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2.0 - 테크놀로지가 만드는 새로운 부의 공식
사토 가쓰아키 지음, 송태욱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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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돈이 문제였다. '돈'이란 무엇인가, 나아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자본주의사회란 무엇인가, 이게 최선인가, 더 나은 사회구조를 만들 수는 없는가, 나는 이런 문제를 골똘히 생각하게 되었다. 확실히 자본주의는 잘 만들어진 체제이기는 하지만 태어난 순간 각자의 출발점이 다르게 설계된 체제가 최선일 리는 없다, 좀 더 나은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없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보자,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 '시작하는 글' 중에서

 

 

새로운 부富의 공식을 찾아서

책의 저자 사토 가쓰아키는 일본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리는 젊은 사업가로, 와세다대학교 법학부에 재학 중이던 2007년 미탭스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11년 인공지능을 활용한 애플리케이션 수익화 플랫폼을 사업화하여 한국, 미국, 중국, 싱가포르 등 8개국으로 사업을 확대했으며, 2013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개시한 후 2015년 도쿄 증권거래소 마더즈에 상장, 누계 100억 엔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 연간 총 매출액 100억 엔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86년에 태어난 그는 넉넉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경험했으며, 대학 진학 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계기로 돈과 경제, 자본주의에 대한 의문을 품고 학문적 탐구와 성찰을 시작했다. 이후 대학을 중퇴, 경영 현장에서 돈과 경제의 변화하는 흐름을 목격하고 새로운 부의 통찰을 이 책에 담았다.

 

사실 우리들이 살다보면 여러 가지 고민에 봉착하게 되는데, 이중에서 가장 많은 경우가 아마도 돈과 연관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하여 혹자들은 이제 폐기되어야 할 시스템이라고 맹렬하게 비난을 하지만 비록 최선은 아닐지라도 이를 대체할 만한 시스템이 아직까지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이란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도구임에는 분명하다.

 

가난한 어린 시절로 삶을 시작한 터라 돈의 많고 적음으로 인해 불평등한 인생이 처음부터 책정된다는 사실에 크게 분노를 느낀 저자는 이에 대한 저항정신으로 성공을 위해 매진을 거듭해 왔다. 그래서 자신의 회사를 키워 상장까지 하는 가운데 경제와 돈에 대한 문제를 계속 고민해왔고,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경제'와 기술 발전이 부를 만든다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새로운 부의 공식)에서 돈, 감정, 테크놀로지의 개념을 설명하고, 이후 2부(자본주의 사용법)와 3부(돈 버는 통찰)에서 테크놀로지의 획기적인 변화를 맞아 돈의 형태뿐만 아니라 돈의 가치, 돈을 버는 방식, 경제 구조의 변화에 이르기까지 돈과 경제의 양상이 완전히 변하는 머니 2.0의 세계를 소개한다.

 

세상을 움직이는 강력한 요소


저자는 자신이 세운 기업을 경영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점은 경영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체득體得한 내용일 것이다. 단지 개개인의 표현은 서로 다르지만, 대체로 비슷하거나 동일한 시스템이 이들의 머릿속에 있다. 


즉 대체로 세 가지 벡터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미래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좀 더 많은 요소가 개입하겠지만, 이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은 바로 '돈', '감정', '테크놀로지'라고 말이다. 이는 우리들이 지금껏 살면서 충분히 체감해 왔기에 충분히 설득력을 갖고 있는 설명인 셈이다.

 

돈(경제)~ 지구촌의 거의 모든 사람은 시장경제의 영향을 탈피할 수 없다

감정(인간)~ 세상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사업은 스스로 붕괴되고 만다

테크놀로지(기술)~ 인간의 역사를 바꾸는 중대한 계기로 작용했다 

 



경제체제의 조건

경제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인간이 자신의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형성한 시스템'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화폐경제와 자유시장경제이다. 그래서 로빈슨 크루소처럼 홀로 사는 무인도 생활이 아니라면 우리 모두의 삶에 경제 요소가 들어온다. 예컨대, 기업, 상가, 대학 동아리 등 이름은 각각 다를지라도 바로 이 작은 공동체가 '경제체제'인 것이다.  

 

그런데 '경제체제'는 스스로 발전하고 확산되는 시스템이라야 한다. 특정한 사람이 죽기살기로 겨우 지탱하고 있다면 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잘 만들어진 기업체나 서비스는 특정 개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 페이스북도 창업주 마크 저커버그 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성공했다. 발전하고 확산되는 이런 '경제체제'에는 바로 인센티브, 실시간, 불확실성, 서열 관계, 소통 등 다섯 가지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갱제체제의 다섯 가지 요소

 

보상이 명확하다(인센티브)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실시간)

운과 실력을 모두 갖추었다(불확실성)

질서를 분명히 드러낸다(서열 관계)

참여자가 교류하는 장場이 있다(소통)  

 



서비스의 발전이 경쟁 우위를 이끌어낸다 

페이스북의 사용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사진'이다. 2012년 페이스북은 '13명의 사원에 매출이 거의 제로'인스타그램800억 엔에 인수했다. 이미 경험을 통해 사진이 킬러 애플리케이션임을 저커버그는 이해하고 있었기에 남들이 비싸다고 우려했지만 이 정도의 위험성을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2017년 기준 인스타그램은 월간 이용자 수가 8억 명을 상회하는 세계적인 소셜 미디어로 자리잡았으며 기업 가치는 6조 엔이 넘는다.  

