줴왑퓌 좋아해? 박진영 이 앨범의 타이틀 [십 년이 지나도] 앞부분 내레이션을 아련 아련하게 최진실이 하잖아

[미안해 너도 금방 좋은 사람 만날 거야 괜찮지?]라고 말이야. 그렇게 한 마디 남기고 떠난 그녀를 잊지 못하지. 너를 잊고 다른 사람을 만나서 쉽게 살아갈 수가 없어.

두고 봐, 십 년이 지난 후에도 나는 너만을 사랑하고 있으니 이혼하면 나를 찾아서 와, 십 년 정도는 금방이야. 십 년이면 아무리 핥고 훑는 사랑이라도 사이가 벌어지기 마련이야, 그때 나를 찾아와, 나는 변함없이 너를 사랑할 테니.라고 하는 어른어른 현실주의자 적인 관점의 가사처럼 보여

십 년은 정말 금방이지 않아? 세 살에 머물기를 바라는 딸아이도 금방 열세 살이 되어 버리고, 어라? 여권도 갱신할 때가 됐네, 면허증은 물론이고, 한 시간은 참 지루한데 십 년은 금방이잖아

박진영 이 앨범에서 이 노래가 제일 좋아. 순전히 최진실 때문이야. 나는 최진실을 좋아했거든. 국민적인 배우였지. 예쁘게 출발해서 가족사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배우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모든 국민이 응원했잖아

동생인 최진영 역시 청춘스타로 사람들이 좋아했지. 예쁜 누나 배우에 잘생긴 동생 배우로 활동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경우는 아마 처음이었을 걸.

최진실의 죽음에는 졸피뎀이라는 수면제가 깊게 관여되었다는 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야. 이 수면제를 과다 복용을 하면 살아있되 영혼과 육체를 분리할 정도로 사람을 구렁텅이로 몰아가게 돼

졸피뎀은 자꾸 자살을 강요하고 아무렇지 않다고 타일러. 졸피뎀은 의사가 처방을 잘해주었지. 최진실의 졸피뎀을 타서 가져다준 매니저가 있었어. 매니저가 인터류를 하기도 했어. 그는 졸피뎀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지

약을 먹으면 바로 잠이 드는 게 아니라 점점 이상한 망상과 고통으로 시달리지. 그런데 후에 그 인터뷰를 했던 매니저도 극단적 선택을 했잖아. 매니저도 졸피뎀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지

최진영 역시 졸피뎀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 최진영이 죽고 나서 최진영 친구가 최진영이 괴로워하며 졸피뎀을 복용한 것에 대해서 인터뷰를 했어. 최진영은 하루에 열 알 이상 먹었다고 해

최진영이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는데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어. 졸피뎀은, 그 약은 죽어도 괜찮다고 부추기는 부작용이 심했지. 그런데 이 인터뷰를 한 최진영 친구 역시 졸피뎀의 복용으로 4중 추돌사고를 일으켰는데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어. 졸피뎀이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사람도, 그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도 졸피뎀에 손을 대게 만들었어

우리의 챈들러, 매튜 페리도 1997년에 제트스키 사고로 치료를 받던 중 의사에게 진통제 바이코딘을 처방받으면서 약물 중독의 길로 접어들었잖아. 챈들러는 프렌즈 촬영 당시에도 약물중독과 사투를 벌이며 괴로워하며 촬영을 했다고 해. 역시 매튜도 프렌즈 촬영을 기억하지 못했다고.

가장 친했던 제니퍼 애니스톤은 매튜 페리의 죽음 때문에 한동안 이불속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슬픔에 잠겨 있었는데 그녀는 20년 전에 한 토크 쇼에 나와서 사회자가 매튜 페린 좀 어때?라고 물었는데 그녀는 갑자기 울면서 그동안 우리는 매튜가 그렇게 힘겨워하는지 몰랐다고 했어. 그때가 2000년도 초반인데 말이야. 매튜는 지금까지 옥시코딘, 암페타민과 알코올 중독으로 몸과 머리가 망가질 대로 망가졌었어.

오늘은 십 년이 지나도를 듣자. 뮤직비디오를 찍어 놨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최진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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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말란 감독 영화는 나오면 다 볼 정도인데 이번은 아니올시다. 샤말란이 딸이 둘인가? 셋인가? 지난 번에 딸이 감독한 공포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끝까지 보지도 않았다.

