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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버크 화이트


그동안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너무 못했다. 그래, 마가렛 버크 화이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마가렛 버크 화이트는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고 이 괄괄한 여성 사진 기자 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줄무늬 잠옷의 소년’과 ‘나의 마지막 수트’가 떠오른다. 이 두 영화는 내가 봤기 때문이고 마가렛 버크 화이트는 라이프 지의 여성 종군기자를 하면서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을 전 세계에 알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아주 많이 봤을 사진을 촬영한 마가렛 버크 화이트에 의해 어쩌면 최초로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의 실태가 만 천하에 드러났다. 학창 시절 사진부 선배가 마가렛 버크 화이트의 사진집을 빌려줬는데 굉장한 충격이었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의 사진집은 서점에도 없었고 전시회도 하지 않아서 생소했는데 선배의 삼촌이 미국에서 오면서 마가렛 버크 화이트의 사진집을 사들고 왔다. 요즘은 이렇게나 유명한 사진작가의 사진을 클릭 한 번으로 전부 볼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좋다. 우국원의 그림도 클릭 한 번이면 주르륵 볼 수 있어서 굉장한 일이군, 하게 된다.


마가렛이 사진을 촬영한 당시는 1930년대에서 50년대쯤으로 이 시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다. 1차 대전이 끝난 후 밀려들어 온 경제공황과 공산국가의 탄생, 나치즘의 대두와 그리고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까지 지구는 그야말로 혼돈과 카오스, 폭격의 도가니였다.


마가렛의 사진 속에는 이러한 참상과 국제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진을 통해서 머나먼 과로의 아픈 여행을 갈 수 있다. 마가렛은 당시 남성들도 하기 어려운 힘든 일을 개척자의 정신으로 밀고 나갔다.


마가렛의 사진은 전부 유명한 사진이 되었다. 히틀러를 피해 크렘린 궁으로 숨어 들어간 스탈린의 초상화를 남아서 라이프지의 표지로 사용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마가렛의 사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은 물레를 돌리는 간디를 담은 사진이다. 마가렛은 무정부주의자였던 간디와 함께 물레를 돌리는 방법을 배우고 그토록 존경하던 간디와 친해진다. 그리고 간디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좋은 사진은, 좋은 사진이라는 건 피사체에 다가가기 위해 사진 그 밖의 노력과 방식, 또는 태도까지 사진에 표현이 되는 것이다. 물레 돌리는 간디의 사진이 유명하게 된 데는 마가렛이 사진을 촬영한 후 불과 몇 시간 뒤에 간디가 암살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51년 위태위태한 경제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비행기 위에 올라타서 곡예사와 같은 모습으로 경제공황에 시달리는 미국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하지만 마가렛 버크 화이트 하면 세계대전 속에서 피지도 못하고 그저 시체 1이나 시체 2로 전락해버린 나치 수용소에서 무참히 죽은 유태인들의 참상을 담은 사진들이다.


스탈린을 사진에 담았을 때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1942년 6월 히틀러가 모스크바로 진격작전을 개시한 때, 모스크바는 당시 독일군에 의해 완전히 개박살이 났다. 그 공습 하에 마가렛은 소설가인 남편 콜드웰과 모스크바에 있었다. 마가렛이 그 혼돈 속에 있었던 이유가 미로 속과 같은 크렘린 궁 깊숙이 들어앉아있는 스탈린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는 모스크바 거리를 촬영한다는 것은 동네 뒷산이나 오르던 초보 등산객이 히말라야의 로체를 등반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


마가렛은 호화스러운 지하철로 파고들어 그곳에 피난하고 있는 모스크바 시민의 모습을 담기도 했고 옥상에서 불타는 거리의 정경을 촬영하기도 했다. 마가렛은 전쟁이 비정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스탈린을 카메라에 담는다는 것은 절망적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루스벨트 대통령 특사 홉킨스가 스탈린을 회견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왔던 것이다. 마가렛은 이 기회를 이용했다. 홉킨스 특사를 수행하여 크렘린 궁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크렘린 궁은 마치 에셔의 그림 속과 같았다. 몇 개의 방을 거치고 미로와 같은 복도를 돌아 지나갈 때 우연히 스탈린을 만나게 되었다.


