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소환이다.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동네에 한두개 많게는 서너개도 있었던 전파사.
전파사 앞에는 가끔씩 TV등에서 나온 구리덩어리가 있었다. 어떤것은 실처럼 얇은것, 어떤것을 굵은것 어떤것은 피막으로 되어있는것. 그 중에서도 가장 상품(上品)은 굵은 구리다.
오빠는 그 구리와 찌그러진 냄비, 종이딱지 등으로 강냉이나 엿을 바꿔 먹었다.

그리고 겨울이면 썰매를 탔었는데, 삼촌이 만들어준 썰매. 보통은 다들 그냥 적당히 만든 썰매를 탄다. 그런데 어느날 어떤 아이가 정말 멋있는 썰매를 갖고 나오기도 했다. 그 솜씨는 정말 손재주가 보통이 아닌사람이 만든 ‘썰매 람보르기니‘ 였다. 썰매 만들기 귀찮은 집은, 외발자전거 처럼 철사를 하나만 두고 발만 두개 올려놓는 (작은)입식썰매를 만든다. 그 당시 썰매는 전부 수제였다. 어쨌던 하나밖에 없는 썰매로 오빠와 누가 더 오래 타냐 적게 타냐 다투던 기억들.

오빠, 우리 오랜만에 둘이 신나게 놀아볼까? 그때 처럼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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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남는 것.
행복한 기억이 그 안에 있었다.(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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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문상 온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아버지를 조금 더 알게 되는 ‘빨치산의 딸‘ 의 이야기이다. 아버지는 베트남 어머니를 둔 미성년자와의 인연, 딸이 전혀 알지 못하는 중년 오빠(?)들, 그리고 아버지의 친구, 가족들을 통해서 아버지를 알게 된다. 빨갱이 아버지로 인해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인생이 꼬여버린 사람들도 나오고.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지만(물론 아직도 직종에 따라 연좌제는 있다) 그 시대는 연좌제가 있었다. 연좌제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도 나온다.
마치 작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쓴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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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든 슬픔이든 분노든 잘 참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그저 견딘다. 견디지 못하는 자들이 들고일어나 누군가는 쌈꾼이 되고 누군가는 혁명가가 된다.(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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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의 건어물 사업으로 평대에 1차 빅뱅이 일어나고, 금복의 다방과 벽돌공장의 2차 빅뱅이 일어난 평대에 금복은 고래를 형상으로 한 극장을 짓는다.
다방과 극장은 ‘ 희대의 사기꾼이자 악명 높은 밀수꾼에 부둣가 도시에서 상대가 없는 칼잡이인 동시에 호가 난 난봉꾼이며 모든 부둣가 창녀들의 기둥서방에 염량 바른 거간꾼인‘ 칼자국 덕(?)으로 경험을 하고 그것을 평대에서 시작한 금복. 금복은 파이어니어 기질이 있어 사업을 하는 것 마다 크게 성공을 한다.

걱정의 생물학적 자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걱정을 빼닮았으며, 벙어리이자 자폐아인 금복의 딸 춘희.

그리고 ‘반편‘이 사이에서 ‘애꾸‘를 낳고 세상에 복수를 다짐하며, 산속에 큰 물고기가 들어오고 큰불이 날거라는 저주를 퍼부은 노파.

크게 보자면 3명의 여자 노파, 금복, 춘희의 이야기이다.

그 중심에는 금복이 있다.



한번 읽기 시작하자 곧장 읽어버리는 소설이지만, 읽으면서 불편한 적도 많았다.
한국의 소설은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까.



˝우리는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해 우리가 된다.

이것은 인간의 부조리한 행동에 관한 귀납적인 설명이다. 즉, 한 인물의 성격이 미리 정해져 있어 그 성격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하는 행동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의미이다. (P.238)˝



국어 사전을 찾아보면서 읽다보니, 다음엔 토지를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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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대사이지만, 록산게이의 자전 에세이 헝거를 읽으면서 작가에게 가장 많이 말해주고 싶었던 말은 it’s not your fault 이다.

이런 글을 쓰기가 엄청 힘들었을텐데.. 여자, 흑인, 폭력, 190cm, 261kg….그러나 잘 해냈다고 나도 말해주고 싶다

이전에 끊임없이 허기졌을때가 있었다. 석사논문을 쓸때였는데 그때는 하도 머리를 쥐어짜다보니 금새 배가 고파졌다. 심지어 외국어로 논문을 쓰다 보니 더 했다. 해당 외국어로 토론을 하고 과제를 제출하는것과 석사 논문을 쓰는것은 또 달랐다. 그 후로 공부만 했다하면 금새 허기가 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이 땡기고 허기지듯이 뭔가 머리에 메꿔지지 않는 것을 먹을것으로 메꾸려 하듯이..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그럴수도 ;;



