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뽀가 하는 말이,

"엄마, 비니한테 사 주고 싶은 과일이 있어." 하는 거다.

그 말 뜻은, '맛을 보고 싶은 과일이 있는데 비싼 거에요.'라는 뜻이다.

그래서 내가,

"뭐? 아보카도?" 했더니만(아보카도는 지난 번에 애들 성화에 사봤다가 우웩~했었다.)

"아니, 망고!"하는 거다.

우리 집에선 수입과일이라곤 바나나, 오렌지, 키위 정도만  출입이 허가되고 있었다. 수입되어 오느라 갖가지 약이 엄청 묻어 있을 수입과일을 뭐하러 비싼 돈 주고 사먹냐는 게 내 쥐똥철학이므로, 이쯤에서 안 된다고 확실하게 인지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

 ; 야, 망고가 왜 망고인줄 알어? '망해간다'는 뜻이야. 망Go~~~~!!

; 아~참내, 그럼 아보카도는?

; 아보카도는 '아파서 보따리 싸가지고 카~~ 침뱉으며 도망간다'고 해서 아보카도지~!

이쯤되면 뽀는 내 술수에 말려든다.  과일을 사고 싶다는 생각보다 엄마의 말장난에 더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엄마에겐 다음 질문을 뭘할까 고민하느라 눈은 초롱초롱해지고, 입가엔 웃음이 번진다.

; 그럼 자몽은?

; 자몽은 '자다가 몽둥이로 맞는다'고 해서 자몽이지.  뭐하러 수입과일 먹으려고 그래? 요즘 자두도 맛있더라.

; 엄마... 자두는 '자다가 두드려 맞는다'고 해서 자두 아냐?

; ....... (할 말 없어진다. 이럴 땐 웃음으로 떼워야 한다.) 으하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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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7-06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는 정말 멋진 엄마를 가졌어요..
아들과 둘이서 정겨운 모습이에요..비니는 좋겠다..후훗..이렇게 과일까지 살뜰하게 챙겨주는 멋진 오빠가 있어서...

섬사이 2007-07-06 03:07   좋아요 0 | URL
비니를 핑계 삼아 본인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음모가 숨어 있는 거예요. 지니랑 뽀가 그 수법을 애용하거든요. ^^

프레이야 2007-07-06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말놀이가 아이의 상상력과 언어능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거라는 생각이 팍!
엄마가 푼수끼를 발휘할수록 아이들이 행복해진다는 걸 또한번 느껴요^^

섬사이 2007-07-06 14:59   좋아요 0 | URL
혜경님, 정말이요? 저런 농담 따먹기식 말장난도 아이들의 상상력과 언어능력 발달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진지한 사고력이나 문제해결력 발달엔 악영향을 미치겠죠? 푼수끼를 고쳐보려고 해도 타고난 천성인가봐요. 잘 안되네요.ㅠ.ㅠ

홍수맘 2007-07-0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
어쩜~. 그런 방법도 있군요. 역시, 멋진 엄마!!!
그래서, 자두는 드셨어요?

섬사이 2007-07-06 15:01   좋아요 0 | URL
아직 못샀어요. 오늘도 아침부터 비니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했어요. 애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시장에 다녀오려구요.^^

마노아 2007-07-06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아는군요^^ㅎㅎㄹ

섬사이 2007-07-07 12:02   좋아요 0 | URL
잔머리 굴리다가 제가 당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