이때 스탈린의 표정은 갖은 상념이 뒤섞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마가렛은 조립 카메라를 재빠르게 조작하면서 어떻게 이 표정을 잡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스탈린의 모습을 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마가렛의 모습을 보고 스탈린은 웃음을 보인다. 그때 마가렛은 그렇게 유명한 스탈린의 얼굴을 카메라에 담는다.

마가렛은 한국전쟁의 참상을 담기 위해 한국에도 왔다. 한국전쟁의 처참한 모습 역시 사진으로 담았다. 종군기자들이 대체로 전쟁에서 많은 피해와 부작용을 겪는데 마가렛도 그러했다. 한국전쟁 중 뇌염에 걸리게 되었다. 이는 후유증으로 파킨슨 병으로 뇌 수술도 받았다. 그녀는 투병 중에도 촬영을 했다. 하지만 그 때문에 72년에 62세의 나이로 죽고 만다.


전쟁은 지금도 지구의 어딘가에서 계속 진행 중이며 제2의 마가렛 버크 화이트가 나서서 그 참상을 알리고 있다. 전쟁이라는 건 정말 이상하다. 왜냐하면 전쟁을 하는 이유가 평화를 위해서 한다. 그러니까 평화를 위해 전쟁을 일으켜 서로의 몸에 총알로 구멍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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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가 주는 매력은 정말 굉장하다. 색채는 빛이 고통으로 빚어낸 것이라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고 괴테는 말했다. 정말 밖에 나가면 다양한 컬러가 온 세상에 꽃처럼 피어있어서 보는 맛이 있다. 컬러의 미학 1에서는 단색에 가까운 컬러의 아름다움을 말했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1905


컬러의 기묘함은 눈으로 보이는 컬러가 사진으로는 똑같이 담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야에 들어온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면 생각만큼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컬러가 눈으로 보는 것만큼 사진으로 표현이 안 되기 때문이다. 카메라 안의 ccd라는 것이 아무리 발전을 해서 빛을 그러모아 jpg로 만들어도 인간이 눈으로 보는 것만큼의 색표현은 하지 못한다.


멋진 풍경사진에는 안 그렇던데요?라고 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에게 선 보이는 사진은 후보정 작업이 들어간 사진들이다. 디지털이 세상에 도래하기 전 필름 사진도 다 후보정을 했다. 명부와 암부에 스프레이를 칠하거나, 필름에 연필로 색을 일일이 넣기도 했다.


다양한 색채를 잘 볼 수 있는 것이 꽃이다. 꽃은 정말 각양각색이다. 문어도 자신의 몸을 오만가지 색으로 바꿀 수 있다. 게다가 문어는 모양도 자기 마음대로 바꾼다. 그래서 바다뱀으로도 보이기도 하고 넙치로도 보이기도 한다. 속임수의 대가라고도 한다. 속임수는 문어의 특허라고 할 만큼 감쪽같다. 문어가 어떻게 속임수를 쓰는지 한 번 보자. https://youtu.be/TH3nUCzioNo

와 정말 끝내준다. 문어의 변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상은 치열하고 잔인하다. 그런데 신기한 건 자연 속에는 파란색이 없다. 파란색은 파랗게 보일 뿐 파란색이 아니라고 한다. 그건 문어도 마찬가지다. 문어가 파란색을 가지고 있다면 더 감쪽같이 변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말이다.


