지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끝나버린 하루가 느껴져서 그런 것이니까요.”

 

우울도 빠져나가는 하루도 마찬가지인 사람, 이런 편지 쓸 어머니의 존재가 부럽네. 아니... 실은 어머니든 형제자매든 친구든 내 짐작보다 더 친절할 것이다. 기꺼이 읽어줄 것이다. 내가 타인을 못 미더워할 뿐. 내 문제가 더 크다.

 

삶에는 해결책이 없네, 나아가는 힘만 있을 뿐이야. 그 힘을 만들어내야 해결책이 뒤따라오는 것이네.”

 

답도 방법도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삶은 그런 게 전혀 아니었... 살아 있어서 계속 살아 가야한다는 건 문득 벌 받는 중인 것도 같고, 힘을 내어 나아가다보면 엉뚱한 곳이기도 하고.

 

힘이 없을 땐 힘을 만들 뭔가를 먹기도 힘들고. 내가 만들어 먹어야 하면 더 힘들고. 일회용 잔뜩 배달은 끔찍해서 못하고.

 

한 사람의 고통은 세계의 고통만큼 가치 있다, 한 사람의 사랑은 그가 아무리 어리석어도 은하수와 별들을 흔들리게 한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달리 사랑은 고통을 주지 않는다.”

 

오래 기억하고 싶다. 따지지 말고 이렇게 믿어야겠다.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책임지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언제까지 책임 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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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맛 2 - 오늘도 열심히 살아낸 나를 위한 만찬 요즘 사는 맛 2
고수리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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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기쁘고 살맛나는 일들이 많지 않기도 하고, 노화로 감각이 사라지는 이유도 있고, 여러 복잡한 심리적인 원인도 있었는지(다이어트, 미모 고민 아님 주의!), 도무지 입맛이 없어 식사가 고역인 시간이 짧지 않았다.

 

먹기 위해 산다주의자는 아니지만, 건강관리(특히 혈당)과 에너지 보충의 문제는 여전하니 억지로 씹고 삼키는 일이 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와중에도 엄청 맛있다고 느낀, 순간 감각이 터진 듯한 비건파스타는 두 번 먹었다.

 

그리고 지난 주 슬쩍 생각이 나더니 사라지지 않고 집착이 된 특정 음식에 대한 욕구가 며칠이나 이어졌다. 지금은 다행히 잠잠하다. 주에너지 공급원인 탄수화물과 어쩌면 부족했을 염분, 거기에 추억 몇 스푼(아마도).

 

일 년에 두세 번도 가던, 매년 한 달간 머무르던 하이델베르크에서 굵은 소금은 적당히 툭툭 털어내고 먹던 프레첼(과자 아니고 빵), 막 구워 나온 향과 식감과 맛이 너무 생생하게 뇌에 침투했다.


 

지나가리라, 생각하고 지내다 참을 이유가 뭐 있나 먹기 시작했다. 원하던 그것은 아니어도 행복감이 위가 아닌 심장에 서서히 번지는 느낌이었다. 눈물 젖은 빵 먹게 될까 꾹 참고 넘겼다.




먹는 일이 즐거움만이 아니게 된 것은 오래 되었다. 나는 계산적인(?) 사람이라서, 플라스틱에 담긴 요거트를 맛보는 일은 쾌락보다 괴로움이 훨씬 더 크다. 그런 식으로 계산하고 포기한 것은 아주 많다. 한동안은 길티 플레저란 변명으로 콜라를 일 년에 한두 번 마시기도 했는데, 다행히 그만 둘 수 있었다.

 

인간은 먹는 것만으로도 기후를 변화시켰다. 식재료도 포장도 너무 유해하지 않은 방식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미 벌어진 일을 어쩔 수 없지만 서글프다. 모르고 즐겼던 시간들이 함께 한 이들 덕분에 여전히 그리운 추억으로 떠오르는 것도 슬프다.

 

<이대로면 '먹는 것'만 해도 지구 기온 1상승>

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34

 

음식을 만나고 나누는 일이 이런 기분이 들게 하면 안 되는 건데... 생명을 이어나가는 안심이 되고 기쁘고 행복한 경험이어야 하는데...

 

잘한 일도 없는데 운만은 아주 좋아서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 나는 거의 포기한 희망을 오늘 말고 내일! 이라고 매일 유예하며 실천하는 놀라운 분들. 그분들을 믿고 나도 막 살아버릴까, 비뚤어져 버릴 테다, 싶은 시간을 미룬다.


 

그러니까... 이 글은 지금까지 내용은 이래도 일기가 아니다. 여러 작가들이 먹고 산소중한 추억들을 즐겁게 방문하며 실컷 위로 받고 부러워하다 쓴 어쨌든 감상문이(라고 우겨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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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이미 벤더 지음, 황근하 옮김 / 멜라이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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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 가지 이유로 놀랐다. 첫 번째는 제목... 그렇지.. 케이크에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닐 수 있는데, 경직된 것들을 마주하는 순간들이 좋다. '특별한 슬픔'이 흐려지는 무언가가 있기를, 누군가를 채워주기를 바라며 펼쳤다.

 

두 번째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랐다. 나만 모르고 학생들은 다 아는 책. 케이크와 9살 로즈와 초능력과 가족 등등...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세계가 맞기도 하고, 그 외로움에 공감했을 아이들이 많을 것도 같아서 마음이 따끔거렸다.

 

나는 눈물방울들을 따로따로 아주 멀리 떼어놓았다. 눈물은 뭉쳐 있을 때만 무서운 것이다.”


 

알고도 스트레스가 심해서, 성실해야 하는 의무가 지겨워서, 그다지 좋지 못한 태도와 표정이었던 순간들은 많고 많았다. 이미 다친 상태인 내 감정도 그로 인한 타인(가족 포함)의 감정에 대해서도 미안해하며 생각해보았다.

 

논리와 이론이 아닌 감각들이 우리의 감정에 직접적이고 강력하고 깊이 닿은 선을 가졌으니, 감각의 향연이라 할 수 있는 음식을 만나고 맛보는 일은 감정과 연결된다. 그러니 외로움을 소환하는 방식이 더욱 절절하다.

 

그런 날이 있다. 낮에 쇼핑을 하며 밖에 나와 있는 낯선 이들을 보는 것이 정말 외롭게 느껴지는 날.”


 

좋아하는 식재료, 흥미로운 소재에 끌려 읽게 되었지만, 무척 좋아하는 청소년 문학의 힘을 이 작품에서 다시 경험했다. 아프고 힘들고 불행할 때조차, 관계에 매몰된 채 과잉 감정노동을 수행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몹시 쓸쓸하다.

 

저 모두를 지워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또한 저 모두를 원했으니, 나는 그들을 지워버릴 수 없고 동시에 그들이 되고 싶어 할 수도 없다.”


 

로즈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싶은 독자가 되어 331일에 기록을 남긴다. 삼월 내내 따뜻하진 않았지만, 오늘은 불안할 정도로 낮 기온이 높은 날이지만, 로즈와 로즈에 공감하는 어린이 독자들이 부디 무탈하고 편안하고 행복하기를.



 

힘껏 응원할 기운을 얻고 이 책을 읽은 감상을 생생한 감각으로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불을 켜고 베이킹을 한다. 온기도 향기도 퍼지도록, 잠시라도 머물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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