 

비록 서비스의 차별화가 어려울지라도 서비스를 축으로 형성된 경제권이 경쟁 우위를 보이며 계속 성장하게 된다. 빛의 속도로 정보가 전달되는 세상에서 모방은 너무나 쉽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도 한순간에 도용당한다. 다만 충성도 높은 고객이 지탱하는 경제체제는 쉽게 흉내 낼 수 없고 절대 똑같이 만들 수도 없다. 이처럼 지금은 제품이나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시대에서 이용자나 고객까지 끌어들인 경제체제 전체를 통해 경쟁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돈은 인간의 뇌와 연결되어 있다

잘 돌아가는 경제체제에는 공통 요소가 있다. 인간의 뇌 조직에 그 답이 있다. 즉 우리의 뇌에는 쾌락을 관장하는 신경 회로가 있다. 이렇게 돈이나 경제라는 사회학적인 주제가 인간의 뇌라는 생물학적 주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저자는 충격을 받았다.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경제라는 커다란 체제를 알기 위해서는 뇌 시스템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욕망이 충족됐을 때 '보상회로'라는 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도파민과 같은 쾌락 물질이 분비된다고 한다. 즉 식욕, 수면욕, 성욕 등이 충족되었을 때나 타인으로부터의 칭찬이나 사랑을 받는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보상회로가 활성화되어 쾌락 물질이 분비됨으로써 인간의 기분은 무척 좋아지게 된다. 그런데, 이 쾌락의 맛에 한 번 빠지면 계속 이를 느끼고 싶어서 동일한 행동에 나서게 된다는 사실이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 이를 끊지 못하고 노예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선線'으로 파악하라

경제의 변화에 테크놀로지, 즉 기술의 발달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최근의 상황만 보더라도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증강현실, 가상현실 등 IT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이와 관련한 제품이나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우리들의 삶과 경제가 이에 발맞추어 변화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테크놀로지의 변화는 '점'이 아니라 '선'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IT 업계의 버즈워드를 따라갈 때도 각각을 '점'으로 파악하려 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테크놀로지의 변화를 '선線'으로 파악한다는 것은, 현재의 사회체제가 어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는지, 그 생성 '원리'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최신 테크놀로지가 초래하는 변화를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한다는 의미이다.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면 향후에 발생할 변화도 예측 가능할 수 있고 온갖 흐름과 유행도 냉정히 관찰할 수 있어서다.

 

 

가치를 상품으로 만들어라


IT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생겨나자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인류사에서 종이는 위대한 발명품의 하나인데, 이는 가장 사랑받는 기록 수단으로 자리잡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손으로 쓴 연애 편지가 연인 간의 대세였던 그런 종이가 이젠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되었다. IT는 기존의 돈 역시 가치를 매개하는 한 가지 수단으로 바꾸고 말았다.  

 

이처럼 돈이 가치를 매개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군림하던 '독점'이 끝나가고 있다. 가치를 보존, 교환, 측정하는 수단이 반드시 돈이어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리 되면 사람들은 '돈'이 아니라, 돈의 근원인 '가치'에 주목하게 된다. 가치를 극대화해두면 다양한 방법으로 최적의 시기에 다른 가치와 교환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가 상품이라면 '돈'은 상품의 판매 채널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비록 돈은 없지만 자신의 트위터 팔로어가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업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타임라인에서 동업자를 찾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필요하면 팔로어에게 지식과 경험까지 빌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은 화폐로 환산할 수 없는 '타인의 주목'이라는 가치를, 필요시엔 인맥, 돈, 정보 등과 같은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내면의 가치에 주목하라

현재와 같이 경제성장이 미약하면 남은 파이의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쟁 체제에서 이삼십대는 매우 불리한 처지에 있다. 도전해봐야 얻을 수 있는 몫이 적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노력 대비 돌아오는 보상이 적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본이 아니라 가치에 주목하면 기회는 무수히 많다. 자본주의의 프레임에서는 인식할 수 없는 가치가 많으므로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의 사용가치는 많이 떨어졌고 자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경쟁이 매우 심하다. 반대로 현재의 자본주의에서 가치를 인식하기 힘든 내면의 가치 영역에 엄청난 기회가 있다. 공감, 열광, 신뢰, 호의, 감사 같은 감정은 알아채기 어려운 가운데 많은 이들이 지금 이런 내면의 가치를 인식함으로써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돈은 유익하게 다루어야 할 '도구'

 

많은 돈을 굴리는 사람일수록 돈을 '도구'로 여긴다. 즉 돈에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반면에 곤궁할수록 돈에 감정을 결부시키는 경우가 많다. 돈이나 경제를 취급하기 위해선 돈과 감정을 분리해 하나의 '현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누구든 돈을 '도구'로 파악하고 깊이 이해함으로써 곧 도래할 '새로운 경제'에 올라타자. 새로운 돈 벌이 공식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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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 진화 - 인간을 탄생시킨 1%의 기적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조민정 옮김 / 생각정거장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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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진화''변화'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생물과 구름은 둘 다 변화한다. 하지만 생물은 진화하는 반면 구름은 진화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의 '몸'을 단서삼아 이 진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 '머리말' 중에서

 

 

원숭이는 왜 사람으로 진화하지 않는가?

 

책의 저자 시라시나 이사오는 1961년 도쿄에서 출생했다. 도쿄대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다 대학으로 돌아와, 도쿄대 종합연구박물관 연구사업 협력자로 일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코단샤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화석 분자생물학>, <우주에서 어떻게 인간이 탄생했을까> 등이 있다.

 

그는 세포를 설명하는 '막'을 시작으로 입, 뼈, 눈, 폐, 다리, 깃털, 뇌, 성, 마지막으로 생명까지 10개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폭발적 진화'라는 기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30억년 전 인간은 세포였고 4억년 전에는 물고기였으며 1000만년 전에는 침팬지와 같은 부류였다는 점을 제시하면서 말이다. 현존하는 인간은 바로 '폭발적 진화'로 인한 기적이며 아직도 미완성인 인간의 두뇌, 눈 등은 계속 진화 중이라고 말한다.

 

화석은 생물학의 중요한 연구자료다. 그렇지만 생물화석은 과거의 모든 시기에서 발견되지 않고, 특별히 약 5억 3,000만 년 전인 캄브리아기의 생물화석이 상당히 많이 발견된다. 왜 그럴까? 첫 번째로는 이 시기에 많은 동물들의 골격이 일제히 진화했으며, 골격은 화석으로 남기 쉽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많은 동물의 '체계'가 이 시기에 완성됐기 때문이다. 즉 지구상의 동물은 대략 30개 이상의 그룹으로 분류되는데, 이 시기에 동물의 체계가 형성됐다. 심장과 눈이 생기고 각기 다른 형태를 지니게 되면서 화석으로 남겨지기 쉬웠던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생물이 폭발적으로 진화했던 시기를 '캄브리아 폭발'이라고 부른다.

