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은 어린이책

초록색은 청소년책

지금 와서 돌이켜 보니 참 좋았다 생각되는 책은 두꺼운 글씨.

특별히 좋았던 책은 밑줄 좌악~~

1. 나와 조금 다를 뿐이야. (이금이 / 푸른책들)
2. 너도 하늘말나리야  (이금이 / 푸른책들)
3. 수호유령이 내게로 왔어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 풀빛)
4. 헨쇼 선생님께  (비벌리 클리어리 / 보림)
5. 지붕 위의 카알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문학과 지성사)
6.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빈센트 반 고흐 / 예담)
7. 해피 버스데이 (아오키 가즈오 / 문학세계사)
8.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 (박상률 / 사계절 출판사)
9. 맘대로 아빠 맘대로 아들 (오은영 / 국민서관)
10. 누가 뭐래도 우리는 민사고 특목고 간다 (김형진, 박교선 / 글로세움)
11. 이것이 인간인가 (프리모 레비 / 돌베개)
12. 개념어 사전 (남경태 / 들녘)
13. 글쓰기를 위한 4천만의 국어책 (이재성 / 들녘)
14.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미리암 프레슬러 / 사계절)
15. 세상에서 젤 꼬질꼬질한 과학책 (임숙영 / 웅진씽크하우스)
16.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 (수지 모건스턴, 알리야 모건스턴 / 웅진주니어)
17.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중학생 34명 지음,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 / 보리)
18.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소노 아야코 / 리수)
19. 내 친구 재덕이 (이금이 / 푸른책들)
20. 농부의 밥상 (안혜령 / 소나무)
21. 지붕 낮은 집 (임정진 / 푸른숲)
22. 이야기로 엮은 한국사 세계사 비교 연표 (이근호, 신선희 엮음 / 청아출판사)
23. 미오, 나의 미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 우리교육)
24. 순례자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25. 라몬의 바다 (스콧 오델 / 우리교육)
26. 꼬마 K의 나를 찾는 여행 (미리암 프레슬러 / 대산출판사)
27. 오래된 웃음의 숲을 노닐다 (류정월 / 샘터사)
28. 자전거 도둑 (박완서 / 다림)
29. 14세 소년 극장에 가다 (이대현 / 다할미디어)
30. 노래는 흩어지고 꿈같은 이야기만 남아 (최성수 / 나라말)
31. 씁쓸한 초콜릿 (미리암 프레슬러 / 낭기열라)
32. 달빛 노래 (스콧 오델 / 우리교육)
33. 차이니즈 신데렐라 (애덜라인 옌 마 / 비룡소)
34. 0에서 10까지 사랑의 편지 (수지 모건스턴 / 비룡소)
35. 거짓말쟁이와 모나리자 (E.L 코닉스 버그 / 사계절 출판사)
36. 최고운전 (장문철 / 창비)
37. 초콜릿 전쟁 (로버트 코마이어 / 비룡소)
38.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이왕주 / 효형출판)
39.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 민음사)
40. 조커, 학교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 (수지 모건스턴 / 문학과 지성사)
41.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 한겨레출판)
42. 중학교 1학년 (수지 모건스턴 / 바람의 아이들)
43. 주머니 속의 고래 (이금이 / 푸른책들)
44.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슈테판 볼만 / 웅진지식하우스)
45. 박물관은 지겨워 (수지 모건스턴 / 비룡소)
46. 어느 할머니 이야기 (수지 모건스턴 / 비룡소)
47.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 문이당)
48. 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 실천문학사)
49.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박지원 작, 고미숙 엮음 / 아이세움)
50. 체르노빌의 아이들 (히로세 다카시 / 프로메테우스)
51.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고미숙 / 그린비)
52. 우리 선생님 폐하 (수지 모건스턴 / 비룡소)
53. 햄 뭐라나 하는 쥐 (이금이 / 푸른책들)
54. 다리가 되렴 (이금이 / 푸른책들)
55. 공주도 학교에 가야 한다 (수지 모건스턴 / 비룡소)
56. 맛 (로알드 달 / 강)
57. 이현의 연애 (심윤경 / 문학동네)
58.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랄드 / 민음사)
59. 무대로 간 빨간 모자 (조엘 포므라 / 산하)
60. 다섯 손가락 이야기 (로랑 고데 외 / 산하)
61. 나는 그 곳에서 사랑을 배웠다 (정희재 / 샘터사)
62. 이 일기는 읽지 마세요, 선생님 (마가렛 피터슨 해딕스 / 우리교육)
63. 마이너리그 (은희경 / 창비)
64. 나는야 꼬마 큐레이터 (이현 / 미진사)
65. 검은 꽃 (김영하 / 문학동네)
66. 장밋빛 인생 (정미경 / 민음사)
67. 새의 선물 (은희경 / 문학동네)
68.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정미경 / 민음사)
69.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 민음사)
70. 공중그네 (오쿠타 히데오 / 은행나무)
71. 오, 수다 (오쿠타 히데오 / 지니북스)
72. 주먹곰을 지켜라 (김남중 / 우리교육)
73. 트래블 알라까르뜨 (이종은 / 캘리포니아미디어)
74. 민들레 공책 (온다 리쿠 / 국일미디어)
75. 정 (이주헌 / 예담)
76. 빛의 제국 (온다 리쿠 / 국일미디어)
77. 왕의 빨래를 훔친 엄마 트롤 (안나 발렌베리 / 상상박물관)
78. 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할 12가지 (비외른 소르틀란 / 풀빛)
79. 대왕 세종 (백기복 / 크레듀)
80. 토끼와 함게 한 그 해 (아르토 파실린나 / 솔)
81. 아틀라스 중국사 (박한제 외 / 사계절출판사)
82. 빅 머니 (이시다 이라 / 토파즈)
83. 바람의 화원 1,2 (이정명 / 밀리언하우스)
84. 산다는 것의 의미 (고사명 / 양철북)
85. 차이의 존중 (조너선 색스 / 말글빛냄)
86. 행복한 자기 감정 표현 학교 (방미진 / 다산어린이)
87. 비슷한 것은 가짜다 (정민 / 태학사)
88. 바다의 성당 1, 2 (일데폰소 팔꼬네스 / 대교베텔스만)
89. 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 문학동네)
90.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 아르테)
91. 로베르토 (도나 조 나폴리 / 풀빛)
92. 벽장 속의 치요 (오기와라 히로시 / 예담)
93. 선덕여왕 (정진영 / 징검다리)
94. 콩나물 시루 (양명호 / 징검다리)
95. 한눈에 반한 우리 미술관 (장세현 / 거인)
96. 우리 아이 행복한 책읽기 (신애숙, 유성화 / 팜파스)
97.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김선우 / 새움)
98. 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는 고래였다 (수산나 타마로 / 인디북)
