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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니체 필사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용수 편역 / 유노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위대한 작가의 작품을 읽다 보면 내 마음을 울리는 부분에 저절로 밑줄을 긋게 된다. 더 나아가 그 문장을 베껴 쓰고 눈에 보이는 곳에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만큼 그 글이 나에게 큰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인생에 귀감이 되는 명문을 따라 써 보고 외우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사진, 책표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철학자는 누구일까? 철학책을 좀 읽어본 사람들은 대체로 두 사람의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를 꼽는다. 1970년대 대학시절, 나 또한 이들의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닐 정도로 가까이 했었다. 그 시절 전문 번역인이 부족했던 까닭에 책 속 문장과 문맥이 자연스럽지 않아 때때로 머리카락을 쥐어 뜯어가며 읽고 또 읽었던 추억도 떠오른다.
최근 강용수 교수가 펴냈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수많은 독자들의 찬사와 함께 느닷없이 철학도서 출간 붐을 초래했다. 그 현상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해 보일 정도다. <쇼펜하우어X니체 필사책> 은 독일의 두 철학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사상이 담긴 명문장 100편을 강용수 교수가 직접 추려 뽑아서 펴낸 필사책이다. 특히 기존의 오역을 바로잡고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옮긴 점이 특징적이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1788~1860년)는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서양 철학계의 상징적 인물이며 근대 실존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흔히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인간과 삶의 면면을 탐구한 현실주의 사상가이자 서양 철학과 동양 철학의 유사성을 연구한 최초의 서양 철학자다.
프리드리히 니체(1844~1900년)도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19세기 서양 철학을 대표하는 인물로 실존주의, 해체주의, 현대 심리학과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흔히 “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단순한 허무주의자가 아니라 삶을 긍정하고 인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사상가였다.

(사진, 두 철학자의 명문장)
단순한 베껴 쓰기가 아니라 철학자의 사유思惟를 직접 한 자 한 자 새기며 마음에 담는 것이기에 책장을 넘기며 읽는 독서에 비해 더욱 깊은 감동을 주므로 필사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이 수반되지 않는 반복 쓰기에 그친다면 별로 의미가 없다. 쇼펜하우어도 베껴 쓰기만 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따라서, 필사시엔 저자의 의도를 먼저 곱씹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숨어 있는 의미를 음미해야 한다.
"철학은 본래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같은 문장을 읽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것이 철학의 힘이다."

(사진, 행복은 기대와 현실의 균형에서 온다)

(사진, 인격은 절대적인 가치다)

(사진, 생각과 말을 가까이 두지 말라)
철학 후배격인 니체는 젊은 시절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고 철학자의 길에 들어섰다. 선배격인 쇼펜하우어가 니체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니체는 그런 쇼펜하우어의 사상에서 철학을 이어받았을지라도 이후의 행보를 살펴보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넘어서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두 철학자의 같은 듯 다른 점이다.

(사진, 자기만의 길을 걷는 사람의 숙명)

(사진, 자신을 스스로 만드는 인간이 돼라)

(사진, 준비된 사람이 무궁무진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 필사책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파트1)과 니체의 인생론(파트2)에 각각 50개의 명문장을 싣고 있다. 이는 책을 엮은 강용수 교수가 두 철학자를 연구하던 과정에서 읽어 온 두 철학자의 글 중에서 가장 가치 있다고 판단한 문장들을 엄선한 것이다. 어디 한 문장이라도 버릴 게 없다. 필사를 통해 내 마음에 새겨보자.
내 인생에 각인하고픈 말들
두 철학자의 사상과 글은 모범이 될 만큼 탁월하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추상적인 의미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일상과 삶에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즉 뛰어난 문장력과 확고한 인생관이 모두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앞날의 인생을 방황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책의 일독을 추천한다.

(사진, 나의 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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