 

최초의 동물은 바다에서 탄생했고, 꽤 오랫동안 동물은 물을 떠나지 못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육지로 진출했고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동물이 호흡을 하려면 산소가 필요한데 물고기들은 주로 아가미로 호흡하고 육상동물은 폐로 호흡한다. 그런데 몇몇 동물의 경우 아가미와 폐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 한편 고래의 경우 줄곧 물속에서 생활하는데도 폐로 호흡을 한다. 바로 여기에 생물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힌트가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동물의 신체기관을 통해 생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인간의 형태로 진화해왔는지 살펴본다.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유인원은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인간으로 진화하지 않았다. 생물의 진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났다. 그러나 거대한 시간 속에서 본다면 순식간이라고 할만큼 다양한 종이 폭발적으로 진화하는 시기가 있었고, 새로운 종의 탄생을 불러일으킨 핵심적인 사건이 있었다. 직립보행이 인간의 진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직립보행을 한지 수백만 년이 지나는 동안 인간의 뇌는 전혀 커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떤 사건이 인간을 변화시킨 걸까? 책은 입, 뼈, 눈, 뇌 등 신체기관을 힌트 삼아 아주 미세한 세포가 동물이 되고 인간으로 진화하기까지의 시간을 추적한다.

 

 

포유류의 아래턱은 진화해서 귀 뼈가 되었다

 

포유류는 젖을 먹여 새끼를 키우는 동물들의 총칭이다. 그런데, 포유류의 또 다른 뚜렷한 특징은 '턱 뼈'와 '귀 뼈'다. 우리의 귀는 고막이 진동하면서 소리를 포착한다. 그리고 작은 뼈 3개가 진동을 크게 증폭시켜 내이內耳로 전달한다. 이 뼈들을 바깥쪽부터 순서대로 망치뼈(추골), 모루뼈(침골), 등자뼈(등골)라고 부른다. 고막 안에 뼈가 3개나 있는 생물은 포유류가 유일하다.

 

처음 물에서 육지로 진출한 척추동물에게는 원래 등자뼈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망치뼈와 모루뼈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사실 망치뼈와 모루뼈는 원래 턱뼈였다. 그것이 진화 과정에서 귀까지 이동한 것이다. 척추동물의 아래턱엔 큰 뼈가 2개 있었다. 아래턱의 끝부분에 있는 치아뼈 그리고 위턱과 연결된 부분에 있는 관절뼈다.

 

중생대의 트라이아스기(약 2억 5000만 녕 전~ 약 2억 년 전)에 포유류의 조상인 키노돈트류는 아래턱의 연결부인 관절뼈가 작아지고, 작아진만큼 치아뼈가 커졌다. 그리고 포유류가 진화하자 작아진 관절뼈가 귀 가까이로 이동, 망치뼈가 되었다. 또 위턱 역시 연결부인 방형골이 작아지고 귀 가까이로 이동해서 모루뼈가 되었다.

 

  

 

 

먹고 먹히는 생존경쟁

 

옛날에 동물은 몸이 작고 보드라웠다. 몸을 크게 만들 이유는 전혀 없었다. 골격 따위 만들어봐야 성가시기만 할 뿐이었다. 그런 평화로운 세계에 어떤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한 동물이 다른 동물을 잡아먹은 것이다.

 

동물을 먹는 동물이 등장하자 먹히는 입장에 놓인 동물도 그에 대항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먹히지 않게 진화한 동물이 탄생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먹는 쪽의 동물 역시 대처할 필요가 생겼다. 이런 식으로 마치 군비 확장 경쟁을 하듯, 단숨에 동물의 다양화와 대형화가 진행된 것은 아니었을까. 또 이러한 생태계의 변화는 골격의 진화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효율성이 가장 좋은 눈

 

박쥐는 초음파로, 엘리펀트 노즈는 전기로 사물을 본다고 했다.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다니 대단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이는 사실 고육지책이다. 박쥐가 사는 동굴 안은 너무 어두워서 앞을 보기가 어렵다. 또 전기어가 사는 남미와 아프리카의 하천은 진흙으로 인해 너무 탁해서 시야의 확보가 매우 어렵다. 이처럼 이들이 소리나 전기로 보게 된 것은 빛으로 볼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빛으로 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소리나 전기로 보는 법을 택한 것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빛을 활용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빛은 일단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빛으로 보면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재빨리 알 수 있다. 또 빛을 사용하면 작은 것까지 잘 볼 수 있다. 참고로 박쥐는 인간이 들을 수 없을 만큼 파장이 짧은 소리, 즉 초음파를 사용한다.

 

 

폐가 먼저 진화한 이유

 

자라가 물속에서 느긋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가미호흡보다 폐호흡 쪽이 훨씬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사실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는 많지 않다.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분자의 수로 비교해보면 대기 중의 약 3%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물속에서 산소는 별로 퍼지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만 잘못해도 금방 무산소 상태가 되고 만다. 게다가 물은 무거워서 공기보다 빨아들이고 내뱉기가 훨씬 힘들다.

 

다시 말해서 물은 산소를 거두어들이는 점에서 봤을 때 단점 투성이다. 물속에서 호흡하는 편보다 공기 중에서 호흡하는 편이, 즉 아가미호흡보다 폐호흡이 훨씬 효율이 높은 셈이다. 줄곧 육지에서 생활하는데 아가미호흡을 하는 동물은 없다. 하자민 고래처럼 바다에서만 사는데 폐호흡을 하는 동물은 많다. 이는 효율성 때문이다. 폐호흡이 훨씬 효율이 좋다는 얘기다.

