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잘가



이 영상은 파라마운트에서 제작한 이태원 참사 다큐멘터리 크러쉬를 유튜브 어퍼컷튜브에서 편집해서 올려놓은 것이다. 1부로써 평화로운 서울 중심가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하는 모습과 국가가 기능을 상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상도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며 유튜브 어퍼컷튜브는 볼 수 있을 때 보기를 바랐다. 이문재 시인의 추모시와 함께 올려본다.


https://youtu.be/jHhbC4T2cd4?si=yldAdZTZY28CCXvw




이름이 없어서

이름을 알 수 없어서 꽃을 들지 못했다

얼굴을 볼 수 없어서 향을 피우지 않았다

 

누가 당신의 이름을 가렸는지

무엇이 왜 당신의 얼굴을 숨겼는지

누가 애도의 이름으로 애도를 막았는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면

당신의 당신들을 만나 온통 미래였던

당신의 삶과 꿈을 나눌 수 있었다면

우리 애도의 시간은 깊고 넓고 높았으리라

 

이제야 꽃 놓을 자리를 찾았으니

우리의 분노는 쉽게 시들지 않아야 한다

이제야 향 하나 피워 올릴 시간을 마련했으니

우리의 각오는 쉽게 불타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초혼招魂이 천지사방으로 울려 퍼져야 한다

 

삶이 달라져야 죽음도 달라지거늘

우리가 더불어 함께 지금 여기와 다른 우리로

거듭나는 것, 이것이 진정 애도다

애도를 기도로, 분노를 창조적 실천으로

들어 올리는 것, 이것이 진정한 애도다

 

부디 잘 가시라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꽃을 든다

부디 잘 사시라

당신의 당신들을 위해 꽃을 든다

부디 잘 살아내야 한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어 후대에 물려줄

권리와 의무가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꽃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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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짙어지면 아침에 온 세상을 비추던 햇빛이 늦은 오후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오후의 어느 시간, 하루가 꺾이는 시점, 한 4시 정도부터 날은 흐려지기 시작한다. 하늘에 마땅히 떠 있어야 할 태양은 구름과 구름 사이로 숨어버리고 날은 급작스럽게 흐리고 어두컴컴해진다. 창에 붙은 바에서 하던 작업을 멈추고 노트북을 닫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 졸다가 밖을 바라보았을 때 날은 이미 흐리고 어둠이 대지에 내려오고 있었다.



이제 오후 5시 30분 정도인데 말이다.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은 언제나 비슷하다. 맹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위태롭고 메마른 풍경이 보일 뿐이다. 메마른 풍경 속에는 누군가 기분이 나쁘다며 성냥불을 그으면 온 세상이 그대로 불이 붙을 것처럼 메말라 보였다.


매년 이맘때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었다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떠올리기 싫은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푸석푸석 누르면 그대로 바스러질 것 같은 푸석함이 풍경 곳곳에 가득하다. 곧 볼기짝을 맞은 것처럼 날은 차가워지고 두꺼운 외투가 어울리는 계절이 올 것이다. 작년에도 이맘때 이런 기분으로 이런 비슷한 글을 적었다. 재작년에도.


촌스럽지만 The Doors의 Moonlight Drive를 틀어 놓는다. 이상하지만 Moonlight Drive는 따뜻한 기분이다. 이렇게 흐린 날 그럴 리 없지만 마음이 추워지는 날 짐 모리슨의 목소리는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날이 메마르고 추울수록 Moonlight Drive를 찾아 듣게 된다.


창으로 풍경을 바라보다가 실내에서 풍경 속으로 나와본다. 창 안에서는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풍경 속에서는 일정하지 않은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공기는 거리의 사람들에 따라 이동을 하며 농도를 다르게 만들었다. 참 신기한 일이다. 그렇다고 생각한다.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직접 피부로 닿으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시간조차 뜯어먹다 버린 빵처럼 일정하지 않다.