˝자기 관리란 어떤 면에서 부정이 거부의 몸짓이기도 하다. 원하지만 가질 수 없다. 어떤 음식들을 거부하기로 한다. 휴식을 거부하고 운동하기로 한다. 우리 몸을 늘 감시하고 초조해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거부한다.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자신을 억제하고 그 목표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을 억제한다.(P.170)˝

요즘 두달간 내가 이렇다. 하루 평균 2시간 운동, 주5일을 이렇게 운동을 하고있고, 좋아하는 소고기와 양고기와 회와 오마카세 스시를 참고 저녁은 다이어트식을 하고 있으며, 아침저녁으로 체중을 재며 나의 몸을 늘 감시하고 있으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내 자신을 억제하고 그 목표를 유지하려고 또 억제 하고 있다. 그래서 BMI수치를 23대에서 21대로 낮췄으며 더 나아가 20대로 낮추려고 하고 있다. ㅠㅠ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고 역사가 있다. (P.21)˝

나 역시 부모님의 기준에 맞춰서 살아가려고 했다. 그래서 나도 3중,4중 생활을 했다. 집, 학교, 회사, 친구들… 다 다른 모습이었다. 언제가 엄마가 이런말을 나에게 한적이 있다. ˝너를 아는 모든사람들의 퍼즐을 맞춰야 너의 모습이 나온다˝고 그만큼 장소와 사람에 따라 내가 보여주는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엄마는 잫 알고 계셨던 것이다.

˝내 심장 한가운데를 갈라서 펼쳐놓아야만 했다. 나를 벗겨버려 실체를 드러내야 했다. 그건 그다지 편안하지 않다. (P.23)

유명 인사들의 몸은 우리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따르려 노력해야 하는 도달하기 힘든 기준이다.(P.166)

친구는 비행기에서 먹으라고 감자칩 한 봉지를 사주겠다고 했었지만 나는 거부했다. 내가 말했다. ˝나같은 사람은 공공장소에서 그런 음식 먹는거 아니야.˝ 그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한 말 중에서 가장 솔직한 말이었다.(P.172)

살을 빼고 싶다면 당연히 먹고 싶은 만큼 먹어선 안되는 것이다. 이는 불변의 원칙이다.˝





˝당신이 뚱뚱한 사람이고 여행을 해야 한다면 공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람들의 못마땅해 하는 눈초리가 당신을 따라 다닌다. 게이트에서도 수많은 불편한 표정이 당신을 둘러싸고 그들의 얼굴에는 당신 옆에 앉고 싶지 않다는, 뚱뚱한 몸뚱이가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이 싫다는 표정이 역력히 드러난다.˝


나는 1년에 해외 출장만 4~6번정도 다니고, 여행까지 가면 더 많이 비행기를 타는데, 나 역시도 내 옆에 뚱뚱한 사람과 남자가 앉는게 제일 불편하다. 특히 남자들은 팔걸이가 원래부터 본인거였다는듯이 자연스럽게 점령을 하다 못해 팔꿈치가 내 자리까지 넘어오고. 뚱뚱한 사람은 본의 아니게 내몸에 닿고.. 나는 그래서 뚱뚱한 사람과 남자(특히 중년이상,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매너가 있어 덜 하다)들이 내 옆에 앉는게 너무나 싫다. 록산게이의 팔걸이 의자 및 비행기 얘기는 내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다. ㅠㅠ



˝당신의 몸이 클수록 당신의 세상은 작아진다.
벽의 일부는 파괴해야만 하고 이 파괴가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상관없이, 오직 나만을 위해서 벽을 무너뜨려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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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4-14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헝거 정말 온 마음으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두시간 운동 주5일 운동이라니…(우와….!!! 😲) 박수치고 싶어요 👏👏👏

placebo 2023-04-14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헝거는 정말이지 저의 색안경을 한꺼풀 벗긴 느낌이예요. 운동은 힘들어요.ㅠㅠ
 

모리스의 절제된 감정. 그러나 사랑 앞에서는 모든걸 던져버릴수 있는 대단한 결심. 모리스의 경험을 나 또한 어렸을때 경험한적 있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건 없었다. 여러 가지를 겪어보면, 그 때는 참으로 견디기 힘들고 아팠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 또 살아가게 마련이며, 더 좋은것이 찾아온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정말 그렇다. 클라이브 같은 썅X들은 정말이지 제일 재수없다. 본인이 선택한 것을 왜 남의 감정도 그럴거라 생각하고 지 맘대로 해석하고 오지랖을 떠는거냐고. 그냥 돌아섰으면 잘 가시라고요.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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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으로 기억되게 마련이다. (P.168)

사랑은 이따금 기쁨을 가져다 주는 감정일 뿐이었다. 사랑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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