 

 

필트다운인 화석은 조작

 

1912년, 영국의 변호사 찰스 도슨이 인류 두개골의 파편을 가지고 대영박물관의 아서 스미스 우드워드 찾아왔다. 영국의 필트다운이라는 채석장에서 발견한 이 두개골은 매우 오래된듯한 빛깔을 띄고 있었다. 이 파편에 흥미를 느낀 우드워드는 동료 2명과 함께 이 채석광에 가서 인류 화석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중요한 인류 화석을 발견,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발견한 화석 인류는 '필트다운인人'이라고 명명했다.

 

시간이 흘러 1950년 무렵이 되었을 때, 이 필트다운인 화석 속의 불소를 측정했다. 퇴적물 속에 묻혀 있는 뼈는 주위로부터 불소를 거두어들이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오래된 화석에는 불소가 아주 많이 들어 있어야 하는데, 필트다운인의 화석에는 불소가 거의 들어 있지 않았다. 필트다운인의 화석이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었던 게 아니었던 것이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그 후 여러 가지로 조사한 결과, 필트다운인의 화석은 현대인의 두개골에 오랑우탄의 턱뼈를 붙여서 착색 등의 가공을 거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필트다운인 화석은 날조된 가짜였던 것이다.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왜 발견 당시엔 이 화석이 가짜라는 게 드러나지 않았을까? 바로 인종적 편견 탓이다. 그 무렵 '베이징원인'이 중국에서 발견되었다. 그래서 필트다운인은 유럽인의 선조로 여겨졌던 것이다.

 

 

인간의 진화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생물 중에서 인간의 두뇌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뇌의 크기만 보면 네안데르탈인이 현생 인류의 뇌보다 더 크다. 약 1만년 전에 살았던 인간이 현재의 인간보다 뇌가 더 컸다. 따라서 인간의 뇌는 최근까지 작아지는 쪽으로 진화해온 셈이다. 앞으로 우리의 뇌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될지는 아무도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몇 가지 종으로 나뉘어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멸종해서 단 한 사람도 지구상에 생존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모습은 변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진화에 관하여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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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8-06-12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간되었을 때 관심을 두고 있었는데, 책 소개 감사합니다. 요즘 관심사에 딱 맞는 책이네요. ^^
 
테이블 위 작은 정원 - 좁은 공간에서 식물을 기르기 위한 35가지 아이디어
엠마 하디 지음, 정계준 옮김 / 다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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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닝은 취미 생활 중에서도 으뜸이다. 땅을 파고 잡초를 뽑으며 나무를 심고 돌보는 육체적 활동은 큰 만족을 준다. 정원 의자에 편안히 앉아 하루하루 달라지며 자라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진정한 기쁨이다. 정원이나 마땅한 야외 공간이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는 실내에서의 식물 재배, 용기를 이용한 실외 재배, 식용식물 재배 그리고 테이블 위나 베란다 같은 특멸한 경우에 응용할 수 있는 식물 재배 등 35가지 소규모 식물 재배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다. - '책을 시작하며' 중에서

 

 

자신만의 작은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책의 저자 엠마 하디는 영국 왕립 원예 협회(RHS) 인증 2급 원예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전문 가드너이다. 수년간 시에서 운영하는 시민 농장에서 정원을 가꾸고 있으며 현재 과일나무와 채소를 활용하여 좁은 공간에 가능한 한 많은 식물을 심는 방식의 도시 정원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정원을 설계하고 만드는 것을 즐기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손에 흙을 묻히며 화분에 식물을 심는 일이다. 저서로는 <겨울 정원>, <작은 꼬마 정원 가꾸기>, <도시 야생화 가드너>, <어린이를 위한 식물 재배 기술> 등이 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책은 빈 통조림 캔이나 낡은 금속 서랍, 대야, 찻주전자 같은 곳에 식물을 심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또한 작은 유리병에 테라리엄을 만들거나 물이끼 공(코케다마)에 식물 기르는 법도 알려준다. 심지어 냄비나 국자, 심지어 고둥 껍데기도 정성스러운 손을 거치면 근사한 식재 용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처럼 예쁜 인테리어 원예를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식재 용기만을 제안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식물을 기르는 아이디어도 소개하고 있다. 즉 나무토막에 착생식물을 기르거나, 유리병에 수생식물을 기르는 방법 등을 말이다.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바구니에 샐러드용 잎채소를 길러 식탁 위에 두고 바로 따먹을 수 있는 방법의 제안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파트라서 마당이 없다는 핑게로 화초 키우기와 담을 쌓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유용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마당이나 정원이 없이도 가정 내에서 자신만의 예쁜 정원을 꾸밀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집 안팎을 장식하고, 실내에 식물을 이용해 공기를 정화하고 장식하는 노하우를 사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으므로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운 식물과 작품을 사진으로 보는 재미도 있다.

 

 

 

 

캔에 실내 식물 기르기

 

빈 통조림 캔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 후에 못과 망치를 이용해 밑바닥에 구멍을 낸다. 배수가 잘 되도록 캔 바닥에 마사토를 고르게 넣어 준다. 배양토를 반 정도 채워 평평하게 한 후에 포트에서 해당 식물을 뽑아내어 흙을 조금 털어내고서 식물의 뿌리를 캔 안에 넣는다. 남은 공간에 배양토를 더 채우고 가볍게 다져준다. 물을 주되 배양토가 심하게 젖지 않을 정도로 주의한다. 이후 마른 후에 물을 주도록 한다.

 

 

작은 유리병으로 테라리엄 만들기

 

먼저 병을 깨끗이 씻어 말린다. 병바닥에 마사토를 넣는다. 만약에 밀폐된 병을 사용한다면 바닥에 얇게 숯을 깔아 주면 악취 제거에 도움이 된다. 그런 후에 숟가락을 사용, 배양토를 넣어 준다. 포트에서 식물을 뽑아 흙을 털어낸다. 뿌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식물의 뿌리부터 병에 넣어 배양토 위에 앉힌다. 손가락이나 숟가락으로 쓰러지지 않게 식물을 잡고 병 속 빈 공간에 배양토를 추가로 넣어준다.