The Doors - Moonlight Drive https://youtu.be/uCX8VJIYgM8?si=_NthlcWbZidxVA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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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을 버터에 구워 먹으며 생각해 보니

근래에 자주 그런 일들이 생기는데 내가 일하는 건물에 여러 학원이 있다. 컴퓨터 학원과 베이커리 학원 그리고 미용 학원이 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에 어떤 시간에는 사람들이 우르르 탈 때가 있다. 그러나 나는 우르르 몰릴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는다. 내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건 하루에 한 번 주차를 하고 올라올 때뿐이다. 일을 마치고 내려갈 때는 계단을 통해서 걸어간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건물에 오고 가서 그런지, 아니면 언제부터인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고 하는데, 내리기도 전에 나를 밀치고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생겼다.


엘리베이터는 내린 다음에 타도 늦지 않습니다. 같은 말은 요즘 별로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한 사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내리는 시간에는 별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없지만 가끔 올라타는 사람은 모두 그렇게 탄다. 나도 성격이 급하지만 그 정도로 급하지는 않은데 이게 단순히 성격 급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그저 무의식 적으로 몸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먼저 들어오는 것이 아닐까. 어떤 시기를 기점으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그렇게 타기 시작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은 그렇게 타지 않는다.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는 내리기를 기다렸다가 올라탄다. 그러나, 너무나 이상하지만 일하는 건물에는 내리기도 전에 먼저 올라타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연령과도 무관하다. 베이커리 학원의 원생들은 나이가 어리고, 미용이나 컴퓨터 학원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내려가는 버튼의 불이 들어와 있는데도 올라타서 내려가면 왜 올라가지 않고 내려가지? 하면서 혼잣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내려간다고 점등이 되어있는데도 자신이 타면 그냥 올라가는 것을 당연시 받아들이는 걸까.


저녁에 전복에 버터를 구워 먹었다. 버터를 구워 먹는 건 아무래도 그냥 전복을 구워 먹는 것보다 귀찮다. 하지만 1과 2 정도의 차이지 그냥저냥 귀찮아도 해 먹게 되는 것이 있다. 버터를 까고 프라이팬에 두르고 전복을 굽는 것은 그저 조건반사적으로 하는 것이다. 누군가 내리기 전에 엘리베이터를 먼저 타는 것은 그런 조건반사 같은 것일까.


또,

대부분 전화를 하면 지금 갑니다. 같은 말을 한다. 지금 간다는 말은 거기서 지금 출발한다는 말이지 지금 여기에 도착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래서 도착은 언제 하냐고 물으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도대체 한 시간이나 걸리는데 지금 간다고 하면 이게 맞는 말일까. 이런 문제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반드시 도착하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같은 질문을 해야 제대로 된 답을 얻는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지금 간다는 말을 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출발하는 사람은 그저 지금 간다, 지금 도착한다는 의미로 말을 한다.


너는 제대로 하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일상에서 자주 부딪히는 부분이라 불편한 건 불편한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매일 타지 않는 사람은 내리기 전에 먼저 올라타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고, 매일 지금 간다는 말을 사람에게서 들을 필요가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이런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문제라는 건 늘 어디에나, 도처에 널려 있다. 아차 싶으면 그 문제가 나의 눈앞에 전봇대처럼 우뚝 서 있다. 발로 걷어차기도 힘들고 잡고 분질러 버리기도 힘들다. 그저 내가 피해 가야 한다.


나도 그렇지만 사람은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하고 말을 하는 것 같다. 인사를 하고 지내는 할머니 한 분도 늘 그런다. 겉으로는 예, 예 하면서 들어주지만 들어보면 온통 자식욕이나 주위 사람들 욕뿐이다. 할머니 주위 사람들은 만나본 적이 없고 오직 내가 아는 사람이 그 할머니라 맞습니다! 라며 맞장구를 쳐주지만 욕을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귀가 간질간질해서 후벼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보통 나이가 들면 고집이 드세 진다는데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말을 잘하지 않는 나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듣기에 쓸모없는 말이면 대화를 잘하지 않으려고 한다. 세상사 쓸모없는 말이 어디 있나. 같은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그저 내가 듣기에 이게 뭐야? 이거 너무 쓸모없잖아.라는 생각이 들면 잘 이야기를 안 한다. 그러다 보면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런 오해는 일 년에 한 번도 생기지 않기에 그저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이야기나 하루키 이야기를 할 때에는 많은 말을 한다. 내가 생각해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말을 많이 한다.