사진에서 컬러라고 하면 빠질 수 없는 사진작가가 니나가와 미카다. 한 번 보고 올까. https://brunch.co.kr/@drillmasteer/555


니가나와 미카의 사진을 보면 컬러가 보는 사람을 얼마나 기분 좋게 하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컬러의 미학은 꽃이 지니는 수많은 컬러를 담아봤다. 꽃은 인간 생활에 전혀 쓸데없다. 그런데 아주 쓸모가 있어서 꽃이 있는 집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고 마음이 평온해진다. 축하나 병문안을 갈 때에도 꽃을 들고 간다. 추모할 때 역시 국화를 놓는다.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 엘리스에도 환상적인 컬러가 관객들을 유혹했다. https://youtu.be/NQvUSAzUtWk

채도가 빠진 듯한데 진한 컬러가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영화 속 미술이 돋보이는 건 박찬욱 감독의 영화들이 그렇다. 미장센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에도 고개만 몇 도 돌리면 아름다운 색채가 곳곳에 있다. 그러한 색채를 발견하고 기록하는 사람 역시 색채가 다양한 사람일 것이다. 하루키의 장편 소설에도 색채가 옅은 다자키의 이야기가 있다. 그 소설은 마치 앨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 첫 부분의 스산함과 위대한 게츠비에서 게츠비가 마지막에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데이지를 기다리는 부분의 분위기가 전반에 걸쳐 깔려 있는 것 같았다.


이 사진과 밑의 사진은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담았다. 빛과 그림자를 받는 부분에 따라 색채의 차이가 있다. 또 꽃과 꽃잎은 보색으로 대비를 이룬다. 그게 참 신기하다. 꽃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역시 아름다울 것이다. 인간이 죽고 나면 꽃처럼 되었으면 좋겠다만.

조화(造花)로운 컬러의 조화(調和).


장미만 엄청 담은 포트폴리오가 있는데 찾기가 귀찮다. 장미가 흔하다 하지만 장미만큼 예쁜 꽃은 없는 것 같다. 너무 많고 흘러넘쳐서 자칫 대수롭지 않은 대접을 받는데 장미는 그래서 도도할 것 같아도 늘 우리 곁에 머무는 꽃이다. 근데 이 사진의 꽃이 장미가 맞나.


벌이라도 날아들면 더 좋은 사진이었을 텐데.


요즘 빨강 머리 앤을 다시 보고 있어서 그런지 붉은색을 보면 앤의 우당탕탕 대환장파티의 일상이 떠오른다. 여차여차해서 남자애 대신 앤이 집으로 오고, 직설적인 옆 집 아줌마가 와서 앤에게 못생겼네, 이런 애가 왔네, 이리 좀 오거라, 해서 앤이 뿔이 나서 아줌마도 뚱뚱하고 무례하다고 하면 기분이 좋겠냐고 시원하게 할 말 한다. 대신 마릴라 아줌마에게 혼나고 방에서 못 나온다. 방에서 나오려면 옆 집 아줌마네 가서 사과를 해야 하는데 앤은 죽어도 하기가 싫다. 그러다가 사과를 하겠다고 하며 마릴라와 옆 집 아줌마에게 간다. 거기서 뭐라고 했기에 옆 집 아줌마가 앤에게 홀딱 반했을까.


앤이 집으로 오면서 마릴라의 손을 잡는다. 그때 처음으로 마릴라는 움찔한다. 그리고 앤은 말한다. 집에 돌아간다는 건 기쁜 일이에요, 좌우간 내 집이에요, 아주머니 전 정말 행복해요.


앤의 가냘픈 작은 손이 자신의 손에 닿았을 때 마릴라의 가슴속에는 뭔가 따뜻하고 유쾌한 것이 끓어올랐습니다. 그것은 마릴라가 어제까지 맛보지 못했던 어머니와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아 몽고메리는 어쩜 이렇게 별 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별 거 있게 적었을까. 빨강머리 앤은 미드 시리즈도 재미있다. 보기 바람요.

그리고 사진으로 출력을 해 본다. 사진은 손으로 만져야 비로소 완성이다. 파일로만 존재한다면 그건 사진이라기보다 jpg 파일인 것이다. 다양한 컬러는 손으로 만져보자.


그런 의미? 에서 오늘도 내 마음대로 선곡 https://youtu.be/Y-u7KBjJdww 김광석의 '너에게'를 들어보자.

김광석의 '너에게'를 로이 킴이 같이 부른 버전이 있다. 김광석의 노래에도 꽃들이 잔뜩 나온다.