99. 흑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 바움)
100. 왕자가 되지 못한 왕자 (호시 신이치 / 지식여행)
101. 로맨틱한 초상 (이갑재 / 랜덤하우스코리아)
102. 꽃밭 (최인호 글, 김점선 그림 / 열림원)
103. 세계가 높이 산 한국의 문기 (최준식 / 소나무)
104.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오주석 / 솔)
105. 한눈팔기대장 지우 (백승연 / 바람의 아이들)
106. 키 크는 시계 (발레리 제나티 / 바람의 아이들)
107. 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 (로이 볼턴 / 도서출판 성우)
108. 다산어록청상 (정민 / 푸르메)
109.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 / 청미래)
110. 열하광인 1, 2 (김탁환 / 민음사)
111.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 (폴 빌리어드 / 문예출판사)
112. 티모시의 유산 (시오도어 테일러 / 뜨인돌)
113.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서경식 / 돌베개)
114. 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  (박지원 지음, 박희병 옮김 / 돌베개)
115. 꼬물꼬물 세균대왕 미생물이 지구를 지켜요 (김성화, 권수진 / 풀빛)
116. 마지막 수업 (노엘 샤틀레 / 솔)
117. 잊혀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공주백과사전 (필립 르쉐르메이에르 / 청어람미디어)
118. 왜 펭귄은 북극곰과 함께 살 수 없을까 (일레인 스콧 / 내인생의책)
119.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 (조현설 / 한겨레출판)
120. 중국사의 수수께끼 (김영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121. 네버웨어 (닐 게이먼 / 노블마인)
122. 지하실의 검은 표범 (아모스 오즈 / 지식의 숲)
123. 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 밝은세상)
124. 어린이의 미래를 여는 역사 3 (김한조 글,그림 / 한겨레출판)
125.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 검둥소)
126. 심술쟁이 왕게 마가 (리아나 로물로 / 상상박물관)
127. 복숭아 동자 모모타로 (플로렌스 사카데 / 상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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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동자 모모타로 - 일본 편 세계의 전래동화 (상상박물관) 5
플로렌스 사카데 지음, 요시스케 구로사키 그림, 강지혜 옮김 / 상상박물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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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들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내가 이 그림을 어디서 본 걸까?  무척 낯익은 화풍이다.  곰곰 생각해보니 어릴 적에, 그러니까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에 부모님이 사주신 동화책 전집이 떠올랐다.  그림동화, 안데르센동화, 아라비안나이트, 이솝우화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등등의 각 나라별 전래동화를 엮은 열다섯 권 안팎의 전집이었는데 그 중 일본 동화책에 이런 그림이 그려있지 않았나 싶다.  그림 작가의 소개 글을 보니 1905년 출생의 작가다. 아마도 이미 작고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내가 어릴 때 본 그 동화책의 삽화를 그린 장본인이 이 분이라고 해도 이상한 게 없을 성 싶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전래동화라면 늘 그렇듯이 일본도 예외 없이 권선징악과 보은의 주제, 용감하고 착하거나 어리석고 심술궂은 인물들, 교훈적인 줄거리 등이 등장한다.  역사상 우리나라와 참 껄끄럽게 얽힌 나라 일본.  우리의 전래동화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일본의 옛날이야기들을 읽고 나니 이렇게 곱고 예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 어째서 잔혹한 전쟁을 벌였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시 꼼꼼히 살펴보니 우리 옛이야기와 다른 점이 있기도 했다.  일본 특유의 사무라이 문화라고 해야 할까?  ‘복숭아동자 모모타로’에서는 집을 떠나 도깨비들을 무찌르러 가는 모모타로가 무사 복장을 하고 ‘일본인’이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칼을 차고 떠난다.  보물을 싣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모타로의 손에는 일장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부채가 들려있다.  ‘이쑤시개 무사’에서도 작은 무사들이 이쑤시개를 가지고 싸움을 벌이고 영주가 딸의 방에서 기다란 검을 빼들고 앉아있는 그림도 있다. ‘한 치 동자’도 검으로 도깨비를 물리치고 심지어 우리 전래동화 ‘팥죽할머니와 호랑이’의 호랑이 응징장면이 연상되는 이야기인 ‘게와 원숭이’에서 못된 원숭이를 응징하는 절구와 밤송이, 호박벌까지도 그림에서는 옆구리에 검을 차고 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도 장군이나 검을 쓰는 무사들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던가... 금방 떠오르는 이야기가 없다.  아기장수 우뚜리라든가 김덕령 이야기라든가 홍길동전, 전우치전 등등이 있지만 주로 탐관오리를 벌하거나 왜적에 맞서는 이야기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고, 비록 대결의 이야기라고 해도 결국엔 도교 사상 쪽으로 맞물리는 게 대부분인 것 같다.  더구나 주인공들은 ‘승리와 영광을 거머쥔 영웅’보다는 ‘비운의 영웅’ 쪽에 가깝고 내용도 옛이야기나 전래동화라고 보기엔 이야기 구조도 좀 길고 복잡해서 아주 어린 아이들이 읽을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의 전래동화 자체에도 무사 분위기를 풍기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1905년 출생의 요시스케 구로사키라는 이름의 그림 작가가 혹시 일본 군국주의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검이나 무사 그림 속에 ‘일본’에 대한 군국주의적 암시가 많이 들어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해는 없으시기를..  이 책 속에는 소박하고 친근한 인물들의 이야기도 많다.  무사 분위기를 풍기는 이야기는 서너 편에 불과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 것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일본의 전래동화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