 

이때 배양토를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게 좋다. 테라리엄에 크고 검은 무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인트 브러시로 식물에 묻은 모래나 배양토를 털어내고 병 내부도 마찬가지로 깨끗이 닦아 준다. 마지막으로 배양토 위에 잔자갈이나 모래로 마감한 다음 조개껍질 몇 개를 얹어주면 장식이 끝난다. 소형 분무기를 이용해 테라리엄에 물을 조금 준다. 배양토가 심하게 젖지 않도록 주의한다. 

 

 

 

고둥 껍질에 다육식물 기르기

 

고둥 껍데기 안에 배양토를 채운다. 깊숙이 안으로 저져 넣어야 한다. 식물의 뿌리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육이 뿌리를 몇 분 정도 물에 담근 후에 포트에서 뽑아낸다. 마찬가지로 뿌리 주변에 묻어 있는 배양토를 털어내고 고둥 껍데디 안으로 뿌리를 밀어 넣는다. 추가로 공간이 확보되면 동일한 방법으로 다육이 뿌리를 밀어넣은 후 배양토로 마감한다. 조심해서 물을 준 후 배수시킨다. 햇볕을 좋아하는 종이라면 실외에 두고 즐길 수도 있다.

 

 

바구니에 샐러드용 잎채소 기르기

 

배양토가 흘러 나가지 않게 바닥을 이끼로 감싼다. 바구니 옆 부분에 이끼를 붙이고 누른 채로 배양토를 채워서 이끼를 고정시킨다. 계속해서 바구니 옆부분에 이끼를 붙인다. 이때 이기를 약간씩 서로 겹쳐야 빈틈이 생기지 않는다. 바구니에 배양토를 채우고 평평하게 고른다. 토마토 뿌리를 물에 담근 후 포트에서 봅아 바구니 가운데에 심는다. 빈 공간에 채소 모종도 토마토 옆에 심어면 된다. 이후 필요할 때마다 채소 잎을 따먹어도 된다.

 

 

 

통조림 캔에 덩굴식물 기르기

 

옮겨 심을 식물의 뿌리가 충분이 물에 젖도록 10분 정도 담가 둔다. 망치와 못으로 캔의 위족 테두리에 구멍을 뚫는다. 완성된 후 걸어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캔을 거구로 엎어 바닥에 구멍을 뚫는다. 캔의 바닥에 마사토를 넣어 배양토가 너무 흥건해지지 않도록 만든다. 캔에 배양토를 채워(캔 높이의 반 정도), 포트에서 식물을 뽑아 흙을 털어내고 캔에 심는다. 배양토를 첨가하되 캔 높이보다 3cm 정도 낮아야 한다. 긴 철사를 준비해서 미리 뚫어 둔 테두리 구멍에 집어 넣고 구부린다. 단단하게 고정시켜야 떨어지지 않는다. 예븐 새 인형을 장식하면 보기에 더욱 좋다. 

 

 

이젠 직접 꾸며 보자

 

책을 통해 배운대로 직접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작은 정원을 만들어 보자. 인위적인 가습기나 방향제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살아있는 식물을 실내외에 키움으로써 공기정화나 실내 습도 유지에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비록 시작은 미약할지 몰라도 점점 요령과 아이디어가 커지면서 나중엔 준 전문가 수준의 경지에 도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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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그 이후 - 블록체인 시대의 필수 교양
애덤 로스타인 지음, 홍성욱 옮김 / 반비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는 디지털 기술로서 새로운 돈의 개념을 소개한다. 암호화폐가 무엇이고, 어떻게 탄생했으며, 앞으로 블록체인은 어디로 갈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인터넷의 어두운 뒷골목부터 세계 금융의 펜트하우스까지 여행할 것이다. 암호수학을 자세히 살펴보고, 다소 낯선 비트코인 하위문화를 탐구할 것이다. 사람들의 주머닛돈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고,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이 이런 관념을 영원히 바꾸어버릴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 '서문' 중에서

 

암호화폐의 실체와 그 미래는?

 

책의 저자 애덤 로스타인기술의 역사적 전개와 사회적 영향력에 관심을 두고 과학기술의 전략적 이용을 논하는 작가이자 이론가, 저널리스트이며 <바이스>의 과학기술 전문 채널 '마더보드', <애틀랜틱 테크>, <뉴 사이언티스트> 등에 기고하고 있다. 또 드론 예술 페스티벌인 '머머레이션Murmuration'의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 후, 세상 사람들은 돈을 기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가 가져오는 혁신의 핵심은 바로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다. 돈이라는 기술은 거칠게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기술의 최첨단에 올라타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까운 미래에는 사물인터넷 기기, 탈중앙화된 은행, 심지어 자율기업 같은 혁신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총 1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암호화폐에 관해 알아야 할 필수 정보들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풀어내면서 우리들을 암호화폐가 탄생한 인터넷의 뒷골목에서부터 블록체인의 미래라는 큰 그림까지 이어지는 여행에 동행시킨다. 이 여행을 통해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 작업증명 등의 핵심 개념과 함께 어떻게 돈이 움직이는지, 온라인 기반의 환경에서 '신뢰'는 어떤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지, 기술의 세계에서 민주주의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등을 이해하게 된다.

 

 

 

 

사토시 나카모토와 비트코인

 

비트코인의 창시자는 사토시 나카모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정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그가 비트코인 가치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고 있으며, 2016년 말 기준으로 그가 소유한 비트코인의 가치를 6억 달러로 추정했다. 새로운 형태의 가상화폐라는 비트코인은 얼마전까지 마치 '튤립열풍'을 연상시킬만큼 광폭 행진을 해 왔었다.

 

스스로를 '공포의 해적 로버츠'라고만 밝힌 사람이 실크로드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실크로드는 정부 통제를 무산시킨다는 이념 아래, 불법 거래를 위한 일종의 아마존 같은 시장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피해자 없는 물건'(마약류와 위조된 공문서는 괜찮았지만 무기류, 불법 음란물, 도용된 신원정보는 허용되지 않았다)만을 판매한다는 철학을 내세운 실크로드는 토어(TOR)라는 주소 익명화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사용자만 접속할 수 있었다. 이 복면을 쓴 공간은 다크 웹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실크로드에서 유일하게 사용된 통화는 바로 비트코인이었다.