나의 정원을 본 적이 있을까

국화와 장미 예쁜 사루비아가

끝없이 피어 있는

언제든 그 문은 열려 있고

그 향기는 널 부르고 있음을

넌 알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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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찍은 사진을 보면 그 어떤 구름도 같은 구름이 없다. 그래서 구름을 담는 사진작가들은 구름을 사람에 비유하기도 한다. 사람은, 사람의 얼굴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쌍둥이도 얼굴은 다르다. 그래서 구름을 담는 사진가들에게 구름은 단지 하늘이 만들어내는 자연현상이 아니라 그 속에서 고찰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 시도를 한 첫 사진가가 아마도 미국의 근대 사진가 스티글리츠다. 그는 이퀴벌런트라는 이름도 요사스러운 연작 시리즈로 구름을 담아서 인간의 마음과 결부시켰다.


스티글리츠의 아내가 누구냐면 바로 조지아 오키프다. 조지아 오키프의 그림은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 ‘붉은 칸나’를 따라 그려보기도 했다. 스티글리츠의 사진을 검색해서 보면 조지아 오키프가 남편을 위해 발가벗고 기꺼이 모델이 되어 주었다. 하지만 스티글리츠는 희대의 바람둥이였다.


조지아 오키프는 유명하니까 대체로 사람들이 다 안다. 그녀가 그린 꽃에서는 색감에서 강렬한 생명력이 느껴지고 움직일 것 같은 태동도 느껴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오키프보다 그녀의 남편인 사진가 스티글리츠의 사진을 먼저 접했다.


스티글리츠는 자신의 학생이었던 조지아 오키프의 특출한 능력을 보고 예술에 대해 가르치면서 연인으로 발전을 했다. 스티글리츠는 아내까지 있었지만 오키프는 타오르는 불꽃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키프를 두고 또 바람을 피웠고 그 충격으로 오키프는 두 달간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다. 우울증이 심했고 유방에 생긴 양성종양을 제거하는 동안에도 스티글리츠는 다른 여자와 연애를 즐겼다. 그랬던 오키프가 자기 돌보기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화가로서 일종의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오키프의 관한 일화(이 이야기는 하루키의 에세이에 소개되었다) 중 하나는 1938년에 석 달 정도 하와이에 체류했다. 파인애플 통조림으로 유명한 돌 사의 초대를 받았다. 비용은 전부 댈 테니 마음껏 하와이에 머물며 광고에 쓸 파인애플 그림 한 장만 그려달라는, 실로 배포 큰 제안이었다.


오키프는 이혼의 상처도 달랠 겸 제안을 받아들였다. 오키프는 하와이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림을 그렸다. 눈에 보이는 모든 신선한 것이 그녀의 창작욕구를 부추겼다. 벨라도나, 하비스쿠스, 플루메리아, 꽃 생강, 연꽃 등 많은 그림을 아름답게, 오키프 식으로 그렸다. 그런데 파인애플 만은 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파인애플의 그림은 한 장도 그리지 않은 채 뉴욕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 뒤로 난감한 돌 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찾아보세요.


하루키도 오키프의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도 한 번쯤은 이렇게 대담해지고 싶지만 천성이 그러질 못한다고 했다. 사진 수업을 듣던 꼬맹이 오키프가 청탁이 들어와도 나는 그리고 싶은 것만 그릴 테야, 그리고 싶지 않은 건 청탁이 들어와도 죽어도 그리지 않을 테야. 라며 그리고 싶은 그림만 잔뜩 그리며 살다 갔다. 일종의 미술의 권력을 쥐고 마음껏 즐겼다.




요즘은 하늘을 보면 구름이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폰으로 담기만 하면 된다. 근래에는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동호회처럼 사진 찍을 인간들을 모아서 구름을 열심히 담으려 다닌 적도 있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구름으로 검색하면 각양각색의 구름성애자들의 사진들이 가득하다. 그걸 보는 재미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구름 사진뿐 아니라 그 밑에 써 놓은 글과 댓글이 재미있다. 사람들은 구름 사진에서 위트와 유머를 전달한다. 아니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한다.