하나 더 사족을 붙이자면 예전에 읽은 동화에 대한 이론서에서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도깨비가 사실은 일본의 ‘오니’라는 글을 보았다.  원래 우리나라 도깨비는 다리가 하나 뿐인 모습인데, 어느 틈엔가 일본의 ‘오니’가 우리나라 도깨비로 둔갑을 해버렸다고. 이 책의 옮긴이의 말에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잃어버린 우리 도깨비의 모습을 빨리 찾아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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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쟁이 왕게 마가 - 필리핀 편 세계의 전래동화 (상상박물관) 3
리아나 로물로 지음, 조앤 드 리온 그림, 최선희 옮김 / 상상박물관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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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박물관의 세계의 전래동화 시리즈는 스웨덴 편인 <왕의 빨래를 훔친 엄마 트롤>을 읽고는 관심을 계속 가져오던 도서였다.  이번에 읽은 필리핀 편은 같은 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도 중국이나 일본 외엔 따로 전래동화를 접해 본 적이 없던 터라 책을 기다리면서 더욱 기대에 부풀었었다.  특히 <왕의 빨래를 훔친 엄마 트롤>에서 욘 바우어의 일러스트에 흠뻑 반했었기 때문에 이번 책에서도 일러스트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일러스트를 살펴보고 상상박물관의 세계 전래동화 시리즈 기획에 대해 더욱 신뢰감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전래동화를 담은 <마량의 신기한 붓>과 미국편인 <위대한 벌목꾼 폴 버니언>을 제외하고는 책마다 각 나라의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실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함께 받아 본 <복숭아 동자 모모타로>의 경우 1905년 출생 작가의 오래된 일러스트를 그대로 옮겨 실은 것이었고, <심술쟁이 왕게 마가>도 필리핀 작가의 그림이었다.  그래서인지 각 나라의 민족적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그림들이란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에서도 인물들의 의상이나 피부색, 장신구나 건물 등이 자연스럽게 표현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하늘의 신 랑잇과 알룬시나’의 이야기에서 랑잇의 몸에 그려진 문신은 필리핀 그림 작가가 아니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리핀의 전래동화라지만 공통된 설화의 원형이라는 게 있어서인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바람과 비의 내기’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려는 ‘바람과 해님의 내기’를, ‘황금 잔치’는 손만 대면 황금으로 변하는 ‘미다스’의 이야기를, ‘토니토와 루페’는 ‘헨젤과 그레텔’을, ‘마법의 호수’는 ‘금도끼 은도끼’를, ‘달팽이와 사슴의 경주’는 ‘토끼와 거북’을, ‘바다와 하늘의 싸움’은 하늘이 멀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다른 민족의 설화들을 떠올릴 수 있을만큼 비슷하게 닮아 있었다.  그 중에서 ‘바다와 하늘의 싸움’과 ‘하늘의 신 랑잇과 알룬시나’와 같은 이야기들은 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의 땅이 생기게 된 이유라든가 천지창조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설문대 할망과 같은 창조 설화들과 비교되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전래동화 읽기가 즐거운 이유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잊혀진 동심을 불러일으키고 따스한 고향과 같은 포근함을 느끼게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착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복을 받는 모습과 은혜를 잊지 않고 보답하는 도리에 충실한 믿음직한 모습, 지혜와 꾀를 모으고 용기를 내어 고난을 극복해가는 모습들이 사람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과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전래동화를 소중히 하고 아이들에게 읽히려는 까닭일 것이다.

