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은 ‘마음을 하나로 묶는 것‘이자 ‘하나로 묶은 마음‘이다. 즉 순간 순간 생하고 멸하는 우리의 마음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다...분황에게는 ‘땅막 속의 편안함‘과 ‘무덤 속의 뒤숭숭함‘이란 분절이 존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인식 속에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하요 인간의 보편성(一心)을 발견한 그는 유학이 단순히 공간의 이동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유학의 도정을 포기하고 신라 땅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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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영국사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안병억 지음 / 페이퍼로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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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후 가장 중요한 국가를 몇 개 꼽자면, 당연히 영국이 들어갈 것입니다. 영국은, 미국 이전에 전세계적으로 패권국 지위를 차지했던 국가입니다. 의회 민주주의, 산업혁명, 해가 지지않는 나라, 18세기 영국 경험주의 철학 사조, 아편전쟁...근대 이후의 세계에서 영국의 영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는 산업혁명, 세계대전 등 몇 가지 주제사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전체 영국사를 알아볼 겸 입문서로 <하룻밤에 읽는 영국사>를 택했습니다. 먼저 저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안병억씨는 대학에서 독일어와 경제학을 공부하여 학사를 받고,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10년간 유학하였고 국제정치학 특히 유럽통합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입니다. 유럽연합과 국제정치에 관한 저서를 여러 권 저술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행복이 처에게 고구마를 구워주는 것이랍니다(지금은 고구마철이 아니지만). 영국에서 유럽정치로 학위논문을 취득한 저자가 쓴 영국사 교양책이니, 읽어볼만 하겠습니다.

책은 전체 6장인데, 1장은 고대 영국, 2장은 중세시대로 정복왕 윌리엄부터 백년전쟁과 장미전쟁까지 다룹니다. 3장은 재정/군사 국가 시기 영국부터 청교도 혁명, 왕정복소, 그리고 명예혁명과 연합왕국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다루고, 제4장에서는 산업혁명, 프랑스 나폴레옹 전쟁 등을 다루는데, 산업혁명이나 애덤 스미스 등 경제사적 이야기도 나옵니다. 5장은 나폴레옹 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패권국 지위의 오른 영국의 역사를 설명하는데, 이 장의 제목도 '영국의 세기'입니다. 마지막 6장은 1차 세계대전부터 브렉시트까지인데 여기가 저자의 전공분야라 할 수 있겠군요. 각 장의 소주제들은 5~6페이지 정도로 짧막짧막하게 핵심 위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책 읽는 속도가 어느 정도 되시는 분들이라면 제목처럼 하루이틀이면 다 읽을 수 있겠습니다.

우선 좋았던 점은, 고대 영국사부터 현대까지 시간순으로 알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파편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들이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되었다는 느낌이네요. 통사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런 부분이겠지요. 몰랐던 사실도 여러 개 알게 되었습니다. 켈트족의 기원이 아나톨리아 대평원에서 거주하던 거주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자분이 최대한 읽기 쉬운 문체로 쓸려고 노력하였기에, 저 같은 문외한도 쉽게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연표나 도표, 지도 등 시각 자료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훨씬 내용 이해와 수용이 빨랐습니다. 이는 직접 사진으로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밑에 '윌리엄 글래드스턴과 벤저민 디즈레일리 비교'처럼 독자가 한 눈에 알아보기 쉽도록 중간중간 이렇게 도표를 만들어 한 번 더 정리해주십니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와 유사하지만, 가장 최신인 2020년까지 망라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자는 유럽연합과 정치를 전공하였고, 실제로 <브렉시트와 의회주권>이라는 논문도 쓰셨습니다. 그래서 더 브렉시트 부분에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양차대전 이후 처칠은, 영연방-영어권 자유국가(미국, 캐나다 등)-서유럽이 교차하는 원인 영국은 국제정치에서 여전히 독자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유럽통합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으로 영국은 몸집이 많이 작아졌었고 더 이상 19세기와 같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제국을 상실했지만 아직 그 역할을 찾지" 못한 영국은 결국 미국의 권고에 따라 못내 EEC 가입을 신청하였지만, 프랑스 드골에 의해 3차례나 거부당한 끝에 가까스로 가입합니다. 영국의 참여는, 본질적으로 영국 내부의 여론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타의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영국 노동당과 보수당 모두 "유럽통합에 대한 합의가 매우 약했고 반대가" 컸습니다. 때문에 이 통합은 사실 애초부터 깨지기 쉬운 것이었습니다. 합의가 부족하다고 여겼기에 영국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EU 탈퇴/잔류라는 문제가 화두가 될 수 있었고, 여기에는 "대제국의 향수를 더해주는 역사교육"도 일조하였습니다.

이 책은 대중교양용 저서이기에 이것만 읽고는 영국사 간만 보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행히도 책 끝말미에 참고문헌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참고문헌을 보며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 읽으면 금상첨화일 듯 하군요. 저처럼 영국사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데 간단하게 중요한 사건과 흐름을 알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그때 첫 시작으로 알맞을 것 같습니다.

같이 보면 좋을 책

1. 조엘 모키르, <성장의 문화>, 에코리브르, 2018

산업혁명과 19세기 유럽의 경제 발전 원인을 문화사적으로 담은 책. 이 책은 19세기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추동력은 유럽의 계몽주의라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먼저 일어날 수 있었던 요인도 청교도 정신과 베이컨의 실험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 칼 슈미트, <땅과 바다 - 칼 슈미트의 세계사적 고찰>, 꾸리에, 2016

칼 슈미트의 역사철학서. 인간 역사를 "땅의 힘에 대한 대양의 힘의 투쟁, 대양의 힘에 대한 땅의 힘의 투쟁의 역사"로 규정하며 17세기 영국이 자신의 실존을 바다 쪽으로 돌림으로써 심대한 공간혁명을 이루었다고 주장한다. 해양세력으로서의 영국에 책에서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3. 헤어프리트 뮌클러, <제국>, 책세상, 2015

"제국"에 관한 이론서. 당연히 대영제국도 주요 분석 사례 중 하나로 나온다.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을 요하는 책이기에, <하룻밤에 읽는 영국사>로 기본 지식을 익히면 도움이 될 것이다.

4. 프리드리히 엥겔스,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 라티오, 2014

자매품 - 공산당선언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영국의 교육은 대영제국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둬왔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이 하나가 되어 국제정치무대에서 주요한 행위자로 세력을 행사한 것을 영국 교육은 거의 가르치지 않는다. 대륙과 다름을 강조하는 게 영국의 교육이고 정체성의 하나이다. -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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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바다 - 칼 슈미트의 세계사적 고찰
칼 슈미트 지음, 김남시 옮김 / 꾸리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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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땅과 바다의 투쟁의 역사를 기초로 세계사를 설명한 슈미트의 억사철학서이다. 본문은 130페이지 정도로 얇지만, 그 함의와 내용이 깊다. 다른 역사책들과 함께 놓고 읽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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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거나 모두의 것으로 여겨졌는데, 실제로는 결국 단 한 국가에 속했지. 바로 영국이야.-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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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팽창이 한계에 부딪히고 그 이상의 팽창 노력이 ‘제국의 과잉 팽창‘이 될 때, 이데올로기적 힘의 중요성은 커진다.- P120

네 가지 권력 요소 가운대 하나가 결핍돼 있으면 제국에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가 생긴다-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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