그러고 보니 나도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한 달 전인가, 한 달 반 전인가?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는데 그 사연이 소개가 되었다. 소개가 되었을 때 실시간 댓글로 그런 글들이 올라왔다. 그래서 선물을 보내준다는데 아직 선물이 오지 않았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당첨이 되어 선물을 받는 기쁨이 있다. 그런 기쁨은 계획이나 생각에 없던 기쁨에 속한다. 배캠을 아주 열심히 들었을 때, 배캠에 사연을 보내서 선물이 왔다. 배캠은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서 유일하게 선물이 없다.


구름이 재미있는 건 멀리서 보면 저 구름이 손으로 만져질 것 같은데 비행기를 타고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 여기가 구름 속인지 어떤지 제대로 분간을 할 수 없다. 꼭 역사 속에 있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도 역사의 한 페이지고, 우리 모두는 역사에 한 점을 찍으며 발자취를 남긴다. 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나야 이런 발자취가 드러날 테지만 지금 현재는 역사 속에 있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한다. 시간 속에 있지만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시간 속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그걸 인지하지 못한다. 구름이 딱 그렇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 서보면 비극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티끌 하나 없는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은 우리가 늘 꿈꾸는 세상이다.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비가 오는 날에 집중이 잘 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역시 이렇게 맑고 깨끗하고 구름이 보이고 쨍하고 더운 날이 좋다.

여름에 이렇게 대기에 가스층이 껴 있지 않아서 맑은 날과 하얀 구름이 보이는 날이 많은 건 아마도 코로나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코로나가 처음 세상을 위협했던 작년에 인류의 움직임이 둔해졌다. 자동차도, 공장도, 더불어 생활의 움직임도. 그러다 보니 뿜어내야 하는 가스와 이산화탄소 같은 것들이 코로나 이전보다 덜 나와서 동물들이 더 늘어나서 도심지에 나타나고 물이 맑아지고 하늘도 이렇게 깨끗해지지 않았나 싶다. 코로나 이전의 여름의 하늘을 담은 사진을 보면 늘 가스층이 대기에 껴 있어서 습도도 높고 뿌연 하늘이었다. 과학을 벗어나서 이야기하면 지구가 인간들 때문에 너무 아프니까 이렇게라도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게 아닐까.


구름은 우리를 섣불리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 위로하려 하지 않는 모습에서, 그저 눈에 보이는 곳에 있어 주는 그 모습이 그저 그런 위로가 된다. 그래서 구름은 사람과 비슷하고, 그런 구름 같은 사람이라면 곁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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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드 사진은 일명 스트리트 포토라고 불리는데 길거리를 오고 가는 사람들의 위트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말한다. 요즘은 이제 이렇게 사진을 담을 수 없다. 사진에 있어서 자유로운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이제 캔디드 사진을 마음대로 담으면 안 된다고 한다.


사진의 분야는 넓고 사진의 종류도 아주 많다. 풍경을 찍은 사진, 그 풍경 중에서도 밤하늘만 담은 사진, 바다만 찍은 사진, 나무 사진 등 풍경을 찍은 사진도 종류가 무시무시하다. 사진은 지구인들이 매일 한 장씩만 찍어도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똑같은 사진은 1도 없다.


같은 구도로 같은 표정을 찍은 셀카 100장도 다 달라서 하나를 고르는데 시간을 들이는 것을 보면 사진이라는 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카메라를 들고 같은 피사체를 담아도 다 다르다. 사진의 매력이라면 그것에 있다.


그런데 사진 중에서 최고로 꼽는 사진은 무슨 사진일까. 그건 바로 인물사진이다. 사람을 담은 사진이 가장 아름답고 드라마틱하며 감동적이다. 그래서 보도사진에서도,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당시 라이프 지에서도 전쟁과 기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아 세계에 알렸다.


아이를 낳고 나면 폰갤러리 속에는 남들이 보면 거기서 거기인, 재미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아기의 사진만 대거 들어있다. 엄마의 눈에는 그 모든 사진이 전부 다르고 다 재미있고 몽땅 사랑스럽다. 사람을 사진으로 담게 되면 그 순간의 감동을 사진으로 잡아둔다는 의식이 우리를 지배한다.