세계가 보다 가까워진 지금, 다른 나라의 전래동화를 읽는 것은 아이들이 세계 속의 각 나라들을 인지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러고 보면 어린이들을 위한 전래동화 책이 서구국가들에 편중된 전래동화나 신화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더욱 상상박물관의 세계의 전래동화가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제 3세계의 전래동화까지 아우르는 멋진 시리즈 출판물로 완결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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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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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토 다다오는 열네 살의 나이로 “충성심과 애국심을 증명하고 싶어서, 울면서 중학교 진학을 권유하던 어머니를 뿌리치면서까지 소년병으로 참전”(p.252)했던 사람이다. 스스로를 ‘영락한 군국주의 소년’(p.252)이라고 생각하며 부끄러워하는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겪은 전쟁의 경험을 통해 그 원인을 찾아 반성하고 비판하며 평화로 가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청일전쟁,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베트남전쟁, 알제리전쟁,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아프가니스탄 내전, 걸프전, 이스라엘과 아랍 연맹의 전쟁, 이란과 이라크 전쟁,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테러 등등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전쟁의 내면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글들이 세밀하고 친절하다.  전쟁에 대해 말하면서도 그 글이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당시의 세계정세와 전쟁 당사국의 상황을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하며 쉽게 설명하고 있어 청소년들이 전쟁을 통해 현대의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전쟁의 원인을 불평등과 차별, 편견 등으로 꼽는다.  국가간의 경제적 불평등, 인종 과 종교적 차별, 자국에게 유리한 논리에 사로잡힌 편견, 냉전체제하에서 인류가 보여줬던 이분법적 사고..   그가 추려낸 전쟁의 원인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 좀 씁쓸했다.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에 다니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장래 좋은 직업을 얻어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라는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가난한 나라를 돕기 위해 이 세계에서 전쟁과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그것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마음이라는 것이다.”(p.166) 라는 글은 나를 뜨끔하게 만든다. 