그래도 이 아부지가 유명한 감독이니까 딸에 대한 사랑을 다 표현해 주마 하면서 트랩을 만든 것 같다. 딸내미가 아빠 나 좀 띄워줘. 하니까 실제로는 못하는 걸 영화 속에서 우주 대스타로 만들어서 딸내미에 대한 아빠의 사랑을 보여주었다.

닮아도 아니 어떻게 그렇게 닮았지 할 정도로 샤말란의 붕어빵 딸내미가 아리아나 그란데를 오마주 한 건지 슈퍼스타로 나오는데 연기도 별로야 근데 왜 그렇게 길게 나와. 아부지 영화라지만 너무하잖아.

샤말란 팬으로 지대로 낚였다는 생각이다. 샤말란 영화에 지가 카메오로 나오는 게 별로 안 반가운 건 이번에 처음이다. 이제 샤말란도 나이가 든게 아니라 늙었다. 과거에 계속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다.

올드 나올 때까지만 해도 샤말란의 영화는 이래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딸내미 사랑이 넘치다 못해 이건 좀 아니지 하는 지난번 딸냄 영화부터 트랩까지, 샤말란이 나이가 들어간다는 느낌보다 늙어 버렸다는 생각이 더 든다.

식스센스의 엄청난 반전, 빌리지에서의 그 충격, 싸인에서의 마지막 그 감동, 드라마 웨이워즈 파인즈인가? 사천 년이 흐른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 거기에서의 놀라움, 샤말란 식 슈퍼히어로 삼부작까지. 너무나 좋은 영화들이었다. 거기에 제작을 했던 서번트까지. 나는 서번트의 그 서늘함이 너무 좋았다.

하지만 이번 트랩에서는 뭐야? 낚시에 걸려들었네? 같은 생각뿐이다. 개인적으로 실망하기는 데드풀과 울버린과 맞먹는다. 딸냄 콘서트 영상에 영화 내용을 억지로 욱여넣은 이야기가 트랩이다. 니 붕어빵 딸냄의 그 어색한 연기나 좀 어떻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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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이 드는 계절이 돌입했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접어들어 버리면 일단 몸에서 반응이 온다. 여름 내내 건조하던 손바닥에 미미한 다한증이 발동을 건다. 피부가 푸석해지며 바뀌는 계절이 안간힘을 쓰고 대항하려 한다. 그 격차에 오는 기묘한 기분은 반드시 기시감을 떠올리게 한다. 해가 뜨겁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을 맞이하면 맑은 날 가운데 한두 번은 흐리거나 해가 구름 저 너머로 숨어 버린다. 바람이 불면 시원하기보다 차갑고 반팔이 어울리지 않는 풍경으로 바뀐다.

가을인 것이다. 가을은 악마의 계절이다. 보이는 풍경도 옷을 갈아입고 사람들도 옷을 갈아입고 피부도 그에 응당한 옷을 갈아입는다. 악마가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악마는 자신이 옷을 갈아입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아 사람들에게 그럴싸한 기시감으로 감춰 버린다.

기시감은 기묘하다. 별거 아닌 것에서 아? 하는 순간 기시감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보름달 빵을 보는 순간 기시감 속으로 들어갔다. 보름달 빵은 기시감의 살아있는 산물이다. 잘 먹지는 않지만, 잘 먹지 않아서 아주 가끔 접하면 기시감에 사로잡힌다. 기시감이 물어 뜬 물수제비처럼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데 보름달 빵을 따라온 기시감은 추억을 끄집어내고 기억을 불러들인다.

보름달 빵

유튜브 먹방에서 가끔 보름달 빵을 먹는 모습이 나온다. 보름달 빵은 베이커리에서 파는 빵보다 맛이 더 있겠냐마는 보름달 빵 만의 맛이 있는데 그 맛은 추억의 맛이다. 추억을 건드린다. 어릴 때 먹던 보름달 빵. 봉지를 뜯어 크게 한 입 베어 먹기도 했고, 한 손으로 조금씩 뜯어서 먹기도 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빵 카스텔라를 밀어낸 빵이 보름달 빵이었다. 카스텔라와 다르게 보름달 빵 안에는 크림이 있었다.