예전에 사진 프로젝트 중에 무용을 전공하려는 여고생의 연습과정을 사진으로 담았다. 그 과정이 꽤나 길었는데 왜냐하면 모르는 이가 와서 카메라를 들이대면 놀라서 평소처럼 하기 힘들다. 그렇게 때문에 친해져야 하는 과정을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사진 한 장 속에는 아마도 이런 일련의 과정까지 녹아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사진에는 그렇게 담은 사진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었다. 그리고 여고생들만의 그 발랄함을 사진을 담았다. 여고생의 마음은 복잡하다. 그리고 단순하다. 표현을 하지 않으며 표현을 잘한다. 이 말은 어른들에게는 잘 말하지 않지만 친구끼리는 비밀 공유를 한다.


이런 여고생의 고민과 불안을 사진으로 담아서 95년에 사진의 나라 일본을 발칵 뒤집은 사건이 있었다. 그게 바로 혜성처럼 등장한 일본의 히로 믹스였다.

근래에 들어 찍은 캔디드 사진 속에는 사람은 없다. 이제 그렇게 담을 수 없다. 만약 근래에 캔디드를 담았다면 말을 하고 사진을 보여주고 원하지 않으면 삭제를 하고, 그런 과정을 일일이 거쳐야 한다.


캔디드 사진은 카메라가 있다면 그저 찰칵하고 담으면 될 것 같지만 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다니는 길목이나 도로, 그 길거리에 어떤 사람들이 다니는지, 그리고 건물의 그림자나 길어지는 길이 따위를 계산을 해서 대부분 캔디드 작가들은 사진을 담는다. 그러니까 처음 가는 장소에서 멋진 캔디드 사진을 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캔디드 사진은 주로 영국 런던의 사진가들이 많이 촬영하고 있다. 그들의 사진을 보면 정말 입을 아 하고 크게 벌리게 된다. 위트와 유머가 가득한 사진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하게 된다. 우리가 잘 아는 사진가 하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숑의 사진도 결정적 순간의 캔디드 사진이다. 


피카소의 친구였던 로베르 두아노의 사진도 캔디드다여기서 유명한 피카소 사진을 하나 소환하면(링크 안에 있다가장 유명한 사진 중에 하나인데 로베르 두아노의 위트를   있는 사진이다그런데  사진을 그냥 찰칵 찍었을까아니면 “이봐피카소! 빵을 이렇게 올려놓고 너는 손을 내려라며 찍었을까.


유명한 사진가들 중에서도 사진으로 가장 웃음을 주는 사진가는 엘리엇 어윗이 아닌가 싶다. 사진으로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일이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의 사진 속에는 위트와 유머가 가득하다.

엘리엇 어윗은 강아지를 담는 사진가로도 유명하다. 개들과 사람이 공존하는 사진, 강아지와 인간의 위트를 사진으로 담았다. 또 메릴린 먼로처럼 유명인들도 그의 피사체가 되어주었다.


최초의 얘기로 돌아가서, 이 사진들은 아이폰 3이 나오기 전의 사진들로 무거운 카메라를 울러 매고 출품의 목적을 두고 미친 듯이 하루에 몇 시간씩 사진을 담으러 다닐 때 찍은 캔디드 사진들이다. 그때 주제를 숫자 ‘2‘로 정했다. 2, 둘, 이, 두 명, 두 사람을 주제로 정하고 그에 맞게 캔디드 사진을 담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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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컬러가 가장 먼저 반긴다. 컬러가 가득한 세상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만약 어떤 문제로 인해 눈으로 보이는 세상이 흑백이라면 아마도 사람들은 그만 두려움에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도 흑백사진이 컬러사진보다 더 좋은데 흑백사진이 더 좋은 이유는 흘러넘치는 컬러사진 속에서 소수의 흑백사진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온통 흑백사진뿐이라면 또 지금처럼 흑백사진이 멋지고 드라마틱하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자산어보’는 정말 재미있었다. 아마도 흑백이라서 더 재미가 배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눈을 뜨는 순간 잠이 들기까지 형형색색의 컬러를 본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모든 사물이 컬러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게 일상이 되어 버리니까 컬러의 미학에 쉽게 빠져들지 못한다. 이 말은 아마도 에르메스가 너무 갖고 싶어서 몇 날 며칠을 뼈 빠지게 일해서 가방을 구입을 했을 때 그 심정이 3년 뒤에는 다 사라진다는 말이다. 슈퍼카를 몰아도 그게 일상이 되어 버리면 아무렇지 않게 된다. 그게 인간의 단점이자 장점이다.