얼마 전 한 신문의 칼럼에서 박노자 씨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공부나 사회적 관계 맺기를 ‘투자’로 이해하는 철저한 자본주의적 인식 구조 아래에 있다.”고 분석하며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한 우리 젊은이들이 “자본주의의 전쟁터에서 ‘출세의 전사’가 되고 있다”며 일갈했다.  ‘전쟁과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토 다다오의 글이 우리에겐 이상적이긴 하지만 현실불가능의 주장이 될 수밖에 없는 걸까, 하는 생각에 우울한 기분에 젖기도 했다. 

FTA협상반대나 이라크파병반대 등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것도 나에게 떨어질 이윤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논리에 철저히 세뇌된 까닭일 것이고, 재벌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두려움에 재벌의 비리를 눈감아주고 쉬쉬해주는 것도 정의와 이상을 팔아 물질적 이익을 사려는 자본주의적 천박한 이기심의 소산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평화를 위해 가야할 길은 참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내 아이에게 이 책 한 권을 읽게 하는 것으로 평화에 대한 이 세계의 일원으로서의 나의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현대사의 이면을 생각할 수 있게 하리라는 믿음이 간다.  무엇보다 내가 내 아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꿈꾸는 ‘어미’라는 이름의 족속이기에 폭력이 판치는 환경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를 생각하는 부드럽고 고운 마음 한 자락을 흘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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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품절


정말 한국이 가난한 나라였던 1960년대보다도 우리는 21세기에 실행한 이라크 파병에서 '국익'이란 말을 훨씬 더 많이 듣게 되었다. 많은 국민들이 이라크전쟁이 정당한 전쟁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국익을 위한 파병이란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소리에 이라크전쟁이 침략 전쟁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파병반대의 소리를 내지 못했다면, 과연 우리가 20세기 초반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침략을 비판할 수 있을까? 일본의 조선 점령과 대륙 진출은 분명 일본의 '국익'을 엄청나게 신장시키는 일이었다. (한홍구 해제 중에서)-12쪽

한국 사회가 많이 민주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과거의 군국 소년들이 남긴 병영국가의 잔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심한 곳이 이 책을 많이 읽어 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학교이다. 일제가 키운 군국 소년들을 자신들이 배우던 그 모습대로 한국의 학교를 만들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토를 달지 않고 고지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전투에 임하는 모범적인 군인의 자세이자, 입시 전쟁을 치르는 전사인 학생들이 취해야 할 자세였고 지금도 그렇다. 건강하고 단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면서 오늘의 학교는 역시 학생들의 두발을 규제하고 있다. 민주화도, 인권도 모두 교문 앞에 멈춘다.
(한홍구 해제 중에서)-13쪽

20세기 전반기만 전쟁을 치른 일본, 그것도 거의 대부분을 자국이 아닌 타국에서 전쟁을 치른 일본에 비해 우리는 내 땅, 네 땅 가릴 것 없이 치열한 전쟁을 치렀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 경험이 너무 직접적인 탓이었을까? 일본의 경우 사토 다다오 외에도 전쟁을 겪은 세대의 쓰라린 체험이 평화를 지키는 큰 힘으로 작용했고, 미국의 경우도 베트남 참전 용사들이 반전 평화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쟁의 참화를 겪을만큼 겪었고, 엄청나게 많은 참전 용사가 있는 한국에서 자기 체험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고백과 반전 평화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한홍구 해제 중에서)-14쪽

청일전쟁 때의 일본군도 베트남전쟁에서의 미군도 그 나라 사람들을 돕는다고 내세우면서도 실은 그 땽의 사람들에게는 재난을 가져다주었을 뿐이었다.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할 마음이 없는 자를 친구라고 말할 수는 없다. -78쪽