 

비트코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사토시 나카모토의 소식을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2011년 4월 경이었다. 나카모토는 짧은 이메일 몇 통을 주고받으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는 잠적했다. 나카모토가 사라진 시점에 존재하던 비트코인의 총 가치는 5400만 달러(한화 약 600억 원)에 달했는데, 두 달이 지나서는 2억 700만 달러(한화 약 2300억 원)를 넘어섰다.

 

2011년 6월 8일, 280만 비트코인이 거래되며 최고 거래치를 경신한 날,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는 24시간 만에 수수료로 90만 달러 가까이를 벌어들였다. 공포의 해적 로버츠가 7월에 재개한 실크로드는 한 달에 3만 달러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고, 그 수치는 빠르게 증가했다. 암호화폐는 더 이상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인터넷에서나 언급되는 뜬구름 잡는 소리 같던 암호화폐의 모습은 그 창시자와 함께 사라지고, 실제 가치를 지닌 실제 화폐가 남게 되었다. 그로 인한 부작용도 함께 말이다.

 

 

암호화를 통해 만들어진 화폐

 

비트코인을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는 디지털 암호기술이다. 이는 오랫동안 해커와 스파이의 영역에서 발전해왔다. 해커와 스파이라는 양 축 사이에는 다크 웹이 존재한다. 암호화를 통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은 인터넷 공간인 다크 웹은 가능과 불가능, 그리고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가능한 것과 합법적인 것의 경계를 확장해왔다. 암호화폐라는 아이디어가 탄생한 곳도 다크 웹이었다. 사실 암호화폐는 다크 웹이 아니고서는 어디에서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믿을 만한가? 앨리슨 조지가 진행한 아래의 인터뷰를 살펴보자.

 

신뢰성은 어떤가? 봇이 사기를 당하거나, 돈을 냈는데 배송이 안 된 경우가 있나?


없다. 다크 웹의 신뢰성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다크 웹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온라인 거래 상대를 신뢰하는 데 익숙하고, 또 좋은 평가를 받길 원한다. 쇼핑 봇이 구매한 마약을 압류했던 스위스 경찰도 길거리에서 거래되는 마약보다 좋은 품질에 놀라기도 했다.

 

 

화폐 채굴의 세계 

 

암호화폐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소위 '채굴'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곡괭이로 금속을 캐거나 땅굴을 파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암호화폐의 채굴에 필요한 도구는 성능 좋은 컴퓨터와 몇 가지 전문 소프트웨어, 그리고 속도가 빠른 인터넷 연결이 전부다. 암호화폐 네트워크상의 컴퓨터는 블록체인을 업데이트하기 위한 경주에서 계속해서 경쟁을 펼친다. 적절한 장비만 갖춘다면, 누구든지 이 경주에 참여 가능하다.

 

이런 형태의 채굴은 어떤 실재적 물체를 발견하거나 생산하는 행위가 아니다. 다만 암호기술과 작업증명을 통해 블록체인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뿐이다. 새로운 코인은 단지 프로그램된 보상일 뿐이다. 이것은 가치 있는 재화를 생산하는 공급 사슬 활동이 아니다. 실제로는 화폐의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용도인) 송금 행위일 뿐이다. 암호화폐 채굴은 가상의 재무 시스템 전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장부를 마감하고 거래를 처리하는 은행가의 업무에 비유하는 게 더 적절할 수도 있다.

 

 

새로운 산업의 탄생

 

암호화폐 채굴로 돈 벌기가 어려워지자, 채굴 장비 생산이 곧 하나의 산업을 형성했다. 하지만 그 시작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2012년 6월, 미국 회사 버터플라이랩스가 비트코인 채굴 전용 장비 ASIC를 최초로 판매한다고 발표하자마자 선주문이 500만 달러가 쇄도했다. 그런데, 2013년 1월 중국의 아발론에서 독자적인 전용 모델을 판매함으로써 고객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이에 미 연방무역위원회는 버터플라이랩스를 폐쇄해버렸다.

 

좋게 이야기하면 경영이 부실했고 나쁘게 얘기하면 순전히 사기꾼이었던 기업들이 코인 채굴 장치 산업이라는 미명 아래, 온라인 거래를 통해 빠르게 수익을 올릴 기회를 노렸다. 2014년 3월, 미국 플로리다의 피보나치라는 회사가 스크립트 기반 암호화폐를 채굴할 수 있는 ASIC의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웹사이트는 사라지고 회사는 연락조차 두절됐다. 뉴스 보도에 의하면 투자자들의 손해는 10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채굴 장치 산업은 순전히 폰지 사기와 유사해 보였다.

 

 

금융 세계에서는 규모도 중요하다.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가 크다고는 해도 전통적인 시장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비트코인 시장은 9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이지만, 약 19조 달러 규모인 뉴욕증권거래소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규모가 더 크다는 것은 거래량이 더 많다는 것이고, 이는 또한 더 안정적인 시장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트코인 회계사

 

암호화폐 비즈니스가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영역은 회계 분야다. 거래를 기록하는 일은 언제나 필수적이기 때문에 암호화폐의 거래를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체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리브라테크는 기존 회계절차에 블록체인 분석 기능을 통합해주는 기업이다. 콘텔리전스도 블록체인 분석을 통한 '이상거래 감지' 서비스를 지원한다.

 

가상화폐가 만들어진 동기 중 하나가 거래를 익명화하고 금융당국이 사용자의 거래를 감시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은 역설적이기도 하다. 암호화폐 블록체인은 현실적으로 모든 거래를 상세하게 기록하는 장부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이 상세한 장부를 어떻게 펼치고 해석하는지를 학습한 새로운 종류의 전문 회계사들까지 나오고 있다.

 

 

돈의 역사

 

초기엔 인간은 물물교환에 의존했다. 이후 녹슬지 않는 금은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교환 수단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고대 문화라고 물물교환에만 의존한 게 아니라 거래시 돈도 사용되었다는 증거가 있다. 물물교환은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을 때에나 가능했다. 이방인과 거래할 경우에는 추상적인 가치의 양이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돈인 것이다.