그래서 컬러의 미학을 잘 볼 수 있는 것이 사진이다. 눈으로 보면 평범한 것들도 사각의 카메라 뷰로 보면 조금은 특별하게 보인다. 카메라를 통해서 컬러를 담으면 이 컬러 속에 또 다른 미학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모든 컬러는 인공적인 컬러다. 컴퓨터, 키보드, 책 표지, 텀블러, 색상, 피규어의 컬러는 전부 인공적이다. 그래서 자연적인 컬러를 담을 수 있는 과일과 채소를 찍으면 그 컬러에 빠져든다.

귤은 귤만의 색이 확고하다. 흔히 주황색이라고 하는데 이 주황색이 어울리는 건 뭐니 뭐니 해도 귤이다. 다니다 보면 가끔 주황색을 보기도 하지만 귤만큼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파트의 색이 주황색이면 참 좋겠는데 여름이면 더워 보일까.


채소의 녹색도 꽤 아름답다. 녹색의 시원시원한 컬러는 산으로 가면 볼 수 있다. 녹색은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꽃이나 풀 같은 녹색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녹색은 연꽃의 녹색이다. 연꽃은 녹색이 아주 짙을 때 그 향은 은은하게 멀리멀리 나아가게 하는 것 같다. 연꽃이 한창 피어있을 텐데 이제 잘 가지지 않는다.


과일은 아니지만 인공적인 컬러도 한 번 담아봤다.


마치 크리 종족의 머리카락 같다. 크리 종족의 머리털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이 미칠 것 같은 토마토의 붉은 컬러는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 토마토는 라면에 넣어서 먹으면 더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찌개나 붉은 양념이 들어간 탕에도 토마토가 들어가면 맛있다. 찌개나 탕을 자주 해 먹지 않지만 라면은 왕왕 먹기 때문에 토마토를 어김없이 풍덩 빠트려 먹는다.


나는 지브라 패턴만큼 수박의 이 무늬도 패션에 분명하게 확고한 자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한다. 녹색의 바탕에 검은 줄이 그어진 수박의 이 무늬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슷한데 다 다르며 다 아름답다. 검은 줄무늬도 스포이트로 물에 약물을 떨어트리면 퍼지는 것처럼 몹시 형이상학적이다.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하는 패션 디자이너가 있다면 수박의 무늬를 패션에 입히라고 하고 싶다.


참외의 노란색도 꽃이 가지는 노란색만큼 확고하다. 확고한 노란색이다. 음식 중에 노란색이 있다면 사람들은 카레라고 하지만 카레는 노란색이 아니다. 참외는 정말 노란색이다. 나는 참외를 껍질 채 먹는 것을 좋아한다. 토마토는 시원하지 않은 토마토가 맛있는데 참외는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참외가 좋다. 잘 씻은 다음 껍질 때 와작와작 씹어 먹는 맛이 좋다.


멜론의 사진을 찍을 때 멜론의 무늬가 너무나 신기해서 한참을 허리를 구부리고 들여다보고 있으니 직원이 와서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었다. 내가 5분이나 멜론의 무늬를 보고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내가 멜론의 무늬를 본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멜론을 보며 뭔가 문제를 발견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가끔 글을 봐야 하는데 글씨를 보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할까. 아무튼 멜론의 무늬가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보고 있었다는 말은 하지 못한다. 그런 말을 해봐야. 이런 멜론의 무늬를 환 공포가 있는 사람들은 보지 못한다. 나는 그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 하지만 환 공포가 없는 나는 마치 지구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멜론의 이 무늬를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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