혁명이든 독립이든 결코 이웃 나라의 힘을 빌려서는 안 된다. 이웃 나라의 힘을 빌려서 이룬 혁명과 독립은 결국 그 나라로의 종속을 불러올 뿐 진정한 혁명과 독립을 일구어 내지 못한다. 또한 똑같은 것을 반대 입장에서 말하면 어떠한 나라의 혁명과 독립은 이웃 나라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진심으로 어떤 나라의 혁명과 독립을 도우려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가가 하는 것은 그것과 다르다. 그것은 대체로 그 나라를 자국의 종속국가로 삼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된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돕는 것은 언뜻 보아서는 아름다운 것 같다. 그러나 돕는다고 해도 진정으로 그 나라를 이롭게 하는 지원 방법을 찾기는 무척 어렵다. 돕는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그 나라를 나쁜 쪽으로 몰고 가는 일이 많은 법이다. -80쪽

그러나 인간은 역시 자국이 하고 있는 일의 나쁜 면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존재이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저지르고 있는 실상이 일부에 알려졌어도 "그거야, 세상사에는 나쁜 면이 있기 마련이지."하는 정도로 수습해 버렸던 것이다. 미국 사람들이 베트남전쟁의 잘못을 진심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은 자신들의 손해가 너무나도 커지고, 그것이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확연히 알게 되었을 때이다. 자신과 가족이 직접적으로 고통을 겪게 되었기 때문이다 .
우리는 자신에게 직접 고통이 다가오기 전에 우리가 상대에게 가한 고통이 어떠한 것이었는지 이해해야 한다. -86쪽

그런데 사람은 가족끼리는 강자가 약자를 돕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데 비해, 학교에 가게 되면 더 이상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학습에서 경쟁하게 되고 경쟁에서 승리한 자가 어른이 된 후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배운다. 이것은 슬픈 일이다. -165쪽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이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교에 다니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른들이 말하는 것처럼 '장래 좋은 직업을 얻어 편안한 생활을 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라는 식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가난한 나라를 돕기 위해 이 세계에서 전쟁과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더더욱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했으면 한다. 그것이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마음이라는 것이다. -166쪽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가 도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은 동물은 하지 못하는 식량 생산 등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은 두려워할 줄 모르게 되었다. 무서운 것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데서 길러지는,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또 하나의 본능을 없애 버리고 있는 것이다. -236쪽

동물이 지니고 있는, 싸움을 멈추는 본능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만큼을 인간은 이성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인간이 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동물보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성으로 다툼을 통제하고 나서야 비로소 동물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237쪽

우리는 그 때문에 특히 가난한 나라, 경제적으로 뒤처진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활발히 연구하고, 그것을 일반적 교양으로서 사람들에게 심어 주어야 한다. 그것을 통해 가난한 나라 사람들과 우정을 쌓아 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평화를 위한 학문, 평화를 위한 학습으로 삼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은 사회과학의 학습인 동시에 어떠한 의미에서는 도덕 교육이기도 하다. (중략) 그러나 평화를 위한 학문은 세계의 정세가 어떠한지, 어디에 어떠한 곤란한 문제가 있는지 등을 생각하는 학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반성의 움직임을 피어나게 하는 학문이다. -243쪽

우리는 학교에서 아주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아주 많은 것을 익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고 소중한 것은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중한 것은 인류가 어떻게 평화롭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244쪽

내가 전쟁의 경험을 통해 배운 것 중 하나가 인종, 국적, 신분 등에 따른 차별과 편견이 얼키설키 뒤얽혔을 때 발생하는 것이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인종과 국적에 의한 편견과 멸시는 신분과 계급에 의한 차별이나 불평등과 동일한 것이다. 차별과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쟁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곤란한 문제가 일어났을 때 그 곤란한 것을 약자에게 강요하지 않겠다고 전 세계인이 결심해야 한다. 그것은 힘겨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제 그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다. -255쪽

지금 세계 최대의 강대국은 미국이다. 미국은 자유라는 이상을 내세워 세계의 지도적 위치에 있으면서, 이것에 반대하는 세력을 무찔러 왔다.
그러나 자유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야 할 것들이 있다. 자유라는 이상 속에는 사상과 언론의 자유라든가, 기본적 인권을 지킨다는가, 선거의 자유 등 절대적으로 준수되어야 할 것이 많지만, 상행위의 자유와 같은 것은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히 동의할 수 없는 점도 나온다. 나아가 앞으로는 공해 문제와 자원 보호의 입장에서 무작정 물건을 낭비하는 자유 등은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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