며칠 전에도 라우드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머틀리 크루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러다가 영화 더 더트에 대한 이야기부터 팸 앤 토미의 이야기까지 하다 보니 한 시간 반을 그렇게 떠들고 있었다. 라우드니스는 정말 대단한 밴드다. 일본 내에서 활동이 좁다고 느껴 미국으로 가서 미국을 씹어 먹었다. 세계 3 대장 기타리스트에 잉위 맘스틴과 더불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 접고.


인간은 어째서 먹어야만 하는 걸까. 같은 쓸데없는 생각을 자주 한다. 먹는 행위는 별론데 맛있는 음식이 도처에 지뢰처럼 많아서 먹지 않을 수가 없다. 배부르게 안 먹기는 너무 힘들다. 식당에서 한 그릇이 나와서 먹고 나면 배가 부르다. 나는 배가 부른 포만감을 싫어하는데 음식은 포만감을 느끼게 할 만큼 맛있어서 끊임없이 위장으로 넣어주게 만든다.


어제는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늘 장사를 하는 마라탕 가게에 여중생이 혼자 앉아서 마라탕을 먹고 있었다. 중학생이 혼자 먹는 게 뭐 어때!라고 하겠지만 보통 여중생 여고생은 혼자서는 식당에서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럼에도 마라탕 집에서 홀로 마라탕을 먹는 걸 보면 이 거부할 수 없는 마라탕의 유혹이 굉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나저나 여중생은 밤 9시쯤 마라탕 집에서 왜 홀로 먹을까. 근처 학원이나 스카에서 공부를 하다가 아, 나 마라탕이 먹고 싶어! 해서 나와서 먹는 걸까. 아니면 저녁을 친구와 같이 먹기로 했는데 친구가 일이 있어서 약속이 깨져버렸지만 나 혼자서라도 마라탕을 먹을 테야.라고 했을까. 보통은 혼자서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은 휴대폰도 보면서 여유롭게 먹지만 여중생은 마치 국밥 집의 홀로 온 아저씨들처럼 전투적으로 마라탕을 먹었다.


그 모습을 보며 지나쳐왔다. 마라탕은 한 번 먹어 봤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나는 찾아서 먹게 되지는 않았다. 내가 마라탕 집에서 먹어 보니, 마라탕의 장점이라면 맛도 맛이겠지만 친구들과 우르르 가서 자기 먹고 싶은 것들을 담아서 테이블에 앉아서 깔깔깔 떠들면서 먹는 맛도 있는 것 같았다. 여고 앞 분식집의 떡볶이와 김밥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렇게 모여 앉아서 먹는 맛이 있다. 그런 맛은 기억보다는 추억을 만든다. 시간이 지나 비슷한 음식을 먹으면 그때 그런 대화를 우리가 했었지!!! 하며 즐거워하게 된다. 아마 그렇게 신나게 먹는 음식이 소화도 잘 되고 혼자서 먹는 마라탕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버터에 구운 전복을 파는 곳이 없기 때문에 전복버터구이는 집에서 간단하게 해 먹는다. 먹으며 뉴스 기사를 보니 요 며칠은 봉골레 하나의 주인공 이선균과 펜싱국가대표였던 남현희의 이야기가 한가득이다. 이선균에 대한 이야기는 일주일 내내 쏟아져서 뭐 그렇고, 남현희는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대대적으로 공표했다. 오늘은 디스패치에 의해 사기 전과까지 전부 밝혀졌다. 그럼에도 남현희는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으며 그에 대한 사랑에 대해서 믿고 있다고 개인계정을 통해서 말을 하고 있다. 이렇게 다 알게 될 텐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남현희는 선물로 받은 벤틀리를 자랑하면서 행복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그냥 일반 대중에게 이렇게 빨리, 나 지금 너무 행복하단 말이야,라고 자랑하려고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아마 누군가에게 나는 너와는 다르게 지금 너무 큰 행복으로 좋아 죽을 지경이야 라고 밝히고 싶었고, 빨리 알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에 대한 사랑보다는 그 사람에 대한 미움이 불러오는 행동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이럴 때 오은영 박사를 불러야 하는데 오은영은 언제나 많은 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막혔던 이태원참사 다큐영화 ‘크러쉬’ 예고편이 열렸다. 예고편을 볼 수 있는 곳은 아이엠피터의 유튜브다. 이 영화는 파라마운트에서 만들었고 그 당시 사람들이 녹화한 휴대전화 영상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한동안 한국 유튜브에서는 이 예고편을 볼 수 없었다. 한국에서는 만들지 못하고 미국에서 만든 이태원참사의 다큐멘터리 영화.