 

이때의 돈은 동전이나 지폐의 개념이 아닌 채무 관계를 기록해둔 일종의 장부였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것을 빚졌는지를 상호 약정한 단위로 간단하게 기록한 것이다. 즉 돈은 교환의 매개체 또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흔히 잊어버리는 돈의 제3의 기능, 즉 회계 단위로서 탄생한 것이다.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

 

2014년, 미 국세청은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입장을 좀 더 분명히 했다. 암호화폐가 실제 화폐가 아닌 '자산'이며, 암호화폐의 판매에는 다른 자산 유형, 예를 들어 기업 주식 판매와 마찬가지로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이는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는 암호화폐를 어떻게 정부의 통화 정책과 조화시킬 것인지의 문제는 피해가면서, 대신 암호화폐를 별난 디지털 금융상품으로 분류한 것이었다.184

 

다른 국가는 달리 판단하기도 했다. 2014년 9월, 영국 국세청법인세에 대해서는 비트코인이 화폐로 간주된다고 명시했다. 따라서 비트코인 거래로 발생한 손익은 정상적으로 과세된다는 설명이었다. 이는 표준소득세와 양도소득세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나아가 비트코인으로 구매한 재화에 대해서는 파운드 환산 가치에 따라 정상적으로 부가가치세를 징수할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의 문제점

 

비트코인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처리 가능한 거래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사용자가 늘어나고 블록체인이 길어지면서, 창시자 나카모토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새로운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등록되어 새로운 블록을 형성하는 데는 약 10분 걸린다. 하지만 블록의 크기는 제한되어 있다. 10분마다 단 1메가바이트의 거래만이 기록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개빈 안드레센은 비트코인 XT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 블록의 크기를 더 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도 신구 버전의 차이로 인해 소위 '포크' 상황이 발생했다. 

 

2016년 1월, 비트코인 XT를 두고 '투표'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단 10퍼센트의 컴퓨터만이 업데이트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다양했다. 어떤 사용자들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블록 크기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나은 대안이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용자들은 업데이트가 '강제'되었다는 게 불만이었다. 원칙을 벗어났다는 것이었다. 영향력 있는 인물과 기업 들이 두 편으로 나뉘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그리고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해커가 비트코인 XT를 사용하는 컴퓨터들을 공격해 오프라인 상태로 만들기 시작했다. 결국 기업과 개인 사용자 다수가 공격을 피하기 위해 구 버전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암호화폐의 진정한 가치는 코인에 있지 않다

 

사람들은 블록체인에 무엇을 담는 것이 최선일지, 그리고 블록체인을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 아니면 완전히 다른 어떤 것과 결합하는 것이 좋을지 살펴보고 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런 연구가 작은 스타트업이나 자유주의자 해커들에 의해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선도적인 프로젝트 중 일부는 대형 은형 같은 주류 금융기관들이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강력한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한 이들은 그것이 가져올 금융 혁명에서 도태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지분증명을 비롯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장 지분을 많이 보유한 노드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고방식이 깔려 있다. 이런 노드는 네트워크에 상당한 투자를 했을 것이고, 여러 노드들을 동일한 사람이 통제하는 상황은 매우 일어나기 어렵다. 이런 경우,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것은 각 노드에게 이로운 선택이 아니다. 따라서 각 노드 간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며, 엇나간 노드를 발견해서 정상 궤도로 복귀시키는 것이 선결 과제가 된다. 다시 양떼로 비유하자면, 양떼는 뭉쳐 있기를 좋아하며, 양치기 개의 역할은 이탈한 양을 찾아 친구들 사이로 다시 데리고 오는 것이다.

 

 

이더리움의 시대 

 

이더리움의 잠재력은 비트코인을 탄생시킨 이상주의를 부흥시켰다. 자율기업은 자유주의적 암호화폐 지지자들의 새로운 꿈으로 자리 잡았다. 모든 기업이 탈중앙화된 분산형 블록체인에 담겨 어느 국가의 사법 제도에도 속하지 않는다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자유’를 부여받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누가 자율기업에게서 세금을 걷을 수 있을까? 블록체인에 기반한 기업이 어떤 정치인에게 머리를 숙여야 할까? 결함투성이인 정부는 (코딩 기술만 있으면 누구든 접근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안전하고 인간의 불완전성으로부터 자유로운) 단순한 오픈소스 코드로 대체될 것이다. 이 이상주의에 매료된 투자자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더리움에 투자했고, 이더는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암호화폐가 되었다.

 

이더리움과 리플 중 어떤 것이 맞는 방법일까? 두 기업 모두 완전히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있는데, 아직까진 어떤 기업이 승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대결에서 엿볼 수 있는, 새로운 금융 기술을 분류하는 관점은 참고할 만하다. 시스템과 '함께하는' 기술인가, 아니면 '맞서는' 기술인가? 이상적인가, 아니면 현실적인가? 혁명적인가, 아니면 점진적인가? 새로운 개념을 증명하려는 것인가, 아니면 돈을 벌려는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기술 개발자와 지지자 들이 어떤 동기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오 기금 도난 사건이 주는 교훈 

 

다오의 치명적인 결함 중 하나는 세상이 실제로 그렇게 단순하다고 가정한 데 있었다. 반복 분할 결함은 차치하고서라도,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구성원이 조직을 분할하는 것을 계속 허용했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모든 인간은 생각이 같을 수 없고, 기회만 된다면 약점을 이용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권력 구조를 만들거나 이용할 존재이기 때문이다. 반복 분할 문제는 다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그러니까 수천 개의 차일드 다오로 쪼개져 어떤 합의도 이루어지지 못할 정도가 되기 전에 멈춤으로써 모두를 구해낸 것일 수도 있다.

 

아마도 블록체인 기술에는 능통한 다오의 개발진은(이들의 코딩 실수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걸로 하자.)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은 심각하게 부족해 보인다. 결국 프로그램의 오류 때문이든, 아니면 과도하게 코딩된 민주주의가 불러온 위험 때문이든, 다오의 실패는 불가피해 보였다.

