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지켜야 할 7계명

1. 아이의 자생력을 믿고 기다리자.  아직 계발되지 않았을 뿐이다.

2. 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이 된다.  간섭의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3. 아이를 돕지 않는 게 돕는 일이다.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4. 엄마의 생각이 아이의 생각이 아니다.  아이의 감정에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자.

5. 엄마는 아이의 지휘자가 아니라 조언자다.

6. 내 아이 말만 듣지 말자.  내 아이도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7. 엄마가 본 게 다가 아니다.  경쟁심과 편견을 버리고 남의 아이도 배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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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랑 싸웠다.  ㅠ.ㅠ

작년에 지니랑 우체국에 갔다가 게임캐릭터 우표가 새로 발행되었기에 뽀가 좋아할 것 같아서 스무장을 사다 주었었다.  예상대로 무지무지 좋아해서 사다 준 내 마음도 함께 기뻤었다.

한가지,, 비니의 손에 들어갔다가는 남아나지 않을 터,  잘 챙기라고 당부에 당부를 했었는데..

어제 꺼내 보다가 식탁 위에 놔두고 나간 사이에 비니가 냉큼 가져다가 우표를 다 떼어서는 거실 유리창에 붙여 놓았던 거다.

나는 저녁 준비를 하느라 보지 못했고..  우표가 스티커 형식이다 보니 스티커에 목말라 하고 있던 비니로서는 완전 땡잡은 셈이다.

뽀가 집에 돌아와서는 그걸 보고 난리가 났다.  비니에게 뿐만이 아니라 나한테까지 난리다. 뽀, 괘씸죄에 딱 걸렸다.

그래서 싸웠다.  자기 물건 잘 챙기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챙기지 않고 함부로 놔둔 너의 잘못이라고, 지금은 우표 스무장을 잃었을 뿐이지만 자기물건 잘 챙기지 못하는 네 버릇을 고치지 않으면 스무살 땐 더 큰 것을 잃고 더 나이 먹어선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버럭 소리를 질렀더니  열세살이나 먹은 녀석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나도 참, 그깟 일로 웬 저주에 가까운 소리를 애한테 해대고 난리람..

녀석도 그렇지, 정리정돈, 뒷정리, 자기물건 챙기기...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잔소리를 해왔던 것들인데, 말을 안듣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만드냐고.  아이와 이런 충돌이 있고 나면 마음이 우울해진다.  분명 나에게도 반성할 점이 있을 터였다. 

엄마의 7계명중 제 1계명, "아이의 자생력을 믿고 기다려라."   믿고 기다리면 될까?

제 3계명, " 아이를 돕지 않는 게 돕는 일이다."  그동안 내가 너무 나서서 미리 챙겨주고 치워주고 했던 게 잘못이었나?  어질러 놓았더라도 그냥 내버려 두었어야 했을까?  치워주지 않으면 방이 도깨비 소굴로 변해버리는데...

제 2계명, "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이 된다"  난 너무 간섭하는 엄마였을까?  아이들은 사사건건 잔소리하고 간섭하는 나 때문에 괴로웠을까?

정말 엄마 노릇은 너무 복잡하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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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4-1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리창에 척 척 붙으며 신났을 비니 생각하면 웃음이나고..
아끼던 우표 한번 꺼내서 들여다본 덕택에 동생의 장난감이 되어버린 뽀 생각하면 안타깝고...
에고..엄마 노릇 정말 힘들어요..;;;
모두가 와 닿은 글이지만 세번째 돕는게 아이를 돕는게 아니란걸 알고 나서도 또 아이를 돕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화들작 놀래기도 합니다..지켜 볼줄 아는 느긋함을 길러야하는데 말이죠..
님이 종일 속상하시겠어요..뽀 오면 기분좋게 화해하시겠지만 뽀도 님도 오늘 저기압이 아니였으면 좋겠네요..비니 보며 웃으실거죠??

2007-04-13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4-1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아이들과 다투고 나면 정말 마음이 편치 않아요. 뽀도 동생 때문에 아끼는 게
그리 되었으니 얼마나 속상할까요. 이래저래 중간 아이들은 치이잖아요. 섬사이님이
조금만 더 봐주세요^^ 전 아이들 잘 안 도와주고 안 챙겨주는 편이라~~
마음 푸시고 오늘 저녁엔 화해하시기 바래요^^

섬사이 2007-04-1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뽀도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서 더 그런 거라는 거 알면서도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다독이기 전에 자기물건 못챙기는 나쁜 버릇 가지고만 몰아댄 제 자신때문에 더 마음이 불편했어요. 화해는 금방 했어요. 뽀도 저도 서로에게 조금씩 잘못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었거든요. 위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향기로운님/ 넵~! 힘내야지요. 엄마니까요. ^^

배혜경님/ 뽀에게 미안한 마음이 늘 있어요. 중간에서 치인다는 말씀 맞아요. 그래서 더 안아주고 다독여줘야 하는데 자구 다그치고만 있네요. 이궁, 저도 뽀도 아직 철이 안들었나봐요. 뽀는 어려서 그렇다치고, 저는 뭡니까. 이게~~

홍수맘 2007-04-14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맨날 8살 홍이랑 6랑 수랑 싸우고, 제가 먼저 울고, 그러면 옆지기가 중재하고 이런일이 조금씩 있답니다. 아이랑 엄마랑 같이 커나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ㅎㅎㅎ

섬사이 2007-04-16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과 부딪치다 보면 어쩔 땐 도닦는 기분이 되곤 해요. 누군가 날 시험해보고 있는 듯한 기분도 들구요. 그래도 아이랑 저랑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놓치지 말아야겠죠? 엄마인 제가 좀 더 너그러워저야 할 것 같아요. 언젠간 철들길 기다리면서 말이예요. ^^