이태원 참사 다큐멘터리 '크러쉬'(Crush) 예고편https://youtu.be/qtZ45h4-Nzk?si=JQk3goEcyi4ud0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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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내 듣고 있는 바운디의 곡이다. 올해 초에는 아이묭의 노래에 빠져 있었고, 여름께 에는 새로운 학교의 리더즈의 노래에, 하반기에는 바운디의 노래에 빠져들어간다.


바운디는 일본의 에드시런이라고 불리며 3년 만에 정상을 찍어버린 괴물 같은 놈이다. 바운디의 이 노래 ‘마바타키’는 처음 듣자마자 좋다.


근데 이 노래 뮤직비디오와 가사를 보면 단지, 단순하게 그냥 노래가 좋다, 라기보다 일본 사회를 관통한다. 뮤비의 주인공으로는 스다 마사키가 나온다.


손으로 만든 것 같은 총에 총알을 한 발 장전하고 불안한 듯 걸어가다 뒤를 돌아 누군가에게 총을 겨눈다. 총을 겨눈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어딘가를 향해 걸어간다.


가사를 들어보면 – 가사는 은유적이지만 그들은 마치 신흥종교에 빠져서 삶을 포기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주인공 스다 마사키는 신흥 종교에게 자신의 가족을 빼앗기고 말았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적을 지금, 그곳에 대주는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있었어,라는 가사에 따라 종교에 빠져든 사람들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곳으로 가고 있다.


스다 마사키는 가족도 잃고 돈도 모든 것을 잃고 총구를 보이지 않는 그 누군가에게 겨눈다.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학생에게 손을 내밀면서 끝난다. 뮤비는 단편영화 같다.


노래를 듣고 조금 파보니 조쉬라는 제이 팝을 다루는 블로그에서 좋은 정보를 올려놨다.


얼마 전 아베를 암살한 사건의 피의자는 어머니가 사이비 종교인 통일교에 모든 재산을 헌납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로 고통을 받으며 지냈다. 어머니가 그의 재산까지 몽땅 전부 사이비 종교에게 헌납하면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며 지냈지만 가족이 통일교에 귀의한 이상 헛수고였다.  


그는 사이비 종교의 폐단을 일본 사회에 알리기 위해 수제총으로 아베를 겨냥해서 총구를 당겼다. 실제 사건 후 일본 자민당에는 통일교 관련 인사들의 이름이 뉴스에 나왔고, 아베 암살범이 아베를 노린 이유는 현 교주를 만나기도, 접근하는 것도 힘들어서 아베를 죽이는 편이 사회적 반향이 크게 때문이라고 했다.


혹시 우리 내일이 마지막이라고 하면 서로 미워하는 것은 그만둘까 서로 사랑하게 될까. 마지막 가사는 이렇게 끝난다. 바운디는 이  뮤직비디오까지 연출했다. 이 노래를 팬들에게 전하는 선물 같은 싱글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해석하는 것과 바운디가 하고자 하는 말이 다를 지도 모른다.  


바운디의 다른 노래들도 무척 좋다. 스다 마사키의 아내인 고마츠 나나도 다른 노래의 뮤직비디오에 나온다.


mabataki / Vaundy https://youtu.be/6h6AQbdTkaE?si=acSs4T82FAY6mkC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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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의 소설 여자의 남자를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는가. 이토록 처절하고 아름다우면서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랑 이야기를 이렇게나 빠져들게 적다니. 이 소설은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며 그 여파로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다.