달달하고 하이얀 악마 같은 맛에 반해 버린 거지. 어린 시절을 떠올려봐. 그리고 보름달 빵을 생각해. 대문 밑 계단에 앉아서 볕을 쬐며 보름달 빵을 먹었지. 기억 속의 볕은 따뜻하고 말랑말랑해. 보름달 빵과 함께 우유도 같이 먹었지. 우유는 초코우유야. 초코 맛이 나는 우유와 보름달 빵 하나면 정말 행복했지. 보름달 빵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릴 수가 없었어. 친구가 보름달 빵으로 같이 놀자고 하면 안 놀 수가 없었지.

지금은 유튜브 먹방에서 보름달 빵을 맛있게 먹지만 사서 먹으면 맛있지만 맛이 너무 나는 맛이라 맛이 없게 느껴진다. 지금 먹으면 보름달 빵은 너무 달디달고달디단 맛 때문에 잘 먹지 않지만 어릴 때에는 참 맛있게도 먹었다. 인간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이것저것 바뀌는 것들이 있다. 식성이 그렇고 보름달 빵을 대하는 것 역시 그렇다. 가을이 오는 이 계절에 기시감을 불러일으켰던 보름달 빵을 오늘은 한번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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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스트들아 이번에는 하루키의 소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이야. 제목은 넷킹 콜의 노래 ‘South of the border’에서 인용했어. 다 알지?

넷킹 콜이 부르는 노래는 60년대의 멕시코를 말하거든. 에드 시런이 카밀라 카베요와 함께 부른 사우스 오브 보더도 있어, 제목만 같아

넷킹 콜 60년대에 우리나라에 와서 공연한 거 알지? 그때 앨범에 아리랑도 수록하고. 60년대에 한국에 온 재즈의 신들이 좀 있었어. 부비디밥바 하는 루이 암스트롱도 한국에 왔다가 그 앞에서 노래를 기가 막히게 부르는 아이가 너무 잘해서 데리고 미국으로 가서 트레이닝을 시킨 가수가 윤복희잖아

이 소설은 하루키의 몇 안 되는 리얼리티 소설이잖아. 주인공 하지메는 하루키의 모든 소설을 통틀어 가장 지질하고 아내와 가족을 생각하지 않는 무례하고 자기 주관적인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하루키가 가지고 있는 모든 모든 문학적 미문을 사용해서 포장을 해도 하지메는 개츠비의 데이지처럼 개쌍놈임 ㅋㅋ

홍상수 영화에 나오는 지질한 주인공과 다를 바 없게 느껴졌어. 일상이지만 전혀 일상 같지 않고 도처에 잘 볼 수 없는, 일탈을 긁어모아 만든 캐릭터잖아

어떤 사람에게도 꺼내지 못하는 말들,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터부 같은 마음을 구어를 통해서 배설해버리는 찌질한 인간

아닌 척 자신을 포장하지만 실은 허울뿐이고 그저 자신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변명이나 늘어놓는 그런 사람이 하지메라는 생각이 들었지. 어릴 때 만났던 첫사랑을 잊지 못해 몇십 년을 속에 꿍쳐놓고 있다가 결국 만나서는 아내와 딸을 버리고 살아온 과정을 잊은 채, 아니 과정은 중요하지 않으니 – 과정 속에 있는 사랑하는 나의 아내, 나의 두 짤은 모두 버릴 수 있으니 나는 시마모토 너에게 가겠다,라는 식이야

눈치채는 아내에게 이런저런 꾸며진 말들로, 물론 자신은 진실되게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만 아내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을 거야

이 소설은 하루키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적었다고 했잖아. 하루키는 바람의 노래를~, 노르웨이 숲 이후에 자신은 리얼리티 소설과 맞지 않기 때문에 절대 쓰지 않겠노라고 했는데

