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열두시가 다 되어서, 그러니까 잠자기 직전, 우리 아들 보보가 하는 말.
"어~ 내일 요리 뭐하지?"
"?" (얘가 갑자기 뭔 소릴 하는 거야?)
이야기인즉, 토요일에 학교에서 간단하게 요리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고 각자 요리 준비물을 싸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보보는 친구와 요리 경쟁을 하기로 했다면서 고민을 한다. 내~참, 일찍도 고민한다. 그래서 잠자리에 같이 누워 뒹굴거리며 뭘하면 좋을까 같이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오이말이고추참치초밥'으로 결정을 보았다.
1. 밥에 소금,깨, 참기름을 넣고 양념을 한 다음 초밥모양으로 뭉쳐 놓는다.
2. 오이를 감자칼로 얇게 썰어서 소금에 살짝 절인 다음 1을 놓고 돌돌 말아 놓는다.
3. 말아놓은 밥 위에 고추참치를 얹는다.
끝.
보보도 맘에 들었는지 흡족한 표정이었다. 그러더니 아침에 밥에 양념을 해서 싸달란다.
오늘 아침 양념한 밥을 타파통에 싸놓았는데, 보보가 일어나더니 대뜸
"엄마, 밥 싸놨지?"
한다. 이럴 때 난 장난끼가 발동한다.
"아니, 밥을 태워서 못쌌어." (아닌게 아니라 살짝 태웠다.)
"하~~(한숨) 그럼 어떡해."
"집에 있는 식빵 가져가서 대충하면 안될까? 있는 재료로 연구 좀 하자."
......
나 ; 있지.. 식빵에다가 사과잼을 바르고 그 위에 조개젓을 얹고 다시 그위에 요구르트를 살짝 바르는 거야. 어때?
지니랑 보보; 우웩~
나 ; 그럼.. '치명적 식빵'이라는 제목으로 요리를 해보자. 음.. 식빵 사이에다가 간장게장의 딱딱한 집게다리 부분만 떼어서 넣는거지, 어때?
지니랑 보보 ; 그거 먹는 사람 죽어. 이가 다 부러질거야.
나 ; 그러니까 제목이 '치명적 샌드위치'지.
지니랑 보보 ;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나 ; 맘에 안들어? 그러면 이건 어떨까? 식빵에다가 커피믹스를 뜯어서 그 커피가루를 솔솔 뿌린 다음 식빵을 돌돌 마는 거야. 그 다음에 뜨거운 물에 식빵을 적셔서 먹는 거지. 그러면 커피가 뜨거운 물에 녹으면서 식빵을 적셔서 아주 부드러운 커피맛 빵이 될 거 아냐? 아침식사 용으로 딱이겠다.
지니랑 보보 ; 엄마, 식빵이 물에 녹아서 흐물흐물해지는 걸 좋아할 사람이 어딨어?
나 ; 그럼 좋아, 모두가 좋아할 요리를 가르쳐 줄게. 밥을 초밥모양으로 뭉쳐서 천원짜리 지페로 돌돌 마는 거야. 그다음에 밥 위에 5백원짜리 동전 두 개를 예쁘게 얹는 거지. 그럼 보보네 반 아이들이 전부 좋아하지 않을까?
보보 ; 밥이 없다며?
나 ; 저기.... 있잖아. ㅎㅎㅎ
보보 ; 에이~~ 엄마!!! 근데 그 돈초밥하려면 돈이 많이 들겠다.
지니 ; 아이들이 밥은 안먹고 돈만 챙길 거야.
나 ; 야야야야 이제 그만~!! 학교가, 학교!
내가 먼저 시작하고 내가 나서서 끝내버린다. 그대로 두면 한도 끝도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