주인공 방송국 작가인 강찬우는 이대 불문과를 나온 대통령의 외동딸 김은영을 스키장에서 만나 밤을 불태운다. 그때 김은영은 첫 경험이었다. 이후 김은영은 아버지의 대권 때문에 한강 그룹의 아들과 정략결혼을 하지만 불행의 연속이었다.


그러면서 은영은 찬우를 찾아서 위험한 사랑을 하지만 두 사람은 청와대 경호실과 한강 그룹 비서진의 방해가 엄청나다. 김은영으로 김혜수가, 강찬우로 정보석이 열연했다. 대통령, 김은영의 아버지로 신성일이 특별출연했다. 김한길의 소설은 대단했다.


김한길이 최명길과 결혼하기 전에는 이민아의 남편이었다. 이민아는 아버지의 말을 잘 듣는 딸이었다.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대드는 그런 스타일의 딸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할 줄 알았던 딸이 결혼을 한다며 남자를 데리고 왔는데 김한길이었다.


이민아의 아버지는 딸을 말렸다. 공부를 하고 결혼을 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이민아는 이 남자가 아니면 안 된다며 두 사람은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고 했다. 이민아의 아버지가 누구냐 하면 이어령이었다. 이었다,로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이민아는 김한길과 이혼 후 목사가 되었고 2012년에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어령을 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문공부 장관까지 역임한 그였지만 이어령을 제일 잘 표현하는 수식어는 국문학자가 아닌가 싶다. 이어령은 국어를 정말 사랑한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눈을 감는 그날까지(아마도) 국어를 들여다보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서재에는 젊은 사람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컴퓨터 모니터 화면과 태블릿들이 이어령의 국어에 대한 열정을 충족시켰다.


이어령은 ‘무진기행’의 김승옥을 너무나 좋아했다. 광주 민주화 항쟁 후 김승옥이 절필을 선언했을 때 이어령은 김승옥을 잡아서 호텔에 던져놓고 신문에 연재하는 장편소설을 집필하기를 바랐다. 그때 김승옥이 집필하던 소설이 ‘서울의 달빛’이었다. 그러나 김승옥은 도저히 광주항쟁 때문에 글을 쓸 수 없었다. 호텔을 도망쳐 나간 뒤로 더 이상 소설을 집필하지 않았다.


연작으로 이어져야 했던 서울의 달빛은 단편소설로 끝이 나서 ‘서울의 달빛 0장’이 되었다. 김승옥이 무진기행으로 모국어의 폭발을 알렸을 때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들썩들썩 했다. 잘하면 노벨 문학상 작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이제 한국문학의 지평이 열린다, 굉장했다. 유명한 일화로 소설가 김훈, 김훈의 아버지 김광주 역시 1세대 소설가였는데 꼬꼬마 김훈에게 막걸리를 받아오게 해서 김광주는 후배 문인들과 모여 밤새 술을 마시며 김승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때 꼬꼬마 김훈이 문밖에서 들어보니 김광주가 문인들에게 괴물 신인이 탄생했는데 읽어봤냐? 이제 우리는 뭐 먹고 사냐, 우리의 시대는 이제 갔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김승옥은 무진기행이 영화가 된 ‘안개’의 각본도 직접 썼다. 그때 한국 문예영화의 거장 김수용 감독이 옆에 붙어서 제발 각본을 쉽게 써달라고 했다. 영화를 보면 올해 1월에 세상을 떠난 윤정희의 10대 시절을 볼 수 있다. 윤정희는 인숙을 인숙답게 연기를 한다. 무진, 안개를 뜻하는 말로 여귀가 뿜어내는 입김 같은 것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아직 안개를 이만큼 표현한 한국문학이 없다.


김한길이 또 정치판에 나오니 이 모든 게 주마등처럼 생각이 나네. 김한길도 2017년에 폐암 말기로 지금까지 최명길의 간호를 받으며 건강을 챙기고 있는데, 정치를 멀리하고 소설이나 적었으면 했는데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 더불어 딸을 먼저 보내고 내내 마음 한편이 안 좋았던 이어령 학자님 편히 쉬세요.


여자의 남자 https://youtu.be/E7Ga3JKhpSc?si=nc1f7lTXWxKt6V33


안개 https://youtu.be/nfYGPEjQ8-8?si=vMfAEiLU3a9J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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