그만 지질하고 구질구질하고 보잘것없는 하지메의 이야기를 적어 버렸어. 긴 장편을 적는 와중에 빠져 나와 어? 하면서 적어버린 이야기가 이 소설이니까, 마치 하루키도 인간이라 그 당시 지금보다 젊은 하루키는 아내와 단둘이 생활하는 것에 대한 어떤 염증을 느꼈을까? 그런 자신이 싫어서 소설을 빌려 자신을 꾸짖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주인공 하지메가 어릴 때 다리를 저는 시마모토의 집에서 레코드로 음악을 틀어. 시마모토의 긴 손가락이 소파에 앉은 그녀의 치마의 격자무늬를 천천히 더듬는 것을 멍하게 보던 하지메와 기묘한 기류가 흐르려고 할 때 난데없이 저 멀리서 넷킹 콜의 ’국경의 남쪽‘이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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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알 수 없는 나의 위(장)

나는 날 때부터 안 좋은 위를 달고 태어났다. 그래서 조금만 위에 부담이 가게 먹었다면 소화가 안 된다. 소화가 안 되는 게 뭐 대수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서 소화제 하나 마시면 되는 일이잖아,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남다르다.

소화가 안 된다는 게 단순하게 소화만 안 되는 게 아니라 머리도 어지럽고 가슴도 뛰면서 이만저만 고생스러운 게 아니다. 그래서 늘 적당한 수준의 양으로 먹으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예나 지금이나 늘 비슷한 체형과 몸매가 유지되고 있다.

물론 일 년에 360일 정도 조깅을 하는 덕분이기도 하지만 적당히 먹었을 때 숟가락을 놓는다. 그러나 나는 사람인지라 맛있는 음식이 가득 있으면 그 유혹에서 벗어나는 게 참 힘들다. 너무 맛있잖아? 이거? 하는 음식을 먹을 때에는 평소보다 당연하지만 더 먹게 되니까 그때는 밥을 거의 먹지 않는다.

같은 음식이라도 소화가 안 되는 게 있고 소화가 잘 되는 게 있다. 나는 두부를 거의 매일 먹는데 두부를 지지거나 삶아서 먹다가 남아서 다음 날에 먹게 되었을 때 수분기가 날아가서 굳어버린 두부는 소화가 잘 안 된다. 그래서 다음 날 남은 두부를 먹을 때에는 라면이나 국물에 넣어서 팔팔 끓여서 먹는다.

소화가 안 되는 사람은 국물 요리를 먹으면 괜찮지 않냐고 하는데,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국물 음식을 먹어도 좀 많이 먹었다 싶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 그래서 국물 음식은 거의 해 먹지 않는다. 국물 음식은 적은 양으로 조리하기가 힘들다. 보통 하면, 전골이든, 탕이든, 국이든 3, 4인분을 하게 되는데 뜨겁게 팔팔 끓여서 먹게 되면 평소보다 빨리 많이 먹게 된다.

햄버거도 롯데리아나 맥도널드 햄버거보다 편의점에서 파는 햄버거가 소화가 잘 된다. 전문점 햄버거는 하나를 다 먹게 되면 이상하게 소화가 안 되는데 편의점 햄버거는 소화가 안 되고 하는 게 없다. 나도 왜 그런지 그게 신기하다.

또 신기한 점은. 위가 소화를 못 시키는 대신 약간 상한 음식을 먹어도 배 아픈 게 없다. 요컨대 잡채 같은 경우 상온에서 보관하다 보면 완전 상하기 전에 시어 가는 맛이 나는데 같이 먹던 사람은 배가 아프고 약을 먹고 하는데 나는 그런 게 없다.

좀 맛이 간 음식을 먹게 되면 한 시간 안에 어김없이 신호가 오고 화장실에서 밀어내기를 한다. 그러면 배가 아프거나 그런 게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배가 아프다거나 장염이라든가, 그런 게 없다. 예전에는 다 같이 횟집에서 회를 먹었는데 나 빼고 전부 병원 신세를 졌다. 그때 약간 상하기 일보 직전의 반찬이 있었는데 다 그걸 집어먹었다.

나는 집으로 와서 시원하게 으샤 밀어내기 한판하고 그것으로 끝났는데 일행들은 전부 병원 신세였다. 그런 것을 보면 나의 위는 이상하긴 참 이상하다. 집에서 음식을 했는데 버리기는 아깝고 먹기에는 상한 맛이 나는 건 지금까지 내가 먹어 치웠다. 나는 괜찮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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