 

어떤 이는 기술이란 모름지기 이렇게 실패를 거듭하며 진화한다고 이야기할지 모르지만, 정말 이상한 것은 다오 사건이 벤처캐피탈의 자금을 이용한 실험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벤처 투자가는 이런 종류의 투자의 위험성을 이미 잘 알고 있으며, 침착하게 실패를 받아들일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다오는 인터넷에서 끌어모은 개인 투자자들의 돈으로 실패를 맛본 것이다.

 

기업 자본의 규칙과 권력 구조에서 탈피한다는 명목으로 실행되고 있는 다오 같은 대안 기업의 실험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리스크에 대한 대비는 거의 없이 입증되지 않은 청사진을 믿으라고 요구하며, 그들이 힘겹게 번 돈을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실험은 모두가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 평등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경우에는 각종 오류와 실책, 그리고 단순 판단 착오가 몰고 오는 폭풍우를 잠재우는 데 소득이 높지 않은 시민들이 이용되고, 정작 그 교훈은 옆에서 지켜보던 대형 은행이 가져가고 있다. 힘 있는 자의 추락을 막기 위해 대중을 쿠션으로 이용하는 이런 실험이 만들 미래는 전혀 평등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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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처음공부 - 실제 사례로 기초부터 배우는
대럴 멀리스.주디스 올로프 지음, 백승우 옮김, 신현식 감수 / 이레미디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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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세 가지 재무제표(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의 구성과 목적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 세가지 재무제표가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 서로 간의 관계에 관해서도 배우게 될 것이다. 또한 사업의 기본 언어, 즉 매출원가, 비용, 부실채권, 발생주의 대 현금주의 회계, 선입선출법과 후입선출법, 자본화 대 비용화, 감가상각, 현금과 이익의 차이 같은 개념도 익히게 될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어카운팅 게임을 즐기면서 재무제표의 기초를 배운다


책의 저자 대럴 멀리스는 지난 12년간 에듀케이셔널 디스커버리스에서 교육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 기법을 가르치는 교육 및 개발 이사로 재직했다. 또한 300건이 넘는 놀랄 만큼 성공적인 회계 세미나를 통해 수천 명의 미국인을 가르쳤다. 공저자 주디스 올로프는 지난 25년 동안 사람들이 자각과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도왔으며, 에듀케이셔널 디스커버리스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최근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 1위를 점령하면서 이들이 소속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상장 후 가치가 1조 원을 훌쩍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렇다면 이 회사의 가치는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바로 재무제표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삼성전자, 네이버 등 모든 회사는 재무제표로 자신들의 가치를 나타낸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재무제표를 보고 나서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왜냐하면, 이는 복잡한 숫자와 알 수 없는 언어로 쓰여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우리들의 학습 성과는 성적표에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재무제표는 기업 활동의 성적표인 셈이다. 따라서, 얼마나 돈을 벌었고, 이익과 빚은 얼마인지 등을 이해관계인들에게 공개적으로 보고한다. 그런데, 이를 제대로 읽어내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주식투자란 기업가치의 상승분을 과실로 따게 되는데, 재무제표를 읽어내지 못하는 투자자는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얘기가 된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우리들이 레모네이드 가판대를 직접 운영하면서 책 속에 빈칸으로 남겨진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를 퀴즈처럼 재미있게 반복적으로 작성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즉, 마치 어카운팅 게임을 하듯 즐기는 동안 재무제표의 기본을 저절로 터득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는 미국에서 개발된 유명한 어카운팅 세미나에서 비롯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수만 명이 민간 및 공공 세미나에 참여하여 쉽고 재미있게 재무제표를 공부하고 있다.

 

 


이런 공부를 통해 회계의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되므로 재무제표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들이 서로 어떻게 맞물리며 관계하는지, 기본적 회계 언어인 매출원가, 비용, 부실채권, 감가상각 등을 쉽게 배우고, 나아가 발생주의 대 현금주의 회계, 선입선출법과 후입선출법, 현금과 이익 등의 차이도 익힐 수 있게 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재무정보의 분석 툴을 담아 투자자나 사업가 등에게 수익 창출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야기 형식으로 재무제표의 개념을 빠르게 익힌다


이 책은 재무제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무전무하더라도 저절로 이해가 되도록 만들어졌다. 즉 레모네이드 가판대를 경영하는 이야기를 통해 홀로 재무제표의 기초를 터득할 수 있다. 특히, 마치 게임을 하듯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이 과정을 통해 쉽고 빠르게 재무제표의 핵심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



문답(대화) 형식으로 직접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이 책은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마치 선생님이 옆자리에서 일대일로 과외를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하지만 그런 질문은 전혀 어렵지 않으며 누구나 대답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반복적인 질문에 답함으로써 재무제표의 핵심 개념을 암기 없이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단계별로 초보자도 재무제표를 쉽게 배울 수 있다


누구라도 재무제표의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최고의 학습 툴이다. 어린아이가 레모네이드를 판매한다는 이야기의 설정은 재무제표 초보자가 공부를 시작하는 데 있어 전혀 부담이 없다. 이는 대부분의 회계 초보자가 지금껏 가졌던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뜨리고 재무제표 공부가 쉽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



컬러 표시로 주요 용어를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책은 재무제표의 요소를 모두 컬러로 표현했다. 재무제표의 개념을 자동적으로 습득하는 툴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즉 현금은 지폐를 떠올리는 녹색, 재고는 노란색, 빌린 돈은 붉은 색 등으로 표현하였다. 이런 의도는 바로 우리들의 학습 효율을 높이고, 실제로 현장에서 쉽게 응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배운 것을 실제 적용할 수 있다


배운 지식을 실제로 적용할 수 없다면 이는 죽은 지식이자 무용지물이다. 이 책은 마지막 장에서 앞서 배운 내용들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성과를 분석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이익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실제와 연결되는지 깨닫게 된다. 비록 레모네이드 장사로 재무제표를 익혔지만, 현실의 비즈니스 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을 말이다. 재무제표가 궁금한 모든 사람들에게, 특히 주식투자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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